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태평양 침공
이종호입력 2023. 8. 24. 13:06
24일 오후 1시부터 30년 동안 134만톤 방류... 1200일 지나면 남해 바닷물에 삼중수소 영향
[이종호 기자]
|
▲ 방사능 오염수는 현재 1066개의 탱크에 보관돼 있습니다. |
ⓒ 이종호 |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오염수 태평양 방류가 시작됐습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2023년 8월 24일 오후 1시부터 30여 년 동안 134만톤의 오염수를 해양으로 방류합니다. 도쿄전력은 1차로 내년 3월까지 3만 1200톤을 방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염수 방류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2년 만입니다. 도쿄원전은 원전 사고 당시 냉각수와 오염된 지하수 등을 1066개의 탱크에 보관해 왔지만, 가장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방류를 결정했습니다.
일본은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하고 바닷물로 희석해 삼중수소 농도를 1500베크렐(Bq/L) 이하로 낮춘 뒤 방류하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 계획상의 과학적·기술적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지만, "우리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찬성 또는 지지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삼중수소, 정화되거나 희석되지 않아
|
▲ 다핵종제거설비(ALPS) 처리를 하지만 삼중수소를 감소시키지는 못합니다. 오염수는 바닷물로 희석한 뒤 1km의 파이프를 통해 태평양에 방류됩니다. |
ⓒ 이종호 |
일본은 정화했기 때문에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주장하지만, 삼중수소는 정화되거나 희석되지 않습니다.
지난 2021년 12월 후젠종 중국 칭화대 해양공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에 따른 삼중수소가 태평양으로 확산하는 것을 분석해 국제학술지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에 발표했습니다.
시뮬레이션에서 한국은 1200일이면 남해안의 바닷물에 세제곱미터당 최소 0.29베크렐(Bq) 농도의 삼중수소가 들어차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티머시 무소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교수는 지난 4월 그린피스 초청 기자회견에서 삼중수소와 관련한 과학 문헌 70만여 건 전수 조사 결과, 삼중수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사실상 전무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오염수 방류가 일회성이 아니라, 30여 년간 이뤄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지속적인 방류가 바다와 인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바닷물 한모금 마시곤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방류하는 오염수를 투명하고 완전하게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현장사무소에 한국인 전문가 참여'를 요구했지만, '한국 전문가가 정기적으로 국제원자력기구 후쿠시마 원전 현장사무소를 방문'하는 것으로 축소됐습니다.
|
▲ 방류 1200여일이 지나면 남해안 바닷물 세제곱미터당 삼중수소가 최소 0.29베크렐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
ⓒ 이종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