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가 구청앞에서 농성중인 철거민들을 겨냥해 이들을 자극하는 문구의 광고판을 내걸어 물의를 빚고 있다. 용산구는 지난 9월 구청 벽면에 ‘구청에 와서 생떼거리를 쓰는 사람은 민주시민 대우를 받지 못하오니 제발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힌 대형 간판을 내걸었다. 가로 10m 세로 2m짜리 간판을 제작하는 데 1000만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앞에서는 2004년부터 용산5가동 재개발 과정에서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 2명이 임대아파트 분양보장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주변의 구민 김모씨(34)는 “‘생떼거리’란 문구를 볼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다. 세입자들이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구청이 세금을 들여 이들을 자극하는 간판을 내건 것은 너무한 것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
구청측은 “세입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정상업무가 방해를 받아 설치한 것”이라며 “문구는 총무과에서 회의를 거쳐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