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미국 켄터키주 히브런에 있는 신시내티-노던켄터키국제공항에 아마존 프라임에어 항공기가 DHL 운송기와 나란히 서 있다. 아마존은 이 부근에 2019년까지 대형 물류 단지를 지을 예정이다. / 블룸버그
2016년 10월 아마존은 '프라임에어(Prime Air)'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 구상을 발표했다. 외부 업체에 위탁했던 항공 화물 운송을 직접 해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시 아마존은 프라임에어라는 로고를 붙인 보잉 항공기를 외부에 공개하면서 이 같은 야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기존 항공 화물 시장을 지배했던 페덱스와 DHL·UPS 등의 주가가 일제히 떨어졌다. 프라임에어 사업은 드론 배송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의 항공 배송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잉767 화물기를 32대 보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아마존이 보잉에 화물기를 대량 주문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으나 아직 확인되진 않고 있다.
아마존이 이처럼 항공 화물 운송 시장에 발을 들이면서 기존 실력자인 페덱스·UPS·DHL 등은 긴장하는 기색이다. 아직까지 아마존이 가진 항공기 규모는 페덱스(659대)·UPS(236대) 등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아마존이 들어서면서 서점이나 유통업, 클라우드 서비스 등 기존 산업 구도가 급격하게 재편됐던 전력을 살펴봤을 때 항공 화물 업체들이 긴장하는 것도 당연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기존처럼 저가 전략으로 선발 주자들을 다 때려죽이겠다면 물류 산업은 빠르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시 '아마존은 페덱스를 무너뜨릴 것인가'란 제목으로 특집 기사를 싣고 "아마존은 '페덱스를 보유한 월마트'가 되려 한다"고 썼다. 아마존이 항공 화물 운송을 실험하기 위해 허브로 삼았던 오하이오주 윌밍턴공항은 2008년 DHL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지사를 폐쇄하고 떠났던 곳이기도 하다.
알리바바도 항공사 인수 움직임
이 같은 움직임은 아마존뿐 아니라 중국 전자상거래 분야 거물인 알리바바에게서도 나타난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10년 안에 중국에서 모든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8시간 내에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면서 항공 배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현재 스페인 마드리드 남쪽에서 175km 떨어진 쿠이다드레알공항을 인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객이 급감해 운영이 중단된 이 공항을 개조해 유통센터이자 거점 창고로 활용할 계획이라는 게 중국 언론의 설명. 이런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선 항공기를 직접 운영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현재 상대적으로 빈약한 중국 화물기 운송 업체 현황을 놓고 봤을 때 알리바바가 이들과 제휴하기보단 중대형 항공사를 인수해 직접 배송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세계 항공 화물 운송업 분야 순위는 지난해 말 현재 페덱스, 에미리트항공, UPS, 카타르항공, 캐세이퍼시픽 순이다. 항공기가 실제 화물을 운송한 실적을 나타내는 FTK(Freight Tonne Kilometers) 기준이다. 대한항공이 6위에 올라 있다. 전통의 강자 페덱스와 UPS 각축전 속에 중동 항공사들 공세가 거센 게 특징이다. 여기에 아마존과 알리바바가 자사 취급 제품을 직접 항공 운송하겠다고 나선다면 향후 항공 물류 시장은 거세게 소용돌이칠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