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 새벽 6시30분에 성묘를 다녀 왔습니다
작년에는 오전 10시에 출발했다가..차가 막혀서 성묘끝내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7시가 되기도..
부모님의 산소는 서울에서 가까운 '용미리묘지'랍니다
정상적으로 성묘까지 하고 오가는데 3시간이면 충분하지요
두아들과 아내..그리고 며늘과 손자까지 6명이 새벽에 출발했는데..
1시간도 되지않아서 산소에 도착했습니다..
부모님은 '합장'하여 모셨는데..산 중턱에 자리하고 계십니다
이른 시간이라서 벌벌떨며 우리가족은 산중턱에 있는 산소를 찾아 준비한 국화화분을 바치고
예배를 드렸습니다..
항상 추모예배를 주도했던 제가, 전날 아내에게 '이제부터는 당신이 예배 준비하고 주도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산소가는 길에 ' 길을 잘 읽혀라'...운전하는 아들에게 여러번 주지시켰습니다
성묘하는중..제 눈에 부모님 산소 바로위의 비어있는 봉분(?)을 발견했습니다
아마도 '이장'을 해 간거 같았습니다...촘촘히 들어찬 묘들...하필이면 부모님산소의 바로 위 묘자리가 빈 것입니다
" 여보..그리고 아들아...돈이 생기면..저 묘소자리를 가묘로 계약을 해둬라...
내가 묻히고 싶은 자리다..난 죽어서나마 부모님 곁에 함께 있고 싶고..또 니들이 찾아오기 쉽고..성묘하기도 불편치 않을테니.."
순간 침묵이 흐르고... 내 자신도 '주검'이란,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가 현실로 느껴 졌습니다
" 네가 4살때 아빠가 너랑 단 둘이 이곳에 온적이 있었지..벌써 30년이 흘렀단다..언젠가는 아빠가 먼저 죽고 엄마도 뒤따를 것이다
내가 먼저 이곳에..엄마는 나중에 나랑 합장하면 되는거란다..그럼 할머니 할아버지..나..엄마까지 같이 성묘도하고 예배도드리고."
그리고 솔직히 살아서 성묘 올때마다...내 묘(?)를 바라보면...내가 살아가는데도 도움(?)이 될듯 싶어서..(살아있음에 '감사'하는 마음)
그래서 성묘를 끝내고..내려와 현수막에 걸려있는 사무국 전화번호를 적었습니다..계약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도 볼겸...
돌아오는 길도 차가 막히지않아서 일찍 집에 도착했고 아침겸 점심식사를 온가족이 집에서 행복하게..함께하였습니다
'찌우랑 봉구'도 싸우지않고 음식을 둘이 나눠먹고 사진도 함께 찍고..
밤 9시쯤 아내가 큰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고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큰 얜데...당신이 적어논 그 묘지 사무소 전화번호 좀 알려달래..얼만지 알아보겠다'...라고
저는 갑자기 가슴이 철렁했습니다...그래서 '내가 직접 전화 하고 알려주겠다'..라고 했지요...
밤새 꿈에 귀신이 나오고..암튼 가위에 눌린 꿈을 꾸었답니다 ㅜ...
그러나...이번주에는 묘지관리소에 전화도 해보고..직접 찾아가 볼려고 합니다
부모님 곁에서 영원히 아내랑 잠들고...아이들이 명절때 쉽게 찾아올수 있고..
죽어서나마 내 땅(?)서너평 가질수 있고.... 가묘비에는 미리 이렇게 써 놓을 겁니다
" 다일지 마을 이장...여기에 잠들다" 라고...
2009.10.4 일 오후에...
첫댓글 마음이 울컥해 집니다... 살아서... 같은 하늘에... 오늘도 살아 숨쉬고 있음을 감사하는 하루 하루 지내겠습니다...
건강하시고 이장님은 100세까지는 카페를 지켜주셔야합니다 이장님 만수무강 하옵소서 화이팅!
가는것은 순서가 없다고 하지만 내가 누울 자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에 마음이 짠해 지네요. 대장님의 소원대로 꼭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컥~~벌써,,,준비해야하지요,,헌데 넘빠르시다,,,울모두 건강을 다시한번 챙겨봅시다,,,
미리 준비하면 장수한다고 하잖아요... 대장님 수술도 하셨는데.. 이제 건강하게 마을 꾸려나가실 생각만 해주세요~~~
맨 마지막 한 두 줄~ 찡~하네요~~ 그런 생각일랑 마세요~~ 너무 이르잖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랑께...'이장 있을 때 숙제들 잘해!'...ㅋㅋㅋ
불멸할 것 같으신 이장님이신데....늘 거기 계시고 ,늘 그곳에서 기다리실 것 같은데... 이런 말씀으로 저희를 채찍질 하시는 고단수이십니다.더 자주 들러서 댓글도 달고 할께요.ㅎㅎ .건강하세요.
ㅎㅎ '불멸의 다일지'..감사해요^^
이장님 연세엔 아니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묘비를 생각해볼꺼에요. 이장님 글을 읽으며 저도 생각해봅니다. 아직 젊은 나이이지만 제가 없는 세 아이들을 상상해봅니다. 아찔하네요. 이장님 오래오래 건강하십시요. 현대과학으로100세를 바라보는시대인걸요...
묘 자리,음~~저는필요없을거같네요^^그냥 물도오염되고하니 나무밑에.....에이괜히 기분이 이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