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오프라인매장 생존팁…고객을 `데이터`로 이해하라

[P N C]

"신규 매장을 계속 출점하고 마케팅만 잘해도 매출은 계속 올라요." 5년 전 굴지의 유통기업 간부가 한 말이다. 사실이었다. 좋은 위치에 매장을 여는 것이 오프라인 유통의 핵심이었다. 그랬던 업계가 놀라운 속도로 변하고 있다.
2013년 전체 소매업의 10%에 불과했던 온라인 쇼핑은 5년 만에 20%를 넘을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100조원 시장이 코앞이다. 반면 전통 소매업은 몇 년째 정체다. 미국에서는 올 상반기 확인된 주요 매장들의 폐점 소식만 3800개가 넘는다. JC Penny, Macy`s, Toys R Us, Gap, Gymboree, Michael Kors 등 익숙한 브랜드들 폐점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많은 매장이 기술기업 알리바바(Alibaba)의 영향으로 문을 닫았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2016년 "`전자상거래`라는 말조차 사라질 것"이라며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한 `신유통`이라는 패러다임을 주창했다. 

분명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 경험은 대체 불가능한 강점이 있다. 20년 후에도 소비자는 친구들과 매장에서 물건을 구경하며 여가를 보낼 것이다. 요즘 유통가에는 쇼핑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유행이다. `스타일난다` `무신사`같이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쇼핑몰들은 역으로 자사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 

소비자에게는 정보가 너무나 많다. 대체재도 많다. 클릭 한두 번이면 해외 어디서 파는 물건이든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과거 소비자가 제품 구매의 대상 혹은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의 소비자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주체가 됐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술에 기반한 기업들이 두드러지는 강세를 보이는 것은 자명하다. 왜 월마트(Walmart)는 아마존(Amazon)을 따라잡을 수 없었을까. 오프라인 강자들을 무력하게 만든 온라인 강자들의 위협은 어디에서 올까. 

첫째, 온라인 강자들은 데이터를 꾸준히 모으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을 이해하는 법을 터득했다. 온라인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고객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고객이 어떤 경로를 통해 우리 사이트에 들어왔고, 몇 번 방문했으며 어느 페이지에 머물렀는지 얼마나 구매했는지 등 데이터에 기반해 상품을 추천할 수 있고 잘 팔리는 상품을 홈페이지 앞단에 배치할 수도 있다. 기술 기업 경영자들은 입을 모아 `데이터가 새로운 석유`라고 말한다. 데이터를 축적하고 활용해 현상을 이해하는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정보기술(IT)이 아니라 `Data Technology(DT)` 시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당장 온라인 수준의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어렵겠지만 쌓을 수 있는 유용한 데이터가 무궁무진하다. 시기별로 매장 밖 유동인구가 어떻게 변하는지, 매장에 들어온 고객이 어느 곳으로 어떻게 이동하며 어느 코너에 얼마나 체류했는지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또한 늘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대두된 카메라 기반 기술뿐 아니라 최근에는 휴대폰 무선 신호를 기반으로 매장에 방문한 고객을 온라인처럼 분석하는 기술도 활용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는 기업이라면 고객 동의하에 모바일 쇼핑 데이터와 매장 방문 데이터를 연결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 

둘째, 온라인 강자들은 빠른 속도의 실험과 결과 측정을 반복하며 점진적인 개선을 이루는 법을 터득했다. 어떤 홍보 메시지가 고객 반응을 더 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할 때 답을 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전통적인 기업이라면 하나의 메시지로 홍보를 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내부 결재를 기다릴 것이다. 그 메시지의 효과가 제대로 측정될지도 의문이다. 19세기 미국 사업가 존 워너메이커(John Wanamaker)가 "광고비의 절반은 낭비다. 문제는 어느 쪽 절반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라고 한 말은 21세기인 지금도 유효하다. 

오프라인 기업이 한 달을 고민하는 동안 온라인 기업들은 4번의 행동을 한다. 다양한 가설을 빠르게 시험하고 가장 결과가 좋은 방법을 선택한다. 소비자를 빠르게 이해하고 이에 맞춰 진화하는 방법을 터득해 온 결과 기술기업들은 고속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아예 이러한 기법을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이라고 부르며 이론으로 정립하고 있다. 

오프라인 기업 중에도 온라인이 잘하는 방법을 내재화하려는 선두 기업들이 존재한다. 각국 글로벌 매장마다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을 표준 지표로 삼아 관리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상권 트렌드를 데이터로 상시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세일즈 매니저들이 매장에 코칭을 하는 기업도 최근 몇 년 새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오프라인 또한 데이터와 기술 접근성이 점점 더 용이해졌다. 아직까지 온라인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기술이 빠른 시일 내 오프라인에서도 일반화될 것이다.
 하지만 이때 기업들이 기술과 데이터 중심의 성공 공식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의미가 없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지금이 바로 고객을 데이터로 이해하고 변화하는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가는 문화를 기업 내에 체화시킬 때다. 

[출처] [Biz Focus] 위기의 오프라인매장 생존팁…고객을 `데이터`로 이해하라|작성자 미토앤컴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