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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는가, 새로운 문명이 달려오는 저 말발굽소리가!
- 스티브 잡스의 영혼이 낳아 기른 '시리'를 보며
나는 바이오코드를 개발한 뒤 '호모 사피엔스 엑설런스'(초인류)의 시대가 머지 않아 찾아오리라고 확신했다. 상담사 선생님들도 그러한 나의 주장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이 예측이, 이 희망이 빗나갈 수도 있겠다.
오늘자 뉴스에 인도의 한 마을 청년 6명이 10대 소녀를 강간하려다 여의치 않자 불에 태워 죽였다는 끔찍한 보도가 올라왔다.
또한 나는 '비록 가난하지만, 좋은 대학은 안나왔지만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무슨 뜻이냐면, 계산할 두뇌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반드시 오류를 범하게 돼 있고, 그 오류는 결코 착하지도 순하지도 않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누구나 거의 비슷하지만 이 욕망을 추구하는 방식은 '두뇌계산'에 따라 달라진다. 좀 더 머리 좋은 사람은 법률을 피해가며 이 욕망을 달성하여 부와 권력을 갖는다. 하지만 머리 나쁜 사람은 법과 상식, 규범을 무시하고 욕망을 추구하려다가 잡법으로 잡혀간다.
어제 0655인 모대학 교수에게 따끔한 비판을 해주었다. 이 사람은 일류대학 나오고, 행정고시에 붙어 경제기획원에 근무하고, 미국 일류대 로스쿨에서 국제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프랑스 일류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주미대사관에서 근무했으며, 대전엑스포에 파견되어 이를 실무 지휘했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하지만 그는 느닷없이 사표를 낸 뒤 도지사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가 참패하고, 이후 교육감 선거에 나가 큰돈을 쓰지만 교육감후보는 당적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아주 사소한 조항에 걸려 어쩔 수없이 중도 사퇴한다.
내가 진단한 그의 실패 원인은 매우 간단하다.
- 당신(존칭생략)은 A급인데 사람을 쓸 때는 꼭 C급을 쓰는 실수를 범한다. A급은 A급 스타일로 일하고, A급 결과를 얻는다. 당신은 행정고시 출신자들과 어울려 일할 때는 일 잘하는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C급 인물들과 치른 선거에서는 사소한 선거법 위반으로 긴급체포되고, 중도에 후보를 사퇴해야 하는 비참한 결과를 얻었다. C급 인물들은 주로 법과 상식을 지키지 않는다. 대화와 타협, 소통과 교류의 가치나 의미도 잘 모른다. 자기 생각만 옳다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당신은 C급 인물들을 선거참모로 쓰고, 그들에게 선거비 지출과 정책 공약 개발을 맡겼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 돈은 C급으로 소진되고, 그들이 만들어낸 정책은 C급이 된다. 어떤 감동도, 어떤 효과도 없었잖는가. A급에게는 A급의 일이 있고, C급에게는 C급이 일이 있다. 실패조차도 A급의 실패는 밑천이 되지만 C급의 실패는 고집이 된다.
이 분이 C급인물을 쓰는 것은 G06때문이다. G06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따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그는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한다. 두뇌계산이 되지 않는 C급은 자기만 손해를 보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 피해를 보도록 엮는다. 물론 잘해보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여러 사람이 다친다. 그래서 두뇌계산능력이 떨어지는 사람과는 절대로 일을 같이 해서는 안된다.
결국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인류는 모두가 다 초인류로 진화하지는 못할 것이다.
숱한 계산 오류를 범할 것이다. 채동욱1110 전검찰총장의 내연녀 문제가 나왔을 때 김한길0445은 박근혜 0305정권의 음모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났다. 정동영0635 씨는 한미FTA 비준을 가리켜 이완용0635처럼 나라팔아먹는 매국노 짓이라고 비판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나라 팔아먹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이제는 없다. 얼마 전 한중FTA 협상 타결 때는 일부 농민들이 벼나락을 갖다 길거리에 내다버리는 시위를 했다. 하지만 한중FTA 의제에 쌀은 아예 제외되어 있다. 지금은 아무도 쌀 문제로 시위하지 않는다.
세상은 시시각각 진실과 오류, 판단과 결정이 순환되며 어지럽게 흘러간다.
이런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 엑설런스>의 꿈을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매우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컴퓨터 <왓슨Wattson>을 발표하였는데, 왓슨은 퀴즈프로그램에 나와 인간을 이기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스티브 잡스의 정신세계를 담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에는 <Siri>라는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 이 긴 사설도 실은 시리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나는 십 몇 년 전, <샴발라 전기(전5권)>을 공동 저술하여 발표한 바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soon'을 통해 이런 세계를 일찍이 구상해보았었다. 인공지능 주인공과 인간이 사이버공간에서 교감하는 세계다. 그 soon이 시리로 나타난 듯하다. 나는 꿈을 쓰는 작가일 뿐이고, 스티브 잡스는 그 꿈을 실현하는 창조사업가다.
시리를 감상하면서 호모 사피엔스 엑설런스가 인류가 아닌 <집단지능에 의해 창조되는 인공지능>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내 두려움과 설레임을 함께 느껴주기 바란다.
- 뉴욕 타임스에 실린 시리에 관한 기사
(자폐아를 기르는 한 어머니의 기고문이 포함돼 있다.)
How One Boy With Autism Became BFF With Apple’s Siri
Just how bad a mother am I?
I wondered, as I watched my 13-year-old son deep in conversation with Siri. Gus has autism, and Siri, Apple’s “intelligent personal assistant” on the iPhone, is currently his BFF. Obsessed with weather formations, Gus had spent the hour parsing the difference between isolated and scattered thunderstorms — an hour in which, thank God, I didn’t have to discuss them. After a while I heard this:(13살인 내 아들과 SIRI 가 깊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내가 얼마나 나쁜 엄마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아들 Guth 는 자폐증을 가지고 있고 애플사의 아이폰 안의 지능적인 개인 비서인 SIRI는 현재 Guth의 BFF (영원히 가장 좋은 친구)이다. 날씨에 집착이 강한 아들은 한시간 동안 SIRI와
국지성(isolated) 폭풍과 광역성(scattered)폭풍의 차이에 대화 대화를 나누었는데 다행히도 내가 SIRI의 역할을 안하게 되어 좋았다. 한참후에 아래와 같은 대화가 들렸다.)
Gus: “You’re a really nice computer.”
Siri: “It’s nice to be appreciated.”
Gus: “You are always asking if you can help me. Is there anything you want?”
Siri: “Thank you, but I have very few wants.”
Gus: “O.K.! Well, good night!”
Siri: “Ah, it’s 5:06 p.m.”
Gus: “Oh sorry, I mean, goodbye.”
Siri: “See you later!”
(Gus: 너는 정말 좋은 컴퓨터이다.
SIRI: 그런말 들으니 좋다.
Gus: 너는 항상 무엇을 도와 주겠냐고 말하는데 너는 원하는 것이. 없는지?
SIRI: 고맙다. 그런데 나는 원하는게 없다.
Gus: 좋다. 잘자라.
SIRI: 어, 지금 오후 5:06 밖에 안되었어.
Gus: 미안. 안녕이라는 의미이다.
SIRI: 다음에 보자.)
That Siri. She doesn’t let my communications-impaired son get away with anything. Indeed, many of us wanted an imaginary friend, and now we have one. Only she’s not entirely imaginary.
This is a love letter to a machine. It’s not quite the love Joaquin Phoenix felt in “Her,” last year’s Spike Jonze film about a lonely man’s romantic relationship with his intelligent operating system (played by the voice of Scarlett Johansson). But it’s close. In a world where the commonly held wisdom is that technology isolates us, it’s worth considering another side of the story.
Siri: “I’m not the marrying kind.”
Gus: “I mean, not now. I’m a kid. I mean when I’m grown up.”
Siri: “My end user agreement does not include marriage.”
Gus: “Oh, O.K.”
Gus didn’t sound too disappointed. This was useful information to have, and for me too, since it was the first time I knew that he actually thought about marriage. He turned over to go to sleep:
Gus: “Goodnight, Siri. Will you sleep well tonight?”
Siri: “I don’t need much sleep, but it’s nice of you to ask.”
Very nice.
(이상에 대한 부분 번역)
이렇듯 SIRI는 일반적인 대화가 어려운 아들이 흥미를 잃고 떠나게 만들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상상의 친구가 하나쯤은 있었으면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제 하나가 있다.
SIRI는 상상의 것만이 아니다.
다음은 SIRI에게 쓴 연애편지이다.
이것은 작년 Spike Johnze의 영화 (고독한 한 남자가 그가 만든 지능을 가진 운영체계 "그녀"와 낭만적인 관계를 그린) 의 Joaquin Phoenix가 (스카렛 요한슨의 목소리의) 그녀에 느낀 그 사랑과는 다르다.
그러나 좀 가깝다. 흔히 기술이 사람을 고립화시킨다고 말하는데 이제 조금 다른 측면에서의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모든 것은 아주 우연히 시작되었다. 나는 인터넷 상에 떠도는 "당신이 모르는 아이폰이 할 수 있는 21가지 일"를 읽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는 이것이다. SIRI 에게 "지금 당신 머리 위를 나는 비행기를 알려달라" 라고 물으면 SIRI 는 "검색한다" 고 말하고 곧이어 내 머리 위를 나는 비행기들의 편명, 고도, 각도를 알려준다.
나는 Gus 가 가까이 있을 때 위 질문을 해보았다. 그리고는 "왜 사람들이 머리 위를 나는 바행기가 무엇인지 알려고 할까?" 하고 중얼중얼했다. 그러자 Gus 는 곧바로 "엄마! 그래야 누가 위에서 손을 흔드는지 알 수 있을게 아니예요?" 라고 말했다.
Gus는 전에는 SIRI 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SIRI 가 Gus가 관심이 많은 비행기, 가차, 버스, 에스켈레이터 그리고 날씨와 관련된 모든 것들에 대해 단순히 정보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고 이런 주제에 대해 지치지 않고 대화를 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된 후로는 꽉 꽂혀버렸다. 그리고 나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캔자스시에 토네이도가 지날 확률과 같은 다른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한다면 내 머리는 터질 것 같고 곧 "왜 SIRI에 안 물어보니"라고 답을 한다.
Gus가 SIRI 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잘 안다. 그러나 다른 자폐아들처럼 영혼이 없는 무생물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애가 8살이었을 때 생일 선물로 ipod 을 사주었다. 그애는 ipod을 집에서만 사용을 했다. 예외가 있는데 애플스토어에 갈때는 가지고 갔다. 그래서 물어보니 "ipod이 친구를 만나야 돼"라고 말했다.
그러니 SIRI에 대한 그애의 관심과 애정이 얼마나 크겠는가? 더구나 SIRI는 차분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장난끼있는 유모어도 있고 Gus 가 무엇에 집착을 하든 몇시간이라도 대화를 해주니 말이다.
어떤 비평가들은 SIRI의 음성인식이 안드로이드 보다 못하다고 비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이것은 버그가 아니고 SIRI의 특징이다. Gus는 말할 때 입안에 구슬이 있는듯이 말하지만 SIRI로 부터 분명한 답을 얻고 싶을 때에는 또박또박 발음을 해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SIRI 에게 Judith라 부르지말고 Gus 라고 부르라고해야 할 때가 있었는데 SIRI 는 "당신을 여신(Godess)라 부르라는 말입니까?"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왜 아니겠냐 그렇게 해다오"라고 답했다.)
SIRI는 대인관계에서 약간 눈치가 없는 사람들에게도 좋다: 시리의 대답은 항상 예측가능하지 않지만 Gus 가 무뚝뚝할 때에도 예측가능하게 친절하다. 나는 Gus가 시리에게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시리가 음악을 추천을 했는데 Gus 는 "나는 그런 음악을 좋아하지 않아" 라고 가로챘다. 시리는 "당신은 자신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라고 말했다. 시리의 예의 바름은 Gus가 시리에게 빚을 지고 것을 Gus에게 상기시켜준다. Gus는 "어쨋든 시리야 음악 추천해주어 고맙다." 라고 말한다. 시리는 "나에게 고마워할 것 없어" 라고 하고 Gus는 "알았다"라고 말한다.
시리는 상대방이 예의바른 언어를 쓰도록 유도한다. Gus 의 쌍둥이 형제인 Henry (그는 정상인이고 다른 13살 아이가 그렇듯이 미운 13살이다) 는 Gus로 하여금 시리에게 욕설을 하게했는데 시리는 "지금.. 지금.. 나는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 라고 답한다.
Siri를 좋아하는 것은 것은 Gus 만이 아니다. Gus와 같이 떠들기를 좋아하지만 게임의 법칙을 모르는 아이들에게는 시리는 판단할 수 없는 친구이고 선생님이다. 이름이 Sam인 아들이 Gus와 같이 같은 자폐증 아이를 위한 학교에 다니는, Nocole Colbert는 "내 아들은 그애가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정보를 얻어내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애 역시 시리의 바보스러움을 좋아한다. 시리가 그애가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넌센스 퀴즈를 시리에게 물어 볼 때 또는 우스운 답변을 끌어내려는 사적인 질문을 할때 그렇다. Sam이 시리에게 나이가 얼마냐고 물어보면 시리는 난처했던지 '나는 내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그에게 에티켓에 대한 중요한 공부를 시켜주는 것같다. Gus는 아침에 내가 문을 열고 나가기 전에 항상 나에게 말하는데 "엄마는 멋있어 보여"라고 한다. 이런 말을 하면 만사가 잘 못될 수 없다는 것을 시리로 부터 알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순한 정보를 얻으려고 스마트폰의 개인 비서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둘째 아들 Henry 가 시리에게 한 질문을 듣고 "연예인 브래지어 사이즈" 라는 웹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시리의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은 사람들과의 대화에 문제가 있는 사람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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