말씀선집 63권 5편
과중한 임무
1972.10.15 (일), 한국 전본부교회
아버지, 당신 앞에 면목이 없사옵니다. 저희들은 때로는 사람들 앞에 투정도 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마는, 당신은 존엄하신 권위를 죽으면서도 붙들고 나가야 할 입장이기 때문에 사정을 통할 수 있는 평면적인 상대권을 갖지 못한 아버님은 불쌍한 아버님인 것을 아옵니다.
아버지, 통일교회를 아버지께서 사랑하셔야 되겠습니다. 여기에 있는 자식을 보시고 사랑하시옵소서. 아버지 앞에 면목이 없사옵니다. 50이 넘도록 이 싸움을 아직까지 끝내지 못하고, 거듭되는 시련의 노정을 앞에 놓고 최후의 일격을 가해야 할 결전장을 바라보고 있사옵니다. 그러한 생사의 판가름을 짓지 않으면 안 될 이 엄숙한 사명의 분담이 저희에게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것을 직시할 때에 아버지, 그 누가 이 책임을 져주겠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옵니다.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입장이 아니옵니다. 제가 책임을 못 지거들랑 아버지께서 책임을 지고 이 일을 감당하기 위해 그래도 한 번, 두 번, 세 번까지는 용서하실 분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그러기 전에 책임을 지고 30번이라도 해내겠다는 결의를 가진 저희가 되어야 할 것을 절절히 느끼옵니다.
여기 둘러앉아 있는 이들을 아버지, 보살펴 주시옵소서. 당신 앞에 자랑할 아무것도 갖지 못하였사옵니다. 못나고 상처 입고 지친 불쌍한 피난 떼거리이옵니다. 이들이 헐벗고 굶주리고, 혹은 노숙도 해야 하는 비참한 자리에 서 있는 것을 아시는 아버지, 이들을 몰아 당신의 뜻 성사에 세우시려는 그 거룩한 곳까지는 아직도 길이 남아 있사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복귀의 길이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저희는 이 길을 달려가야 되겠사옵니다. 그리하여 원수들이 지쳐 쉴 틈을 타 가지고 가야 되겠기에, 밤이나 낮이나 저희는 전진밖에 할 수 없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사방을 주시하고 살피면서 가려 가야 할 길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하옵니다.
아버지, 금후의 한국을 아버지께서 긍휼히 보시옵소서. 이제 이 민족은 어떠한 강대국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운명을 벗어나야 하겠사옵니다. 자주적인 민족자결을 통해 통일된 민족을 형성하고 아시아의 강한 주체적인 기반을 닦아 일본과 아시아의 약소민족을 움직일 수 있는 주도적 기반을 넓혀야 하겠사옵니다. 어떤 나라의 민족보다도 많은 수를 갖추지 않고는 이 민족이 금후에 아시아에 있어서 주체적인 국가의 행세를 할 수 없다는 걸 생각하게 되옵니다. 그러기에 저희들은 이 나라를 넘어서 아시아를 향한 작전을 지금까지 해 나왔습니다.
아버지, 일본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이 제단 앞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아들들이 해와국의 최고 간부들과 담판하는 자리에 서 있는 것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아버지, 그들의 갈 길을 지키시옵소서. 그 누구도 모르는 복귀의 길을 더듬어서 수 년 동안 쌓아 온 실적을 당신 앞에 영광과 찬양의 조건으로 남기기를 바라는 그것이 이 아들이 지금까지 누구도 모르게 쌓아 놓은 것이 아니옵니까? 그것이 땅에 떨어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입장이 딱한 환경인 것을 바라볼 때에, 아버지께서 저희들을 보내 주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더 급하시기에 저희들을 따라가는 입장에서 쓰라린 민족의 심정만을 붙들고 있사옵니다.
이 몸 다 바쳐, 이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아버지의 뜻 앞에 반역의 무리가 안 될 통일의 무리가 되어야 된다는 그 일념만은 변치 않고 있사오니, 아버지시여, 이 통일교회를 맡으시옵소서. 통일교회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맡으시옵소서,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금후의 아시아 제국을 맡으시옵소서. 이 아시아를 세우시어, 지금까지 핍박받고 압제를 당하던 아시아를 통하여 세계의 모든 민족을 지도할 수 있는 자유의 아시아권을 넘어 세계적 시대를 맞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가는 길이 험하더라도 우리 임이 가신 길을 이어받아 가는 것이기 때문에 정성과 충성과 효성과 열녀의 심정을 다 바쳐 가기를 결의하고, 과중된 임무를 다짐받는 이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 누구를 대해 입을 열어 맹세하는 것보다도 당신을 대하여 저희의 심신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자리에서 아버지 앞에 맹세하는 이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시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니다.
오늘은 거룩한 날이옵니다. 이때의 책임을 짊어진 통일의 역군들, 삼천리반도에서 남모르는 색다른 대열을 갖추어 가지고 선두에 서서 투쟁하고 있는 기동대원들, 그리고 세계의 5개 국가에서 싸우고 있는 기동대원들의 젊음의 십자가를 아버지께서 고이 키우시어서 금후의 뜻과 더불어 교육하는 모든 것이 일취월장해야만 되겠사옵니다.
아버지, 가고 싶은 그곳이 그립습니다. 보고 싶은 그날이 조급한 마음으로 기대되옵니다. 당신이 살아 명령하는 주체로서 진정으로 아들딸을 품고 사랑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진정한 가정의 식구들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그 전통을 배우고 싶고, 당신이 사랑하는 그 나라에서 당신이 치리하는 그 모든 국정을 보고 싶습니다. 늠름한 세계의 이상국가를 치리할 수 있는 만민의 갈 길을 이어 주기 위해서 보고 싶어하는 것을 아시는 아버지여, 그러한 자리에 당신의 해방과 당신의 자주권과 자중할 수 있는 자유의 천국이 어서 속히 오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기 위해서는 탕감의, 제물의 대가를 치르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사오니, 보잘것없는 저희들을 고임돌로 삼으시어서 당신이 가시는 행보를 단축시킬 수 있는 길이 있거들랑 그 이상의 바람이 없는 것을 자각하는 통일의 무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오늘 뜻을 중심삼고 모여 있는, 초라한 당신의 자녀들이 모인 곳을 찾아 주시옵소서. 나라와 민족을 대신한 교회라야 민주세계의 정상을 향해 갈 수 있다고 하는 말씀을 저희들이 마음속에 갖고 있기 때문에, 아버지께서도 찾아오셔서 그 마음에 동조하시고 협조하여 주시길 간곡히 부탁하고 원하옵니다.
이 시간 이후의 모든 것이, 이달과 이해의 모든 것이, 70년대의 모든 것이 뜻과 더불어, 당신이 원하는 섭리의 뜻과 더불어 당신이 원하는 섭리의 노정에서 일취월장하게 허락하여 주옵시기를 간절히 부탁하옵니다. 만만세의 은사와 사랑과 가호와 지도가 길이길이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 위에 같이하기를 부탁하면서, 모든 말씀을 참부모님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