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노점상·푸드트럭 타운 주민들 불만 ‘폭발’
2022/7/01
▶ 장소 옮겨가면서 영업, 소음·쓰레기·악취 등 인근 도로까지 점유
▶ 당국에 신고 하나마나
LA 한인타운이 갈수록 늘어나는 노점상과 푸드트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민들은 소음공해와 쓰레기 투기 등 삶의 질이 악화된다고 지적한다. 윌셔와 버몬트 지하철 역사의 노점상(위 사진)과 웨스턴과 베니스 애비뉴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음식 노점상들의 모습(아래 사진). [박상혁 기자]
LA 한인타운에 최근 급격히 많아진 노점상과 푸드트럭으로 환경 악화와 치안 불안 등에 대한 주민과 업주의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점상과 푸드트럭들이 수시로 장소를 옮기는 가운데 특히 주말에는 주중보다 더 많은 노점상들과 푸드트럭들이 영업을 하면서 주민들은 쓰레기 무단투기, 소음 공해, 노상방뇨, 기름 찌꺼기, 심각한 하수구 냄새, 바퀴벌레와 쥐, 불법주차 증가, 치안악화 등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LA시는 노점상에 대한 영업허가 조례를 이유로 사실상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한인 등 업소들은 “우리는 비싼 렌트비를 내고 각종 허가를 받아 힘들게 영업을 하고 있는데 노점상들과 푸드트럭들이 버젓이 무단 영업하는 것에 대해 허탈감과 함께 분노까지 치민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한인타운에서 노점상과 푸드트럭이 많이 영업하는 지역으로는 윌셔와 버몬트 코너의 지하철 역사다. 이곳에는 주중에도 10여개, 주말에는 20여개 노점상과 푸드트럭까지 몰려 행인들이 걸어가기 조차 힘들 정도다.
또한 웨스턴 애비뉴 구간 피코에서 베니스 블러버드 선상에도 여러 노점상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이 구간을 퇴근하면서 매일 차로 지나간다는 한인 김모씨는 “퇴근시간 대에 차가 밀리는데 노점상 때문에 교통체증이 더 심하다”며 “음식 노점상들이 내뿜는 음식연기가 너무 심해 차문을 닫아야 하고 노점상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차선을 점거하는 일도 있는 등 지나갈 때마다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한인타운에서 가장 문제가 됐던 버몬트 애비뉴 선상 11가와 12가 사이의 노점상 거리는 인근 주민과 업체들의 지속된 민원제기, 펜스설치, 공청회 개최 이후에도 버젓이 영업이 활발히 이뤄지지만 당국의 단속 의지는 없어 보여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버몬트 애비뉴 선상 11가와 12가 사이에는 지난달 단속 이후 노점상이 들어설 수 없도록 펜스가 쳐져있지만, 29일 현재 노점상 거리의 범위만 줄었을 뿐 영업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한 샤핑몰이 이들을 위해 주차장을 내줬는데 해당 주차장에 다 못 들어가니 결국 인근 도로까지 다시 점령한 상황이다. 한 주민은 “이 동네 사람들은 청소가 일이다”면서 “환경 뿐 아니라 치안 문제도 있어 그 근처로 다니지 않으며 원래 인근에 자주 가던 가게도 이젠 잘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주말에는 옆길 뉴햄프셔 애비뉴 쪽 주택가까지 노점상들이 들어와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한 주민은 “창문을 열면 바로 앞에 노점상과 사람들이 북적이는 걸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 “또 크게 틀어 놓은 음악 소리와 손님들이 떠드는 소리까지 소음 공해도 심하다” 토로했다.
지난 25일 오후 올림픽경찰서에서 열린 주민공청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역시 변한 것이 없다.
심지어 노점상들이 생선, 굴, 우유 제품 등 야외에 내놓고 장사할 수 없는 식품들을 취급하지만 위생국에서 나온 적이 없다고 한 주민은 지적하기도 했다.
주민들과 업주들이 온라인 서명운동(www.change.org/p/keep-our-vermont-community-clean-safe)을 벌이고 있지만, 서명인원은 29일 오후 현재 470여명에 그치고 있다. 반면, 이 곳의 펜스를 치우고 자유로운 노점을 허가해 달라는 노점상들의 서명운동은 많이 알려져 6,000명 이상의 서명이 들어왔다. 히스패닉 커뮤니티가 노점상 서명에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다.
<미주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