相思(상사)
王維(왕유)
紅豆生南國(홍두생남국)
春來發幾枝(춘래발기지)
願君多采擷(원군다채힐)
此物最相思(차물최상사)
남쪽에서 자라는 홍두(紅豆)
봄이 왔으니 몇 가지나 피었을까
원컨대 그대는 많이 따소서
이것이야말로 가장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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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홍두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만 자란다는데, 봄이 왔으니 그대 있는 곳에는 얼마나 피었을까. 나는 그대가 이 홍두를 많이 따기를 바라노니, 이 열매야말로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가장 잘 말해주기 때문이다.
[解題] 홍두(紅豆)에 기탁하여 그리움을 읊은 작품이다. 앞의 두 구에서는 홍두가 자라는 지역과 시기를 말하고, 뒤의 두 구에서는 이 열매가 상사의 정을 상징하고 있음을 밝혀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였다. 홍두는 예로부터 ‘相思子(상사자)’라고 칭해지며 시의 소재로 많이 쓰였는데, 이 작품이 가장 널리 애송되었다. 한편 이 작품은 이구년(李龜年)이 당 현종을 그리워하여 노래로 불렀다고 전해진다. 당(唐)나라 범터(范攄)가 편찬한 《雲谿友議(운계우의)》에는 “안녹산의 난 때 현종이 장안을 버리고 피난하자 악관(樂官)들도 각지로 피신하였는데, 이때 두보는 강남 땅에서 이구년을 만나 〈江南逢李龜年(강남봉이구년)〉를 지어서 주었다. 당시 이귀년이 상강(湘江) 지역의 채방사(採訪使)로 있을 때 연석(宴席)에서 이 시를 노래로 불렀는데, 좌중의 사람들이 모두 피난 중인 현종을 회상하며 슬퍼하고, 노래를 마친 이구년은 기절하여 나흘 뒤에 소생하였다.”는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로 인하여 본 작품이 이원(梨園)의 가악으로 전승되었다고 전한다.
역주
역주1> 相思(상사) : 제목이 ‘相思子(상사자)’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2> 紅豆(홍두) : 홍두수(紅豆樹), 또는 해홍두(海紅豆), 상사자(相思子)라고 불리는 콩과에 속하는 교목으로 봄에 희거나 붉은 꽃이 핀다. 열매는 딱딱한 타원형인데, 씨는 선홍색으로 윤이 나며 변하지 않아 세공품의 재료로 쓰인다. 중국의 광동(廣東), 해남(海南), 광서(廣西), 운남(雲南) 등 화동(華東) 지역에서 분포하는데, 예로부터 애정을 상징하여 ‘상사자’라고 칭하였다. 전국시대에 송(宋)나라 사인(舍人) 한빙(韓憑)의 처 하씨(何氏)가 매우 아름다워 강왕(康王)이 빼앗으려 하자, 한빙이 자살하고 하씨 또한 뒤따라 대(臺)에서 몸을 던져 죽었다고 한다. 하씨는 남편과 합장하여 달라는 유서를 남겼으나, 격분한 왕이 따로 매장하게 하니, 두 무덤에서 자란 나무가 서로 뿌리와 가지가 얽히고, 암수 원앙이 이 나무에 살면서 밤낮없이 목을 비비며 슬프게 울었다고 한다. 송나라 사람들이 이를 슬프게 여겨 그 나무를 ‘상사수(相思樹)’라 칭하였다고 한다. 《搜神記(수신기)》에 기록이 전한다.
역주3> 南國(남국) : 남방이란 뜻으로, 상사자(相思子)의 산지를 지칭한다.
역주4> 春(춘) : ‘秋’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5> 願君多采擷(원군다채힐) : ‘願’이 ‘勸’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으며, ‘多’가 ‘休’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擷이 ‘襭’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擷 : 딸 ‘힐’
역주6> 此物(차물) : 홍두(紅豆)를 지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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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유(왕웨이, 王維, 699년 ~ 759년)는 중국 성당(盛唐)의 시인·화가로서 자는 마힐(摩詰)이다.
그의 시는 친교가 있던 맹호연을 닮은 데가 많으나 맹호연의 시보다 날카롭다. 또한 불교신자로서 관념적인 '공(空)'의 세계에의 동경을 노래한 것이 있다. 한때 관직을 물러났을 때 망천(輞川=지금의 허난성)에 별장을 짓고, 그 별장의 경물을 소재로 하여 노래한 〈죽리관(竹里館)〉이나 〈녹시(鹿柴)〉(모두 5언절구)는 특히 유명하다. 왕유는 또한 화가로서도 뛰어나서, 남송화(南宋畵)의 시조(始祖)로서 추앙된다. "왕유의 시를 보면, 시 중에 그림이 있다"고 송(宋)의 소식은 평하고 있다.<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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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당시삼백수]相思(상사:그리움) - 王維(왕유)
[출처] [당시삼백수]相思(상사:그리움) - 王維(왕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