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기차를 먼저 보낸다고 곳곳에서 멈춰서는 전철 안에서 애를 태우다가 용문터미널로 달려가 양평에서 출발한 8시 55분 석산리행 버스를 간신히 잡아타고 비솔고개에서 내려 정자에서 바이크 동호회원들과 같이 몸 단장을 하고 능선으로 붙는다.
둥그렇게 모여 몸을 풀던 산악회 회원들을 추월해 굵은 땀을 흘리며 밧줄 난간들이 쳐진 가파른 산길 따라 작은 헬기장인 싸리봉(811.8m)에 오르고 그늘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숨을 고르고는 미세먼지로 뿌였게 흐려있는 능선을 따라간다.
쇠 난간들을 잡고 헬기장에 낯익은 정상석이 서있는 도일봉(x864.0m)으로 올라가 흐릿하게만 펼쳐지는 용문산 능선을 바라보고는 다시 노송 울창한 구석진 바위에 앉아 괘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가늠하며 한동안 쉬어간다.
중원계곡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꺾어 산수국이 만발한 암릉 사이의 가파른 등로를 떨어져 내려가 수리봉 갈림길에 퍼더앉아 부채살과 치마살을 구어 모과주를 겯들여 점심을 먹고 중원계곡 간다며 잘못 내려온 3분을 돌려보내고 서쪽으로 1km 남짓 떨어져있는 수리봉으로 향한다.
거대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하고 험한 암릉들을 타고 넘어서 전위봉을 지나 지형도 상의 수리봉(616.3m)으로 올라가기는 하지만 케언도 없고 굵은 나무들만 보여 더 진행을 해보는데 뚜렷한 봉우리는 나오지 않아 되돌아온다.
먼저 오르지 않았던 전위봉에서 조망을 구경하고 다시 암릉지대를 길게 우회해서 갈림길인 587봉으로 돌아와 완만해진 능선을 타고 잔 봉우리들을 계속 넘으니 폭염 경보가 내려서인지 수영님의 7부바지에서 땀이 쉬지않고 뚝뚝 떨어져 웃음이 나온다.
낡은 삼각점(용두460/1988재설)이 놓여있는 520.2봉을 넘고 빽빽한 산초나무들에 찔려가며 흐릿해진 능선 따라 396봉을 지나 조망이 트이는 벌목지대에서 괘일산을 바라보다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말치고개를 건넌다.
폐 산불초소가 서있는 잣나무 능선으로 붙어 서늘해진 바람을 맞으며 앉아서 쉬다가 331봉을 넘어 괘일산으로 향하지만 지도상으로도 거리가 멀고 날은 저물어가는데 가도가도 정상은 나오지 않아 그만 맥이 빠진다.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정상석과 삼각점(24재설/1978.8건설부)이 놓여있는 괘일산(469.3m)으로 올라가 몇년전에 엉뚱한 지능선에서 정상이 맞나 의아해했던 멍청한 기억을 떠올리며 넓직한 평상에 앉아 남은 술을 마시고는 단월면 쪽으로 하산을 서두른다.
늦은 시간에도 올라오는 주민 한분을 지나쳐 벤치들이 놓여있는 한적한 산길을 타고 도일봉과 멀리 송전탑이 서있는 갈기산을 바라보며 벌목지대를 지나 단월면사무소에서 산행을 마치고 가게에서 허겁지겁 찬 캔맥주를 마시며 무더위를 달랜다.
에어콘 바람이 펑펑 나오는 동서울행 버스를 잡아타고 용문에서 내려 빠른 기차로 청량리역으로 와서는 도로의 포장마차에서 소맥 한두잔으로 산행을 접고 폭염 경보가 내렸던 이틀간의 산행을 마치고 몸에서 쉰 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간다.
첫댓글 날 더븐데 두분 고생하셨네요...수리봉은 도대체 왜 이름이 붙었는지도 애매하다는~ㅜ
봉 전체가 암릉입니다. 전체적인 모습이 안 보여서 그렇지 노송 서있는 바위들은 볼만합니다.
520봉 청소 ---이리저리 겨우 찾았입니다
ㅎㅎ 누군가 삼각점 잘 찾아놨더만요,,,아사비님이네.^^
그쪽 길들이 등로는 있어도 참 더운 곳인데, 날씨까지 더웠으니,
산음리 펜션쪽에서 수리봉, 도일봉 오를 때도 볼 것은 별로 없었는데....
징긍징글하게 더웠습니다. 알탕 할 곳도 없어요.
수영님이 화기도 가지고 오셨나봐요.
좌우간 폭염에 연이틀 산행 대단하심다. ^^
그래도 그늘은 좀 시원합니다. 이번 주는 어디 계곡으로...?
@킬문 끝내주는 곳으로요. 같이 가실래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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