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여성시대 288282882)
저번주에 들은 100%실화
(일단 전제로 나는 밀국 대학을 졸업했는데 후배가 다니는 대학이 유명한 명문대임)
알고 지내던 같은 대학 기숙사 후배가 있는데, 그 친구가 평소 병원에 입원도 자주하고 정신과도 다니면서 사는건 알고 있었어.
그래도 애가 워낙 학교도 잘 안 가고 성적도 엉망이고 해서 그냥 좀 특이한 말썽쟁이 인줄 알았음. (워낙 우리 대학에 공부만 잘하는 이상한 애들이 많아서 별로 신기할 것도 없었어)
저번주에 내가 기숙사 놀러 가서 (졸업생도 갈수있음)기숙사생들한테 여름인데 무서운 이야기나 해보자, 해서 새벽에 몇몇 기숙사생들끼리 서로 아는 괴담이나 미스터리 이야기를 하면서 밤을 새우게 됐어.
근데 결국 후반엔 다들 곯아떨어지고 나랑 내 친구랑 이 후배 3명만 남게 됐음. 근데 후배(홍콩이라고 할게) 여태껏 남들 얘기엔 킬킬거리며 반응하는데 한번도 말은 하지 않길래, 나는 말도 좀 시켜줄 겸 후배보고
“홍콩아 너는 무서운 얘기 뭐 아는 거 없어?” 하고 물어봤어.
그러니까 홍콩이가 이제야
“아. 나도 하나 있긴 한데.. 음...”
하고 뜸을 들이더니,
“상상친구(이매지너리 프렌드) 라고 알아? 나 그거 어릴때부터 보여. 지금도 보여서 정신과 다니는 중이야. 무섭지”
하고 말을 하더라.
솔직히 와 존나 신기해 이런 기분이었지만 대놓고 흥미진진해 하면 좀 실례일 것 같고, 그렇다고 응 존나 무서워, 이렇게 대답할수도 없고 좀 곤란했음.
그래서 “음.. 그래도 한 사람이 인식하고 있는 현실이 진짜가 아니라는 걸 다른 누군가가 증명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하고 위로한답시고 말을 건넸어.
그러니까 “아니. 난 얘들이 내가 만들어낸 존재고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걸 알고 있어. 그니까 병원에 다니는 거고” 이라고 대답하더라.
난 머쓱타드가 돼버려서, “오.. 그렇구나..평소엔 누가 보이는데??” 하고 물어보니까
“아 사람은 아니고.. 다람쥐야.” 하길래
“지금도 여기 있어?” 하고 물어보니까
“아니. 평소엔 내 방 방구석에 있어.” 라고 하더라.
그 다람쥐랑은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집안 벽에 낙서를 하고 놀았고, 말은 못하지만 사람처럼 행동을 한대.
같이 얘기 듣던 내 친구가 “나도 어렸을 때 스파이더맨이 보였어. 그 땐 스파이더맨이 뭔지도 몰랐는데. 1년정도 지나니까 사라지더라.” 라고 얘기했어.
후배는 본인이 먼저 얘기하긴 했는데 자기가 이상하게 보일까봐 그런지 자세히 얘기해주진 않았지만
“14명 친구가 있고 지금도 보여”
“4명정도가 항상 동시에 내 머릿속에서 서로 대화해. 지금도 한 명이 ‘니 얘길 이렇게 해도 괜찮겠어? 후회할 걸’ 하고 나한테 얘기하는 중이야”
“친구들이랑 같이 애니메이션 보는 느낌 있잖아. 내 생활은 그런 느낌이야. 현실이 스크린에 비춰지고, 내 친구들이랑 같이 거기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웃는 거”
이런 얘기를 해줬음. 아, 얘가 그래서 정신과 들락날락거린다고 평소에 이야기도 하고 그랬구나. 하고 느꼈어. 여기까진 뭐 별 문제 없는것같았는데 난 그래도 뭐라고 말은 해야 할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물어봤어.
“내가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또 홍콩 너는 이거랑은 다른 경우겠지만..” 하고 뜸을 들이고, “내가 아는 한 해리성 인격장애 같은 경우 여러 인격이 동시에 존재하면서 대화할 수는 없고, 교차적으로 인격이 나타난다는 인상인데, 넌 여러 친구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구나.”
(해리성 동일성장애는 소위말하는 다중인격이야. 난 이 때 동일성장애를 인격장애라고 잘못 말함.)
그러자 갑자기 홍콩이 이렇게 얘기를 시작했어.
“난 진짜 내가 누군지도 잘 모르겠어”
“난 24살이잖아.. 근데 난 24살이 아니라 사실은 15살 정도가 아닐까라고 느낄 때가 많아”
“내 이름이 김홍콩이잖아. 근데 사실 내 진짜 이름은 김홍콩이 아니라 김콧멍이란 말이야... 김콧멍은 지금 22살인데, 난 김콧멍이 아니라 24살의 김홍콩이거든”
난 얘가 무슨 말을 하기 시작하는지 잘 모르겠었어. 호적상의 이름과는 별개로 아이덴티티가 있다는 뜻인지, 행정적으로 호적을 등록할 때에 트러블이 생겼었다는 뜻인지,,,? 그래서 물어봤어.
“음 무슨 뜻이야? 호적상의 네 이름이 김홍콩이라는 뜻이니?” 그러니까
“아니야. 호적상으로는 난 22살의 김콧멍인데, ‘나’는 24살의 김홍콩이야. 나 매번 시험때마다 컨닝하거든. 그래서 성적도 이 따위고. 내 성적 알지. 학교도 안 가. 친구들이 나보고 부정입학이라고 하는데, 뭐 맞는 말이긴 해. 입학시험 친 건 내가 아니거든.”
여기서 ‘친구들’ 이 상상 친구를 말하는 건지 아니면 실제 친구들인지는 잘 모르겠어.
“나 가끔 새벽에 기숙사 창문 부수잖아. 그거 나 아니란 말이야. 근데 다음날 사과해야되는 건 나야.”
“그래서 잠을 되도록 안 자려고 노력해... 평소엔 2시간밖에 안 자. 잠자고 있는 상황에선 내가 어떻게 컨트롤할 수가 없으니까”
나는 그제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시작했음.
“그럼 똑똑한 친구 한 명이 있다는 거구나.. 걔가 입학 시험도 쳐 준 거고.. 그럼 걔한테 기말 시험도 쳐 달라고 부탁하면 되지 않아? 그게 자유롭겐 안 되니?”
“아니.. 사실 똑똑한 앤 두 명이야. 근데 시험 때 만이라도 걔네를 시키는 건 하기 싫어. 그건 안 좋은 생각이고 뒷처리가 감당이 안 될 수도 있어.. 걔넨 아예 없애려고 해. 요즘은 ‘내’가 점점 똑똑해지는 걸 느껴.”
“음.. 걔네를 흡수했다거나 뭐 그런 뜻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고...”
“그래.. 하루에 2시간만 자는 건 너무 힘들지 않아? 어떻게 버티니?”
“애초에 잠을 잘 안 자기도 하고, 내가 잘 동안 다른 애들이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되도록 안 자려고 해. 가끔 순간이동하거나 기억이 없을 때도 있어서 존나 미칠 것 같거든. 아 그래도 길게 잘 땐 2년씩 잘 때도 있어.”
“2년?? 그동안 물은 어떻게 마셔? 병원에 입원해?”
후배는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음. 그러자 여태껏 별 말 안하던 내 친구가 이렇게 말했어.
“‘친구’들이 알아서 해 주겠지.”
난 아....! 하고 소리지름. 그리고 이렇게 물어봤어.
“내가 널 지금까지 만나오면서 넌 항상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그건 전부 ‘너’였니?”
홍콩이는 좀 언짢아보였음.
“어. 그건 다 나야.”
“근데 누가 ‘메인’ 인지는 그럼 어떻게 정해? 다른 애들이 ‘메인’ 일 수도 있는 거잖아”
“내가 메인이야. 근데 내가 사실 사라져 없어져야 됐을 놈이었어. 살아있어야 했을 진짜 ‘메인’ 는 김콧멍인데. 아무튼 죽었어야 될 내가 메인이 됐고 난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존나 살아. 근데 뭐 딱히 삶이 우울한 것도 아니라서 정신병 취급 받기도 싫고.”
이런 얘기를 하다 보니 아침이 됐고 로비에 친구 한명이 더 와서 자연스럽게 얘기가 중단됐어..
무난하게 다른 얘기 하면서 홍콩이는 아침이라고 유아용 티비 프로그램(2008년도의 재방송)을 보기 시작하더라.
“이 노래는 2011년까지 계속 등장해”
이러면서 내용 등장인물 다 꿰고있고...내친구도 “홍콩이는 매일 아침 이걸 본다니까” 하면서 같이봄...
난 그대로 회사에 갔다고 한다...
첫댓글 무섭다기 보단 신기하고...말로 할 수 없는 기분이 들어. 뭐지...헐...
진짜 다중인격같아 헐 이렇게 얘기로 들으니까 신기하고 뭔가 안쓰럽기도 하다.. 나는 잠든건데 다른 인격이 깨어나서 사고친다는 거잖아... 어찌보면 일반인들한테는 술먹고 필름 끊겼을 때 사고치는 그런거랑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아
빌리 밀리건 생각난다..
아 .... 내가 나인지 모르는 그런 상황이겠네ㅠㅜ 죽도록 피곤하겠다 진짜 ...
뷰티풀마인드인가 그거생각난다....
아니다 그 영화중에 꼬맹이자아가 다른 자아 다 죽이는 그거같아
헐 어떡해 원래 자아가 소멸해버렸나봐....
다른 자아 다 없애야 정상적인 생활 가능한건가..?ㅠㅠ
ㅋㅋㄱㄱㄱㄱ앜 웃으면 안 되는데 김콧멍 김홍콩 이름 너무 긔여웎ㅋㄱㄱㅋ 웃곀ㅋㅋㅋㅋ 담담히 회사에간 여시도ㅠㅜㅜㅠ
여시 글 잘 쓴다 술술 읽혔습니다....ㅠ 존잼 ... 본인은 얼마나 스트레스일까 상상도 하기 싫어 ㅠㅜㅠ
어우.. 와우.. 그래도 삶이 우울한 게 아니란 게 다행
헐.. 너무 신기해.. 인간의뇌란..
와 대박이네,,,, 나도 유치원때 상상친구가 있긴 했었늠 두 명인데 한 명은 남자 한 명은 여자,, 이름 아직도 기억나고 대화하던 내ㅛ용도 기억나는데 서서히 잊혀졌음
와... 진짜 흥미로운데... 그 친구의 삶은 너무 힘들것 같다.........
진짜 힘들겠다..
그럼 인격도 여러개고 상상친구도 보이는건가
상상친구라... 헐
에휴 많이 힘들겠다ㅜ
상상친구와 여러개의 자아라...
헐 개신기해... 와...! 스스로 김콧멍으로 자기를 인식하는데 어떻게 홍콩이로 살아가?? 진짜 느낌 너무 이상할거같아
헐....
상상친구도 상상친구고 인격도 여러개란 말이야?? 아님 상상 친구들이 자기의 인격들이었다 이건가?? 무섭고 안쓰럽당 ㅠ.ㅠ..
ㅠㅠ그래도 시험을 대신 쳐준다니 고맙군요...
그럼 호적상으론 22살의 김콧멍인건가,,,? 가족들이나 남들이 인식하는 것도 다 김콧멍이어야 하는거아냐? 근데 왜 홍콩이로 살아가는거야?... 아 헷갈리는데 뭔가 묘하고 안타깝다 ㅜㅜ
와...나는 그영화생각났다 그 인격들끼리 서로죽이는거 방열쇠순서였나
영화 아이덴티티!
@6등급여시 오오맞아 그거다!!!!
친구가 esfp이길 빌어본다... 스트레스라도 덜받게...
상상 속 두 사람이 매일 주변에 맴도는 남수학자였나 남과학자 증상+빌리어쩌구저쩌구 그 냄져 증상이 다 있네
와..
일단 상상친구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다 다른 자아인거같고
보통 첫번째?라고 할만한 자아는 다른 자아가 있는걸 인식 못하고, 나중에 늘어난 자아들은 먼저 생긴 자아를 인식하는 식인게 일반적이라고 알고있는데... 이런 경우도 있구나 뭐든간에 자아 하나로 통합되어가는게 치료과정이긴한데 조금 무섭다..
어 이거 나... 지금은 음...정신병이 더 심해져서 인격이 다 원 인격으로 흡수됐어 좋은 건 아니고 스트레스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분리된 건데 그게 앞에서 버팀막 역할을 해주고 있었는데 못 견디고 사라진 거라 좋은 건 아니야. 저 정도로 심하진 않는데 난 고3때 내 자아가 날 차지한 건 일년 중 20일 정도밖에 안되는 것 같아 기억은 해 근데 내 의지는 아니야 스물 때도 기억 별로 없는데 이 때 흡수 진행되고 있어서 원래 다섯이었는데 스물 때는 셋이었어
쟤도 메인 아닌거아닐까 근데 지는 지가 메인인줄 아는거지...
신기하다..
진짜 흥미돋.....나 망상 존나 많이하는데 나도 언젠간 저렇게 될까...
원래 죽었어야될 김홍콩이가 살아있고 살았어야할 콧멍이가 죽은걸까..
난 내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존나 살아... 이 말 뭔가 띵해
그 책 생각난다 13번째 인격! ㄹㅇ 흥미롭다
이게 진짜 무서운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