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핸드볼을 이야기 할 때 세계선수권 성적은 별로인데 유독 올림픽에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과만 보면 맞는 말 같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그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세계대회와 올림픽 성적을 보면...
[+] 2004 크로아티아 세계 여자핸드볼 선수권 : 3위 (24개국 참가) [+] 2007 프랑스 세계 여자핸드볼 선수권 : 6위 (24개국 참가)
[+] 2004 아테네 올림픽 : 은메달 (10개국 참가) [+] 2008 베이징 올림픽 : 동메달 (12개국 참가)
세계선수권은 총 24팀이 참가합니다. 예선은 4개팀 씩 6개조로 나누어서 상위 2팀만 본선리그에 진출합니다. 기본적으로 어려운 상대인 유럽이 한조에 2팀이 포함된 조별 예선을 치릅니다. 아시다시피 유럽은 핸드볼 인기가 상당히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유럽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핸드볼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럽 핸드볼 가맹국 53 개국)
그리고 세계선수권은 참가 팀이 많다 보니 결승전 or 순위결정전 (모든 팀들이 순위 결정전을 합니다. 24위까지)을 치루면 11 경기나 됩니다. 그러다 보니 거의 매일 경기를 치룬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구나 작년까지 17회의 세계선수권 중 유럽을 제외한 대륙에서 펼쳐진 대회는 우리나라에서 치룬 1990년을 제외 하고는 없습니다. (2009년은 중국에서 합니다.)
[+] 세계선수권 : 예선 ~ 결승 (11경기) [+] 2004년 올림픽 : 예선 ~ 결승 (7경기) [+] 2008년 올림픽 : 예선 ~ 결승 (8경기)
올림픽에 비해서 경기도 많고, 유럽 원정길에 또한 유럽은 가까운 곳에 나라들이 밀집해 있다보니 응원도 상당히 많이 오는 편입니다. 노르웨이나 덴마크는 원정 관중이 장난아닙니다. 그러니 우리나라는 모든 경기가 홈팀과 경기를 합니다. 핸드볼은 이제 평준화가 많이 되어서 대등한 실력들을 갖추고 있는 상태에서 홈팀 상대에 매일 경기를 하는 실정에서 좋은 성적 거두기가 생각 보다 훨씬 어려운 점이 있씁니다.
대한민국 vs 헝가리
위에 움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우리나라는 유럽에 비해서 체격이 열세에 있는지라 6m 라인에서만 수비를 할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전진 압박 수비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런 수비는 많은 체력적인 부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선수권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되고 일정상 모든 경기를 저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선전에는 좋은 성적으로 본선에 올라가서도 힘든 경기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코 우리나라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유럽원정, 매경기 홈팀과 승부(관중), 경기 수 등으로 인해서 세계선수권에서까지 올림픽 처럼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수비를 하는 것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에 비해서 올림픽은 일단 팀수가 세계선수권에 절반입니다. 그리고 2일에 한번씩만 경기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전매특허 전술인 압박 수비가 가능합니다. 압박 수비라는 것은 위에 움짤 처럼 체력이 뒷 받침 되지 않으면 할수가 없다 보니.... 대표팀을 소집하면 임영철 감독님이 가장 먼저 하는게 체력훈련입니다. 아시다시피 태릉에서 가장 훈련이 힘들기로 유명한게 바로 핸드볼 선수들입니다.
기억하시는 분이 계시겠지만, 2004 아테네 준결승전에서 경기 중반까지 프랑스에 7~8점차의 여유롭게 앞서다가 막판에 턱 밑까지 프랑스가 추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임영철 감독님은 노장 주축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다음날 벌어지는 덴마크와의 결승전을 위해서 선수들에게 체력 안배를 해 준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가 익히 아는 덴마크와 7m 패널티드로 승부까지 가는 접전을 펼칠수 있었던 밑 바탕이기도 합니다.
기술이 좋은 우리나라가 현재 핸드볼에서 우리가 그나마 상위권을 유지하고 유럽팀들이 두려워하는 경기를 보여줄수 있는 이유중에 하나가 체력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하는 "수비" 가 비결입니다. 그래서 임영철 감독님이 대회가 끝나면 선수들에게 미안했다고 항상 말씀 하시기도 합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월드컵 성공 이유 중에 하나도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유럽 선수들과 경기에서 물러서지 않게 대등한 경기를 할수 있었던 것과 닮은 꼴이기도 합니다.
이런 훈련을 올림픽 때 마다 하기에 우리나라 핸드볼이 아직도 강한 전력을 유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럽 팬들이 보기에 올림픽에서만 특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렇게 밖에 할수 없는 우리의 현실 (선수층과 기타 제반 여건)이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점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또다시 선수들이 쓸쓸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게 못내 아쉽고 허전합니다.
지원에 어렴움이 있겠지만 선수들이 대회를 치룰수 있는 전용 경기장 만이라도 우선전으로 만들어졌음 하는 바람입니다. 매번 올림픽 때만 되면 감동을 안겨주는 핸드볼을 이렇게 오랜시간 무관심으로 20여년이나 이어져왔다는 사실은.....ㅜ.ㅜ 우리가 너무 결과에만 만족하고 그 바탕이 되는 것에는 너무 무관심한게 아니었나 생각하게 됩니다.
오영란, 오성옥, 홍정호, 박정희 선수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히자만 마지막 무대에서 환하게 웃고 떠나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1. 올림픽
[+] 1984 유고 - 대한민국 - 중국 [+] 1988 대한민국 - 러시아 - 소련 [+] 1992 대한민국 - 노르웨이 - 미국 [+] 1996 덴마크 - 대한민국 - 헝기리 [+] 2000 덴마크 - 헝가리 - 노르웨이 - 대한민국 [+] 2004 덴마크 - 대한민국 - 우크라이나 [+] 2008 노르웨이 - 러시아 - 대한민국
※ 정식 종목 후 우리나라만 7회 연속 4강 ↑
더불어서 세계선수권은 구 소련, 동독, 구 유고를 제외하고는 우승을 한번 이상 한팀은 러시아 뿐입니다. 세계선수권은 그 어떤 나라도 어려운 대회이기도 합니다. 올림픽은 그동안 덴마크와 함께 양분했는데 만년 2인자이던 노르웨이가 우승함으로 앞으로도 대한민국-노르웨이-덴마크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리라 생각합니다. 2004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던 노르웨이 무려 8년이란 기간을 두고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다고 하는데 다음에 나올 덴마크는 또 어떤 전력으로 나타날지 기대반 걱정반이기는 합니다.
|
|
첫댓글 아무튼 대단합니다. 체력과 신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정신력도 한 몫 했겠죠...체급별로 하면 항상 일등할건데...^^
ㅎㅎ 180 cm 이하로만 선수 구성하면 우리나라가 최강이죠. 생각은 많은데 막상 정리할려니까 글이 좀 두서가 없네요. 양해를...
우와~엄청 깔끔한 정리와 많은 정보! 정말 글 잘 봤습니다~^^
이런 이유도 있지만.. 제가 들은 바로는 세계선수권이라는 것이 유럽에서 대부분 열리고, 세계선수권을 주관하는 임원진들도 유럽사람들이 많아서 텃세가 심하다고 들었어요;.. 경기마다 유럽쪽에 유리한 판정을 해주는경향이 있다고 하더군요ㅜㅜㅜㅜ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우리 핸드볼 선수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체력,체격의 열세... 많은 나이.. 비인기종목이란 타이틀... 연습할 경기장도 없고... 뭐하나 좋은게 없지만 정신력과 열정으로 이 모든 것들을 압도하는 것 같습니다 대단합니다~
판정도 관중들이 환호하고 하면 어느정도는 감안해야되는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번 올림픽 도 경기 보면 다른나라들은 대부분 6m 라인 근처에서만 수비하는데 우리는 키가 작아서 그렇게 수비하면 중거리 슛을 허용하기에 앞쪽으로 많이 올라오는 수비를 많이 펼칩니다. 그러다 보니 체력적인게 가장 큰 문제이긴합니다.
유럽선수들의 뛰어난 체격조건과 두터운 선수층은 정말 부럽죠. 그걸 이겨내는 우리 선수들... 그저 믿기지 않을 따름입니다.
잘 보앗습니다 하여튼 우리선수들 대단해요....
월드컵 이후 그랬던 것처럼 핸드볼전용구장 국민성금 필요할듯요.
대한민국 핸드볼 화이팅입니다.
어머!! 위 자료들을 어디서 찾으셨는지 모르겠지만 92년 올림픽 동메달은 미국이 아니고 독립국가연합(구소련)입니다. 당시 독립국연합이 가장강력한우승후보였는데 준결승에서 노르웨이에 1점차 패배하는 이변이 발생했죠. 고로 구소련은 올림픽에서 금2,동2을 따냈습니다. 참고로 우리가 올림픽 무대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나라가 덴마크 이외에 유고슬라비아가 있었죠...92년 올림픽때 우리의 첫상대가 당시 세계2위였던 유고였는데 당시 유고내전으로 인한 인권유린국가로 낙인찍히면서 유고는 단체 구기종목출전자격을 개막식 끝나고 박탈당해 노르웨이가 대신 출전했죠.. 그래서 우리는 첫경기를 쉽게 치르면서 승승장구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