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토요일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기동창들 중에서 코드가 맞는 친구들끼리 대학교 1학년 때(1961년) 만든 모임인 29인회 회원들은 지난 토요일(2007년 5월 26일) 5대의 자가용에 분승하여 경기도 광릉 부근에 있는 연동 교회 공공묘지인 연동 동산에 모였다. 모인 이유는 우리들 중에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난 연동교회 장로 이해순 대사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는 고인의 미망인인 임윤미 여사를 비롯해 한국 과학기술 대학교 부총장을 지낸 김충기 교수 부부, 경제기획원 차관을 지낸 김태연 부부, 문학 평론가로 유명한 고려대학교 불문과 김화영 부부, 이화대학교 석좌 교수인 이서구 부부, 서울 여대 학장을 지낸 임무근 부부, 한국 감정원장을 지낸 홍문신 부부 , 서울신문 사장을 지낸 유승삼 부부, 그리고 서울 산업대 이규목 교수, 인하대학교 이영희 교수, 중앙대 이준일 교수 등 모두 18명이 참석했다.
화창한 5월의 토요일이라 예상했던대로 길이 좀 붐벼서 가고 오는 길에 고생들 좀 했지만
산소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홍문신 박사는 감동적인 추모사로 여러 사람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고 기도를 맏았던 임무근 교수는 길을 잘못 들어 지각을 하는 바람에 그 능숙한 기도를 못 했지만 대신 이준일 교수가 임무군 교수에 버금가는 기도를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김충기 교수의 부인인 화가 장혜자 여사의 리드로 찬송가 “참 아름 다워라”를 부름으로서 성묘 및 추모회는 자연스레 기독교 식이 되었다.
현재 영상물 등급위원회 위원장인 이경순(유승삼 사장의 부인)은 좋은 시 낭독으로 이해순 대사를 추모했니다.
성묘 후 인근의 호화(?)한식집 늘봄에서 불고기로 점심을 했는데 이 점심 식사는 이서구 교수가 과거 이교수 모친이 암으로 고생할 때 고인의 부친인 당시 메디칼 센터 이종진 원장께서 많이 도와준 생각이 난다며 계산을 했습니다. 식사 후 이 식당을 출발하여 무려 두 시간 이상 걸려서 경기도 양평 한화콘도 부근에 있는 김화영 교수와 그의 부인인 설치미술가 양주해씨의 아뜰리에로 가서 최고급 불란서와인과 치즈로 가든파티를 하면서 그동안의 회포들을 풀었습니다. 잘놀고 편히 쉬고 주차장 처럼 밀리는 국도를 달려 집에 도착한 것은 자정이 가까워서였다.
첫댓글 '29인회'면 스물 아홉분이신가봐요.. 친구를 떠나보내고 담담히 그분 곁에서 지난 추억을 이야기 하셨을 모습을 생각하니 좀 쓸쓸한 느낌이 들어요.. 교수님 연세만큼되면 전 어떻게 죽음을 대하게될지..
교수님~~ 사진으로라도 오랜만에 뵙네요. 며칠 전에 선배가 그러더군요. 이제는 우리도 주변 경조사를 보면 조문이 대부분이라구요.. 저는 속으로 그랬더랬죠. '난 아직 결혼식이 한창인데...' 첨에 사진을 보면서 교수님 옆에 서 계신 밀집모자 쓰신 분이 교수님이신가하고 슬림해지신 모습에 깜작 놀랬답니다. (실례가 되었다면 죄송~^^) 모두들 건강해뵈이셔서 저는 마음이 좋네요. 여름이 다가오는데 건강에 유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