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있다.-1
세상의 영화가 비록 쾌락하지만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있다.
이 네 가지가 없다고 하면
어찌 내 마음이 기쁘지 않으랴. 《불본행집경 야수다라품》
음력 2월 8일.
이 날은 부처님께서 출가를 하신 날입니다.
그리하여 이 날을 출가재일이라고 부릅니다.
출가出家란 일반적으로 가정생활로부터 떠나
걸식하는 수행자로서 유행遊行하면서 수행하는 것,
또는 불교 교단의 수행자가 되기 위한 입문의식입니다.
이는 재가在家와 대비되는 말이며,
세속적 번뇌인 티끌을 벗어난다고 하여 출진出塵이라고도 합니다.
출가의 전통은 인도 아리아인들이 도래하여
베다 문헌을 형성하기 이전의 고대 인도에서부터 존재했으며,
B.C 6세기경부터 아리아인들이 본격적으로 받아들여
오늘날까지 매우 고귀한 삶의 양식으로 존중되어지고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출가하신 것을 비롯하여
출가의 삶이 가장 이상적인 삶으로 존중되어 왔습니다.
비록 한국에서는
유교가 국가의 이데올로기로 정착되면서
환영받지 못하는 일이 되었지만,
그 이전에 삼국과 신라로부터 고려에 이르기까지
귀족의 자녀들이 출가하는 것이
화랑도와 더불어 삶의 이상향으로 여겨졌습니다.
불교에서 대중을 칠중七衆이라고 합니다.
이 구성원 가운데에서
우바새와 우바이는 재가신자에 속하고,
비구比丘, 비구니比丘尼, 식차마나式叉摩那,
사미沙彌, 사미니沙彌尼 등은 출가자에 속합니다.
남자 출가자는 사미로 시작하고 비구에 이르고,
여자 출가자는 사미니로 시작하고
식차마나를 거쳐 비구니에 이릅니다.
여기서 여자 출가자에게는
식차마나의 과정에서는 임신여부 과정까지 거치게 됩니다.
사미승이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기간과 의식을 거쳐야 하는데,
그 의식 자체도 출가라고 불립니다.
그런데 사미승은 여러 달,
또는 여러 해에 걸쳐 지도를 받으며,
비구들이 탁발 나갈 때 따라나서기도 하지만
보름마다 모여 승가의 계율,
곧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를 암송하는
포살布薩이라고 하는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한다고 하였습니다.
미얀마를 비롯한 몇몇 상좌부 불교 국가에서는
불교를 믿는 사춘기 소년은 누구나 출가의식을 거쳐
일정 기간 출가생활을 하도록 합니다.
티베트와 중국에서는 출가하기에 앞서
일정 기간 준비학습을 갖는다고 합니다.
이러한 출가에 대한 형태를 옛적에 네 가지로 구분하였습니다.
즉, 불교에서는 넓은 의미에서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을 출가자라 하는데,
출가에는 네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신심구출가身心俱出家로
몸과 마음을 온전히 불가에 귀의한 출가사문이라고 하고,
둘째,
신출가심불출가身出家心不出家로
겉모습은 승려지만 속은 속세를 떠도는 사람을 말하며,
셋째,
신재가심출가身在家心出家로
산문 밖에서 살지만 끊임없이 수행하는 사람을 말하고,
넷째,
신심구불출가身心俱不出家로
몸과 마음이 모두 속세에 있으면서
깨달음을 구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여기서 진정한 출가는
몸과 마음이 출가한 것이겠지만
부득이 재가신자는 세 번째가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출가재일出家齋日은
매우 의미가 깊은 날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께서
삶의 근원적인 의문을 해결하고자 약속된 부귀나
영화 등 일체의 모든 것을 버리고 출가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도에는 인생의 사주기四週期가 있는데,
인생의 거의 절반을 출가수행의 과정을 밟는다고 합니다.
출가는 오욕五欲을 벗어나 무소유의 실현입니다.
그러면 부처님께서
여러 경전에 설하고 계시는 내용을
다음 시간에는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5월 07일 오전 05:41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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