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사회경제연합은 ‘가톨릭교회의 인프라’와 ‘사회적경제’를 잇는 플랫폼 역할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7월 10일 사회적협동조합 가톨릭 사회경제연합(가사연) 사무실에서 만난 장성오 상임이사(바오로)는 세계적으로 가톨릭교회는 사회적경제의 원조인데 한국에서는 중심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천주교 원주교구에서 ‘한살림’이 나오고, 원주의 민주화운동뿐 아니라 사회경제운동은 가톨릭을 기반으로 했는데, 그 명맥이 유지돼 오기보다는 조금 수그러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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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성오 상임이사가 스마트폰을 들어 보이며 가톨릭사회경제연합이 개발하려는 '카리타스 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한 기자 |
장 이사는 가사연이 천주교와 사회적경제 조직들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그가 말한 ‘가톨릭 인프라’는 신자 개인도 될 수 있고 본당이나 복지시설이 될 수도 있다. 천주교 본당 공동체나 여러 시설에서 필요한 상품, 서비스를 사회적경제 주체들로부터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가사연의 조합원인 기업 및 시설들이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지역 주민과 신자들에게 사회적경제를 알리고 안정된 일자리도 만드는 ‘사회적경제 선순환’에 이바지하겠다는 게 가사연이 밝힌 설립 목적이다.
설립 배경이 되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으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권고 “복음의 기쁨” 중 ‘고용’과 ‘가난한 이들의 온전한 진보’, ‘나약한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보살핌’을 강조한 제4장을 인용했다.
한편, 가사연은 ‘사회적기업’으로도 인증 받고자 준비하고 있다. 영리기업과 비영리단체의 중간 형태인 사회적기업이 되면, 지방자치단체의 일자리 창출 재정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
사회적기업 인증 요건 중 하나인 ‘영업활동을 통한 수입’을 위해 가사연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조합원 기업이나 가톨릭 단체, 복지시설의 낡은 홈페이지를 새로 만들고 유지, 보수하는 ‘웹 에이전시 사업’이다. 장성오 이사는 가사연의 조합원 기업 중 하나인 ‘웹와치’는 웹 접근성 국가품질인증기관의 하나로서, 장애인과 노인도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웹 접근성 강화 사업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웹 접근성과 관련된 작업은 단순 업무가 많고, 일반 수준 이상의 교육을 받은 장애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가사연의 안정적 수입원을 만들고 장애인 일자리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톨릭교회 기관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기관과 연대해 홈페이지가 바뀌고 웹 접근성도 강화될 수 있다면 서로 좋은 것”이라며 “어차피 발생할 비용이라면 사회적 목적을 갖고 있는 가사연이 수주하는 것이 선순환이 된다”고 말했다.
후원이 필요한 시설을 위한 신자들의 기도가 모이면 사회복지법인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시설 후원으로 연결하는 스마트폰 ‘카리타스 앱’ 개발도 추진 중이다.
현재 25개까지 늘어난 가사연 조합원은 대부분 주식회사이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도 그 중 하나다. 새암, 제일디자인, 인스퀘어, 더에이치알 등 10여 개 주식회사와 장 이사가 대표로 일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 한국정리수납 협동조합, 장애인사업장 비둘기집 등도 조합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정관에 따라 출자금은 1구좌에 10만 원이다.
장 이사는 “가사연이 자리를 잡으면 자영업자 등 개인도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사연은 지난 2013년 4월 만들어진 ‘가톨릭 사회적기업 네트워크’가 발전한 것이다. 2014년 5월 사회적협동조합 창립총회에 이어 12월 31일 고용노동부에서 설립 인가를 받았다. 지금은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장 정성환 신부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2015년 5월 서울대교구 인준을 받았다.
장성오 이사는 가사연은 원래 교구 내 ‘평신도 단체’로 인준 받고자 했다면서, 평신도 단체 인준이 어렵다고 판단된 단체가 ‘기타 기관’으로 분류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들었다고 한다. 장 이사는 “가사연은 사회적 가치를 가진 경제 조직이라면 가톨릭 신자들이 아니더라도 (조합원으로) 받을 계획”이라면서, 그런 면에서 천주교 평신도 단체라고 하기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천주교에서도 가사연이 비록 평신도 단체는 아니지만, 공동선을 추구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협력해야 할 기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가사연에 따르면 서울대교구 평신도 (사립)단체 인준심사위는 가사연을 “가톨릭 사회교리에 입각해 함께 공동선을 이루어 나아가야 하는 단체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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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3년 4월 열린 카리타스 사회적기업 지원센터 창립 1주년 기념식장에 전시된 참여 기업들의 생산품. ⓒ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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