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목에는 아기자기한 카페, 레스토랑들이 하나 둘씩 자리를 잡고 있다. 줄지어 늘어진 가로수들과 한적한 풍경의 양재천. 아직은 쌀쌀한 느낌이 전해져 오는 둑방길 끝자락에 소박한 프렌치 레스토랑이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뀌쏭82(CUISSON82)다. 이곳은 국내 유명 레스토랑에서 실력을 다진 김영원 셰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새로 오픈한 소프트 프렌치 퀴진이다.
글, 사진: 다이어리알(www.diaryr.com)
뀌쏭이란 요리 재료가 적절하게 익는 알맞은 온도를 뜻하는 말로 익거나, 삶기, 굽기 등 조리과정에 사용되는 요리용어다. 프랑스에선 요리를 뜻하는 'cuisine'과 땔 수 없는 단어기도하다. 또 82는 불리는 그대로 프랑스의 파리를 연상시키는 발음으로 자연스레 프랑스를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뀌쏭82는 프렌치를 기반으로 하는 곳이다. 엄밀히 말해 'soft&rustic'의 비스트로를 추구한다. 기존의 프렌치라는 다소 어렵고 부담가던 장르의 요리를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좁 더 쉽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재해석한 요리다. 조금은 시골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질 만큼 소박하고, 어렵고 복잡하지 않기에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바로 뀌쏭82가 지향하는 것이다.
뀌쏭82는 양재천을 마주하고 있어 그에 부합하는 분위기로 매장을 마련했다. 올리브그린과 화이트계열의 깔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외관이 양재천과 잘 어우러진다. 소박한 공간인만큼 매장의 규모도 크거나 화려하지 않아 편안하다. 석재나 원목 느낌의 소품과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네츄럴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길게 자리한 키친을 마주한 홀에는 몇개의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입구 왼쪽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재미있는 구조의 공간이 있다. 마치 이글루나 통나무를 연상케하는 독특한 모양의 내부는 단체 손님을 위한 룸이 숨어있다.
이베리코하몽, 제주산 광어, 무항생제 한우 등 식재료에 각별히 신경을 쓴 메뉴들은 대부분 셰프가 프랑스, 스페인 유럽 각지를 경험하면서 고안한 것들이 많다.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요리에서 뀌쏭82의 컨셉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그중 람블라스는 꼭 맛보기를 추천하는 요리로 이곳을 잘 말해주고 있다. 람블라스(Ramblas)는 스페인 바로셀로나 람브라스 거리의 보케리아 시장에서 맛 보았던 요리를 그대로 한국으로 옮겨온 것이다. 처음 맛보았을 적 너무나도 인상적인 메뉴였기에 국내에서 꼭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그때의 그맛을 고스란히 풀어냈다. 뀌쏭82의 또다른 대표메뉴로 계란요리를 꼽을 수 있는데 닭뼈를 이틀동안 은근한 불로 끓여내 만든 진한 맛의 소스와 버섯, 야채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로 셰프의 애착이 담긴 메뉴다.
파리 퐁피두 센터 앞 아파트에서 개발한 퐁피두 센터(Pompidou centre)는 흰살생선의 부드러움과 시원한 허브향이 느껴진다. 암돼지의 삼겹살을 이용한 크리시피 미스 포크 (krisy miss pork)는 부드러운 감자퓨레와 랜틸콩, 포르토와인소스가 바삭한 식감과 어우러진다. 또 뫼니에르(meuniere)스타일로 프렌치 정통의 레시피를 그대로 구현한 제주산 광어요리는 바삭한 생선과 버터의 고소한 풍미, 그린빈의 아삭함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매 계절에 따라 식재료를 달리하는데 얼마전에는 버섯뒥셀로 속을 채운 닭가슴살 요리를 새롭게 추가했다.
화려하고 어렵기보다는 소박하고 친근감 있는 요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이곳. 봄바람이 산들산들 따스하게 무르익어 가는 무렵, 양재천 길목 뀌쏭82의 봄날이 기대된다.
위치 매봉역4번 출구에서 좌측골목 진입, 대치중학교 지나서 강남수도사업소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300m가량 직진하면 오른쪽 양재천 길가에 위치
메뉴 (런치/디너) 람블라스 2만2000원/2만4000원, 버섯뒥셀의 닭가슴살요리 2만6000원/2만8000원, 프렌치어니언스프 1만1000원/1만2000원 (VAT 10% 별도)
영업시간 Lunch 11:50~14:30 / Dinner 17:50~21:30 (월요일휴무)
전화번호 02-529-3582
다이어리알(www.diary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