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남강댐 물문화관에서
송하 전명수
대구광역시 문우회(文友會)에서 주관하는 역사, 문화유적, 관광지를 답사하는 날이다. 대형광광버스에 빈자리가 나지 않을 만큼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과거 현직에서 함께 근무하였던 동료 선후배들이 한 자리에서 만나게 되어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는다. 정각 8시, 범어동에서 출발한 버스는 구마고속도로를 거쳐 영산휴게소에서 잠시 휴식한 다음 진주성으로 달렸다. 오늘이 4월말일이라 5월과 같이 신록이 푸르고 싱그럽다. 며칠 전에 단비가 내리더니 활엽수 가지마다 더러는 연두색, 더러는 초록색 이파리가 그저 살갑기도 하고 생동감이 넘쳐흘러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다. 타지로 떠나는 길손들도 덩달아 새 힘이 돋아나는 듯하다. 역사의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촉석루 아래의 남강이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해있는 이곳에는 그동안 몇 차례나 다녀갔었지만 새로운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오후에는 진양호에 올랐다.
지리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산청의 경호강과 덕천강이 만나는 지점에 다목적 댐을 건설하였으니 이를 남강댐이라 부르기도 하고 진양호라 부른다. 이곳의 물은 그 수질이 깨끗하기 이를 데 없는데 서부 경남지역 주민들의 생활용수와 공업용수로 제공하고 있으며 전력생산과 홍수조절의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호수 주변의 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워 도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다녀갔지만 주로 우약정, 전망대와 남인수선생 노래비, 진주랜드, 동물원 쪽으로만 돌아보았는데 오늘은 건너편에 위치한 남강댐 물문화관에 들리게 되었다.
물문화관 주차장에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을 따라 헐떡이는 호흡을 가다듬고 언덕위에 올랐더니 바로 눈 아래 진양호가 아름답게 펼쳐지고 깔끔한 건물 한 동이 서 있으니 남강댐 물문화관이다. 이곳 물문화관은 경남 진주시 내동면 삼계리 182-8 번지에 소재하고 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1층에는 4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과의 만남, 생명의 물, 남강의 물, 새천년의 물이라는 주제로 전시되어 있었다. 물과의 만남 전시관에는 지구의 표면에는 70%가 물이라는 설명을 시작으로 물이야기와 물의 형태와 종류 등에 대한 설명과 함께 마스코트가 친근한 이미지를 표현해 주고 있었다. 생명의 물 전시관에는 물의 탄생과 순환과정, 물과 인체, 식물과의 관계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특히 ‘물은 우리의 생명이며 미래’라 하였고 ‘자연이 웃어야 사람도 웃습니다.’라는 문구가 가슴에 다가오기도 하였다. 남강의 물 코너에는 남강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조명해 놓았다. 새천년의 물이란 방과 2층 영상관에서는 워터 스크린(water screen)을 통하여 웅장한 음악과 아름다운 물의 사계를 주제로 한 영상이 볼만하다고 하였으나 기계수리 중이라는 안내표시가 붙어 있어 발길을 돌려야 하였다.
2층의 그리운 내고향 코너에는 댐이 건설되기 이전의 모습을 골짜기 동네마다 사진으로 전시해 두었다. 옹기종기 초가들이 모여 있고 골목마다 오가는 좁은 길과 들녘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과 물 깃는 아낙들의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다. 본의 아니게 조상 대대로 살아오던 고향을 버리고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는 민초들의 심정이 어떠할지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야 고향이 그리우면 명절이나 휴가를 내어 한번 찾아가 보기라도 하겠지만 물속에 담겨버린 고향을 찾아갈 수가 없으니 얼마나 한스러울까 말이다. 진정으로 대를 위하여 소를 희생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도 하였다. 하기야 그것도 충분한 보상으로 아무런 부족함이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다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그렇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이주민들이 죄 없이 고향을 잃고 떠나버린 그들의 앞날에 희망과 행운이 함께하시고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어보았다.
물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중요성은 굳이 설명을 듣지 아니하여도 느끼며 짐작하고 남음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금수강산이라 자랑하고 있는 우리의 강토에서 그토록 맑고 깨끗하며 풍부하던 물이 차츰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하니 그야말로 물을 물 쓰듯이 하거니와 산업의 발전으로 인하여 공업용수의 증가와 더불어 공해의 증가로 사용할 물이 부족해진다고 한다. 지금도 지구상에는 수많은 국가에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 곤란을 겪고 있다고 하니 귀중한 물, 생명과도 같은 물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보존하고 관리에 소홀하지 않아야 하겠다. 특히 금년은 세계 물 협력의 해로 정하였고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고 한다.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현상과 수질오염을 막아내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자 마련한 날이라 한다.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지구의 환경보전에 관심을 가지고 물 사랑에 동참해야 할 것 같다.
과거의 전쟁은 영토의 전쟁이었다면 미래의 전쟁은 물의 전쟁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귀담아 들어 두어야 하겠고 미리 대비하는 우리 세대가 되어야 할 것 같다. 2025년이 되면 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먹을 물이 없어서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고 보면 참으로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정치는 치산과 치수라고 하더니 실감이 나는 시대에 살고 있는 듯하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수많은 댐과 보, 저수지를 관리하며 소중한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끝임 없는 노력과 연구를 할 테지만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물을 아끼고 소중한 자원으로 인식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물을 물 쓰듯 사용하지 아니하고 더욱 아껴 쓰며 소중하게 다루어야 하겠다. 이곳 물문화관에서 다짐한 각오이다. (2013.4.30, 화)
첫댓글 문우회에서 주관하는 문화유적, 관광지를 답사하시엇네요.남강댐 물문화관을 둘러 보시고 물의 소중함을 필력하여 주셨네요 날로 심각해지는 물 부족현상과 수질오염을 막아내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일께워주는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송하님 늘 건강하십시요.
남강댐 물문화관에 들려셨군요. 물의 중요성은 아무리 논하여도 끝이 없지요. 저도 남강댐에 몇 차례 다녀왔지만 물문화관에는 가 보지 못하였네요. 송하님의 글을 읽고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 언제 기회를 만들어서 한 번 들러보아야겠네요. 좋은 글 잘 읽고 나갑니다. 송하님,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인간이 살아가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물이지요 .물은 생명과 같은 것이지요 앞으로는 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물의 소중함을 일깨어주는 글입니다. 송하님의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건강하세요
정말 우리는 물을 물쓰듯 낭비하는 습관이 있는 것 같아요. 다시 한 번 물의 소중함을 깨닫는 귀한 글 감사합니다.오늘도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