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어찌하다 보니 음식점 얘기를 자주 하게 되네요. 한 달 전 형님이 내려오셨을 때 어머니 모시고 갔던 동백 옆 남도횟집의 맛과 친절이 생각나 며칠 전 어머니 모시고 다시 갔습니다. 이 집은 오래 전부터 한 번씩 찾던 맛집인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얼마 전 추억의 맛을 되찾았던 겁니다. 다시 찾은 그날, 주인께서는 우리를 바로 알아보시더군요. “여전히 건강하시네요, 보기 좋습니다.”합디다. 이젠 어머니 모시고 가면 어머니 프리미엄이 조금씩 생깁니다. 연세는 많아 보이는데 깨끗하게 늙으셨고, 매운 거, 질긴 것 마다 않고 잘 드시니 두 번째 가면 기억을 하고 계십니다. 자신의 부모님이 생각난다며 더 친절히 응대해 주십니다. 콩국수집도, 코다리찜집도, 거의 모든 식당이 그렇습니다. 감사할 일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 방문에도 주인장은 주문한 무침회 외에 무치지 않은 회를 덤으로 듬뿍 주시더군요. 어머니 드시라고... 거기다가, 무침회 그릇을 들기에 뭐하냐 싶어 봤더니 양념 듬뿍 있는 쪽ㅇㄹ 어머니 앞으로 돌려놓으며 회를 그쪽에 찍어 드시라더군요. 이 세심한 배려,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감동했습니다. 납작만두 드시고 싶으면 옆집에서 주문해 주시겠다고도 했습니다. 납작만두를 양념간장 대신 무침회와 함께 먹으면 더 맛있다며 말입니다. 매출을 올리려면 본인 가게 음식을 더 먹게 유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게 더 좋았습니다. 우리는 남은 양념에 밥 비벼먹고, 납작만두와 양념 오뎅은 다른 식당에서 먹을 계획이 있었기에 고마운 마음만 받았습니다. 예전부터 교동시장에 오면 무침회, 소라회, 양념 오뎅, 납작만두, 빈대떡을 즐겨 먹었지요. 추억의 음식이지만, 여전히 맛있고 정이 넘치는 이곳이 좋습니다. 4명이 밥 두 그릇 포함 32,000원의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어머니께서 워낙 좋아하시니, 형님도, 누나도 추억, 친절과 함께 먹는 맛을 극찬하시니,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세상이 시끄럽습니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암울한 구름에 덮여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깨우치지 못하고 싸움질만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땐 내 소임을 다하는 삶, 작은 일에 감사하고 행복을 느끼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1%의 생각 차이로 무게추는 한쪽으로 기운다는 사실에 집중합니다. 며칠 뒤부터 연이어 해외에서 일시 귀국하신 선배 환영행사. 3년만의 송년회 행사, 그리고 제 아들 혼인이 있습니다. 세상 시름 잊고 행복감을 오래 누려보아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만불사에서는, 건강하신 어머니는 잠시 잊고 곧 결혼할 아이들의 행복에만 집중해 소원을 빌었습니다.
만불사에서 곧 결혼할 아들 내외의 행복한 앞날을 빌고 자양식당에서 난생 처음 붕어회를 맛보다.
20여일 뒤면 아들 혼인이 있다. 3년여의 코로나 사태에 따른 하객제한 등으로 결혼식이 여의치 않아 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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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랜만에 하는 평일 봉사에서 봉사의 즐거움을, 행복을 느꼈습니다.
추운 날 시작하여 따뜻하게 마친 공기1리 행복 온(溫/ON)마을 만들기('21년 11월 24일)
지난 24일에는 도개면행복나눔센터에서 도개면 궁기1리 주민을 대상으로 ‘온마을 만들기’ 행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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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행복(모셔온 글)=========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 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어느 상품명처럼 2%가 부족하면
그건 엄청난 기울기입니다
아마...
그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2%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를 아는 모양입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1%가 빠져나가
불행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수치가 기울기 전에
약간의 좋은 것으로 얼른 채워 넣어
다시 행복의 무게를 무겁게 해 놓곤 합니다.
약간의 좋은 것 1%
우리 삶에서 아무 것도 아닌
아주 소소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도할 때의 평화로움
따뜻한 아랫목 친구의 편지
감미로운 음악 숲과 하늘과 안개와 별
그리고 잔잔한 그리움까지
팽팽한 무게 싸움에서는
아주 미미한 무게라도
한쪽으로 기울기 마련입니다
단 1%가 우리를 행복하게
또 불행하게 합니다
나는 오늘 그 1%를 행복의 저울 쪽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냐는 질문에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행복하다고...
-----이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