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과 똥 縱使千乘君-제아무리 높은 벼슬자리 사람도 終齊一個死-끝은 모두 하나의 죽음에 이른다. 縱令萬品食-제아무리 산해진미(山海珍味)를 먹어도 終同一種屎-결국은 다 같은 똥으로 나온다 释迦分生死-석가모니는 삶과 죽음을 잘 구분했다 老君守此理-노자는 이 이치를 지켰더라네 若欲離生死-삶과 죽음의 미혹에서 벗어나려면 飯糞要分辨-밥과 똥을 잘 구분해야 한다! 당(唐) 왕범지(王梵志)
최중감량실(體重減量室)→
오늘 도선사(道詵寺)가는 길 입구 우이동(牛耳洞) 한 음식점에서 가족모임 점시 식사를 하였다.
화장실이 가고 싶어서 종업원에게 물으니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위에 사진인 “체중감량실→”이라 표시 되어 있다. 보통 “화장실”보다 느낌이 신선 감을 주는 표시다. 필자가 다이어트 중이라서 그런가!
화장실(化粧室)! 어떤 글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18-19세기 영국에선 미용가루를 머리에 뿌리는 것이 유행이었다. 상류층 가정의 침실 옆에 “파우더 클라짓(powder closet)” 이라는 이름의 공간이 있었다. 가루 뿌리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머리에 화장용 가루를 뿌리기 위한 공간이다. 그대로 해석하면 “화장하는 방”인데 머리에 가루를 뿌린 뒤 손을 씻어야 하므로 물을 비치하게 됐다. 이후 “화장실”이 변소를 의미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불과 50년 전만해도 우리나라 소도시나 농촌에는 대소변을 보는 “측간(厠間)”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한자어인 “측간(厠間)”을 우리말로 “뒷간”이라 부르기도 했다.
※측(厠)-한자(漢字)로 뒷간이란 뜻이다. 중국에서는 “집 한 쪽에 있는 공간”이란 뜻으로 똥오줌 누는 곳을 측간(厠間)이라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옛날에 “측간(厠間)”한자어를 “뒷간” 이라하였다.
경상도에서는 “측간(厠間)”이라는 명칭 외에 “통시”라 하였다. “측간(厠間)”과 “통시”말을 같이 사용하였다.
시(詩)를 구성하는 한 글에서 “청각적 의미 표현(Representation of auditory images)”이 있다 듣는 청각(聽覺的)과 보아서 느끼는 이미지는 시(詩)를 통해 듣는 소리와 보는 현상을 감정으로 느끼고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똥→똥구멍 오줌→자지 좆으로 연관된다. 이 우리말은 나쁘고 고상하지 못한 말(俗)이 아니다. 어린 아기에게는 자지 대신 “고추”라고 했다 이 얼마나 인간과 자연에 일체감을 주는 명칭인가 ! 세계 어디에도 없는 사실 그대로 고유한 바른 표현의 우리말이다.
똥구멍에서 나온 똥덩어리가 떨어지면 “통”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나고 자지에서 “시”하는 물줄기 소리가 난다.
둘을 합하여 똥과 오줌을 내보내는 장소를 “통시”라 하였다. 물질의 움직이는 모양이나 소리를 연상(聯想)하여 지은 이름이다. 얼마나 사실적인 표현인가 !
“통시”는 순 우리말의 기상천외(奇想天外)한 명칭이다. 아무 의미도 없는 “화장실(化粧室)”을 폐지하고 고유하고 기발한 순 우리말 명칭인 “통시”로 이름을 바꾸어야 한다. 아름답게 화장하는 곳을 냄새나는 똥오줌장소에 빌려준단 말인가
그리고 대변(大便)→똥 소변(小便)→오줌 으로 바꾸어야 한다 중국 한자어 대변(大便) 소변(小便)을 쓰면서 고상(高尙)한체 하는가? 사대주의(事大主義) 사상에 완전 물들어 잘못된 것을 모른다. 어원도 모르는 명칭을 자손만대에 물려주고 있다.
“변(便)” 글자 어원(語源)은 너무 복잡하여 여기서는 안 쓴다. 갑골문자(甲骨文字) 설문해자(說文解字)를 다 동원해야 한다.
어디 할 곳이 없어 얼굴 다듬는 화장(化粧)을 똥오줌 누는 곳에서 한단 알인가?
“통시”외에 “뒷간(廁間)”이라하는 것을 국어사전에는 살림채에 붙어 있지 않고 뒷마당에 별채 형태로 따로 떨어져 만든 똥오줌 누는 곳 이라 되어있다.
절에서는 화장실을 “해우소(解憂所)”라고 부른다. ※해우소(解憂所)-근심을 푸는 것이란 뜻이다 아마 꽉 막혔던 것이 시원하게 뚫리니 기분이 풀리는 것이리라
“해우소(解憂所)” 이름은 당대 최고의 고승이자 도인(道人)이면서 “쉬운 법문(法文)”으로 이름이 높았다는 경봉(鏡峰·1892~1982) 스님이 지었다고 한다.
경봉(鏡峰)스님 하면 똥과 오줌에 대한 유명한 글이 있다. 경봉스님의 생애 마지막 일기(日記)가 몸이 불편하실 때 쓴 것이라 한다.
“今日自力大便(금일자력대변)”이라는 여섯 글자다 “오늘은 내 힘으로 똥을 누었다”이다 이 글은 필자같이 변비로 고생하는 노인(老人)들로 하여금 경건한 감동을 일으키게 하는 글이다.
▶소설 레미제라블을 쓴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는 istory of mankind is the history of toilets. “인류의 역사는 화장실의 역사다”고 말했다. 똥과 오줌은 인류와 기타 동물에게 나눌 수 없는 관계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똥오줌과 수세식 화장실에 관한 이야기는 많다
수세식(水洗式) 화장실은 우리 고대역사에도 있다 8세기 통일신라의 경주 안압지(雁鴨池) 인근에서 물로 똥과 오줌을 흘려보내는 수세식 화장실 유적이 출토됐다는 기사를 본적 있다.
로마 제국 시절 프랑스 남부 도시 비엔(Vienne)에는 겨울철 엉덩이가 시리지 않도록 난방 장치까지 갖춘 수세식 화장실도 있었다한다.
살기 위해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기 위해 먹은 것을 내 보내는 것도 중요하여 똥오줌에 관한 내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모양으로 기록이 많다.
농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