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산청 문화놀이 즐기기/안성환/231125
사단법인 울산문화아카데미 부설 하모니카 반에서 ’하모니카와 통기타’를 메고 하동/산청지역 으로 1박2일간 문화놀이를 즐기고 왔다. 주요코스는 삼성궁과 방목리 카페, 정취암 외 3곳이다. 필자는 이곳에 3번째이다. 매번 느낌은 달랐다. 먼저 삼성궁은 해발 850m 지점에 있다. 현재 1,500여 개의 돌탑과 산속에 호수가 있고, 주변에 자연과 잘 배치된 옛 건축물이 있는데 그냥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이곳은 인류와 민족의 근원적인 성전을 조성해 놨다고 보면 된다.
삼성궁이란? 고조선 시대의 소도를 복원하여 민족의 시조인 환인. 환웅, 단군 세 성인을 모시는 성전이다. 삼성궁의 역사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1983년 한풀 선사(강민주)가 창시자 이다. 먼저 삼성궁 입구에 들어서면 홍인문에 신선의 나라, 선국(仙國)이란 현판이 시선을 압도한다. 그림으로 형상화한 신선 ’선(仙)‘자가 아주 독특하다. 조금 오르면 청학 폭포가 보이고 옆에 신선 공연장이 나온다, 여기도 많은 조각품이 우리를 반긴다. 그 솜씨 기가 막힌다. 조금 더 오르면 묘신지문(卯神之門) 나온다. 토끼 문이다. 여기에는 작은 호수에 건널 수 있는 외나무다리가 이색적이다. 조그마한 섬이 매우 아름답다. 다시 학소대를 지나면 감실이 나온다 감실은 한풀선사(삼성궁 창시자)가 신주를 모시는 사당이다. 신을 모시는 방이라는 뜻이다. 감실 내부에는 원방각(하늘,땅.사람)과 양측으로 주작(朱雀, 남쪽방위를 지키는 신령을 상징하는 짐승)이 있고 제단 우측에 청룡과 현무(玄武, 신화속의 동물)가 보이고 제단 좌측에 백호가 있다. 다른 곳에 열정을 쏟다 보니 이곳은 함께한 일행들에게 소개하지 못했다.
조금 더 오르면 사신지문(巳神之門)이 나온다. 뱀 문이다. 돌담은 뱀의 형상처럼 꼬불꼬불하게 쌓아 놓았는데 너무나 정교하다. 감탄의 한계를 넘어 그냥 입만 벌리고 돌담을 따라 지나다 보면 오신지문(午神之門)이 나온다. 이 문은 말문이다. 말문 입구에는 작은 동굴이 나오는데 천장에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재현해 놓았다. 목젖이 나오도록 고개를 뒤 제쳐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바위를 깎아 정교하게 만든 계단을 오르면 마고성의 마지막 관문인 미신지문(未神之門)이 나온다. 양의 문이다. 양의 문을 통과하면 양의 머리에 사람의 모양을 한 수호신을 만나게 된다. 수호신을 통과해야 마침내 마고성의 신궁못이 펼쳐진다. 자줏빛 신궁못은 정말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신궁못을 지나는 동안 가지런히 정리된 돌탑과 돌탑 사이로 튀어나온 바위들, 그리고 네모창 사이에 마고시대의 인류의 인물조각을 보고 있노라면 호기심을 유발시키이에 충분했다. 정상에 오르면 인류의 성전 원(하늘), 방(땅), 각(사람)의 위한 제천단(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자리)이 있다, 이곳이 서면 재현된 마고성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마고성이란?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BC7만3백7십8년에 지금의 파미르공원에 자리 잡은 성곽도시에 삼베옷을 입은 신성 같은 여성이 나타나 나라를 잘 다스리기 시작했는데 그 여성이 ’마고‘이고 성 이름이 ’마고성‘이라 했다. 검달길을 따라 산등성을 넘어서면 삼성궁의 길이 시작된다. 고갯마루 정상에서 보이는 삼성궁 또한 볼 때마다 그 느낌이 달랐다. 검달길을 쭉 내려가다 보면 왼편에 무예청이 있다. 이곳은 무술을 연마하는 곳이다. 방향을 바꾸어 조금 내려가면 다물전이 나온다. ’다물‘이란 말은 고구려말로 ‘잃어버린 땅을 되찾는다’란 뜻이다. 다물전에는 단군왕검을 모시는 사당이다. 조금 아래로 내려오면 삼성궁의 전경이 보이고 아사달(고조선의 수도)과 거북 못이 보인다. 고조선의 수도를 재현한 아사달 위에 건국전(환인,환웅,단군 모신 성전) 나온다. 주변에 원력솟대 돌탑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건국전을 오르기전 큰 바윗덩어리를 만나게 된다. 바윗덩어리를 통째로 깎아 만든 조각 계단은 밟기가 미안할 정도로 예술작품이다. 계단을 밟고 오르면 무게를 배분하여 쌓은 돌문이 아주 절묘하다. 특히 한쪽만 디디도록 만든 돌계단도 신기하다. 건국전 안에는 환인 환웅 단군의 세 존영을 모시고 있다. 이곳에는 이화세계(理化世界)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글씨가 걸려 있다. 이 글은 배달 겨레의 국조이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이고 이화세계는 ‘이치로 다스리는 세상이’란 뜻으로 건국이념이다. 이곳은 어쩌면 배달민족의 성전이라는 정체성을 지켜가는 문화시설, 즉 민족 무예의 성전이라고 하면 될 것 같다. 건국전을 나서며 삼성궁의 창시자 한풀선사의 철학에 감동하였다. 깊은 산중이라 해가 빨리 저물어 온다. 기온이 순식간에 영하로 뚝 떨어져 서둘러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는 삼성궁에서 10여 분 거리에 친구의 별장이 있다. 별장은 해발 800고지 정도에 있는데 주변에는 인기척 없고 오르지 담장 너머로 달과 별만이 우리를 숨어 보고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구성원들이라 모두 다양한 끼를 가지고 있었고, 그 흥을 놓치지 않았다. 자칫 무료하기 쉬운 긴긴밤이지만, 유월의 절정인 밤꽃 향기가 창사이로 스며들 때 황진이도 참지 못하는 기분으로 우리는 통기타를 치고, 하모니카를 불며 풍악과 풍류를 즐겼다. 마고신과의 합의일체라고 할까. 긴긴밤이 어쩜 이렇게 짧으랴~
다음날은 지리산 골짜기에도 어김없이 해가 떴다. 서둘러 하동 양수발전소와 문익점 목화시배지, 성철스님 생가를 슬쩍 거쳐 해발 650고지의 방목리 카페로 향했다. 이곳의 경관이 기가 막힌다. 애초 약속은 커피 5잔만 주문하여 10명이 나눠 먹기로 약속하고 도착했다. 자연경관을 보는 순간 약속은 파괴되고 말았다. 방목리카페 경관이 커피 10잔 이상의 보상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자연이 준 아름다운 경관을 커피값으로 저울질 하기에 미안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기서 자연과 마음껏 동화하고 수선사로 옮겨 잠시 겨울 풍경을 감상하였다. 이윽고 마지막 코스인 정취암으로 떠났다. 기암절벽에 매달린 정취암은 산천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깊은 골짜기에 석양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에서 지친 번뇌가 맑게 씻긴다. 우리는 이곳에서 마지막 힐링을 즐기고 울산으로 귀향했다.
이번 여행은 삶을 무료함을 메우고 싶을 때 마음속에 살아 남아 나를 끌어 당기는 여운이 있는 여행이었다. 다음에 또 가야지 하는 여운.
첫댓글 선배님들의 열정과 왕성한 활동이 늘 부럽습니다. 선배님들의 활동에 항상 대리만족을 느끼면서 대단한 선배님들을 둔 저는 항상 자부심에 차 있습니다. 건강관리 철저히 하시어 최소한 100세까지 이러한 소식들을 전해 주시길 ..
늘 응원 합니다. 언제나 행복의 파랑새가 선배님들과 같이 하시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만 만땅 되는 날들만 같이 하시길 ... 화이팅 -----
한결 같이 고향을 잘 지켜주고 있는 후배님 고맙습니다.
안성환 선배님!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왕성한 활동 게속 하시고 좋은 기행문 많이 많이 올려 주십시오. 선배님 덕분에 편안하게 앉아서 감상 할랍니다. 선배님의 웃느 모습 하루 빨리 옛 모교 교정에서 뵙기를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