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회복 힘입어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사 On Semiconductor 실적 개선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사 On Semiconductor 는 11 월 1 일에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31B(-5.1% Y/Y)를 기록해 컨센서스에 부합했고, Non-GAAP EPS 는 0.27 달러를 기록해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실적 발표 전에 On Semiconductor 에대한 기대감은 다른 아날로그 반도체 공급사 대비 낮았다. 최근 2년 동안 8개 분기의 실적 발표 중 3개 분기(2019년 1분기, 2019 년 2 분기, 2020 년 1 분기)의 매출이 컨센서스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실적은 무난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전반적으로 회복했기 때문이다. 제품 수주가 유의미하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FQ3 매출은 $1.31B(-5.1% Y/Y)를 기록해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사업부별 매출은 Power Solutions Group(PSG) $647.4M, Advanced Solutions Group(ASG) $494.6M, Intelligent Sensing Group(ISG) $175.3M 이다. 전사 매출의 32%를차지하는 자동차 반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를 기록해 우려 대비 견조했다.
마진을 살펴보면, 매출총이익률은 33.5%를 기록해 가이던스(32~34%)에 부합했다. 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9.0%, nonGAAP 영업이익률은 12.0%를 기록했다. GAAP 기준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019 년 3 분기 -3.2% 손실) 대비 크게 개선되었다. 2019 년 3 분기에는 Power Integrations 사와 IP(설계자산) 관련 합의 비용이 $169.5M 발생해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전년 동기 대비 마진 개선에도 불구하고, 현금흐름 지표는 아직 부진하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163.4M(-33% Y/Y), Free cash flow $101.8M(-22% Y/Y)를 기록했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는 무난하다. 매출 가이던스는 $1.3B-$1.4B 로 제시해 컨센서스 $1.31B 범위 이내이다.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는 32.9%-34.9%로 제시해 전 분기(33.5%) 범위에 근접한다. On Semiconductor 는 마진을 개선하기 위해 벨기에의 Fab 과 일본 니가타현의 Fab 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생산라인 매각이 마무리되지 않아 시설투자에 대해 보수적이다. 3 분기 시설투자는 $61.6M 를 기록해 제한적인 수준이다. 대부분의 시설투자는 On Semiconductor 가 Globalfoundries 로부터 인수했던 12 인치 East Fishkill 팹에 집중되고 있으며, 2020 년 연간 시설투자 계획은 $370~$390M 이다.
On Semiconductor 는 시설투자를 보수적으로 전개하는 한편 차입금 상환에 힘쓰고 있다. 반도체 기업이 자본을 축적하면 1) 재무구조 개선, 2) 시설투자 전개, 3) 주주이익 환원을 추구하게 되는데, On Semiconductor 의 우선순위는 재무구조 개선이다. 3 분기 기준 현금은 $1.6B 수준인데, 그중에 40% 이상에 해당하는 $690M 를 전환사채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따라서 자본 축적을 통해 주주이익을 유의미한 규모로 환원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실적 지표는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 2 분기에 140 일이던 재고일수는 3 분기에 133 일까지 줄어들어 긍정적이다. 실적 컨콜의 발표 내용으로 미루어 보아 4 분기 매출이 3 분기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큰데, On Semiconductor 는 가동률을 높이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한다. 재고가 늘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한편 유통재고도 긍정적인 수준이다. 전 분기 대비 2 주만큼 감소했다. On Semiconductor 는 유통재고 관리를 위해 제품 출하를 제한하고 있다. 3 분기 실적이 무난했고 4 분기 실적이 기대되지만 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판단된다.
On Semiconductor 는 다방면에서 팹의 구조조정을 전개하고 있다. 벨기에와 일본 팹의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뉴욕주 Rochester 의 팹은 가동을 중단해 2021 년에 연간 $15M 의 비용을 절감한다. 한편 Globalfoundries 로부터 인수했던 12 인치 East Fishkill 팹에서는 2020 년 3 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카메라 이미지 센서 매출일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발표 내용 중에 참고할 만한 점은 화합물 반도체 사업에 관한 부분이다. 동종업계에서 ST 마이크로와 투식스(IIVI US)가 M&A 를 통해 화합물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는데, On Semiconductor 의 경우 Tier 1 고객사로부터 Silicon Carbide 제품의 주문을 받는다고 밝힌 것으로 보아, 자동차 시장의 고객사로부터 주문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Intelligent Sensing Group(ISG) 사업부에서는 자동차용 라이다(LiDAR) 센서군의 제품 중에서 SiPM 과 SPAD 를 주력 기술로 내세우고 있다. On Semiconductor 는 2018 년 5 월에 SensL 사를 인수하며 SiPM 기술을 확보했다.
SiPM 은 Silicon Photomultiplier 를 의미한다. 라이다 센서가 자율주행차량에서 먼 거리를 측정하려면 날씨가 맑고 태양빛이 밝을 때도 멀리에서 다가오는 물체(차량, 사람)의 미약한 반사광을 감지해야 하는데, 그 물체로부터 반사되는 광량이 매우 적으므로, SiPM 이라는 감지기(感?機)가 필요하다.
SPAD 는 SiPM 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며, Single Photon Avalanche Diode(단일 광자 검출기)를 의미한다. 단일광자 검출기는 광자 하나를 검출할 수 있는 광 검출기이다. 광 검출기는 의료기기, 불꽃 감지 시스템 등의 분야에서 쓰였다. SPAD 는입사된 빛이 전자(Electron)와 정공(Hole)을 생성시키고, 이처럼 만들어진 전자와 정공이 흘러가며 전류를 생성하는 소자를 의미한다. On Semiconductor 는 SiC 화합물 반도체 제품을 산업용 분야에도 판매하고 있다. SiC 로 만들어진 모듈을 PV 시장뿐만 아니라 다른 대체에너지 시장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업종에서 On Semiconductor, NXP, ST 마이크로 등이 호실적을 발표한 상황에서 다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19 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2021 년 1 분기 수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020 년 4 분기까지 실적이 양호할수 있으나, 코로나 19 가 최초로 발발한 직후에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워낙 크게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2021 년 1 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On Semiconductor 의 주가는 실적 발표를 마친 첫 거래일(11 월 2 일)에 전일 대비 -2.9% 하락했다. 당분간 아날로그 반도체 업종에 대해 투자심리는 보수적인 흐름을 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날로그 반도체 업종에서 각 기업이 화합물(SiC, GaN) 반도체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것을 참고해, 2021 년 반도체 업종의 투자 아이디어로 화합물 반도체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 김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