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6회 등산 태화산(1027.5m) 2022-43
(강원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 경계)
2022년 11월 16일(수) 맑음, 원성연 단독산행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불리는 영월 땅 남쪽으로 웅장하게 솟은 태화산은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이다. 남한강이 산자락을 휘감아 흐르고 5억 년의 신비를 간직한 고씨동굴(천연기념물 76호)을 품고 있다. 조선 시대의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대화산이란 기록이 있고 영월 사람들은 화산이라고 부른다.
태화산 들머리를 찾아가는 차 운행은 쉽지 않았다. 안개가 자욱해 시야가 100m가 되지 않아 조심스럽게 운전한다. 흥교 마을도 높은 곳에 있어 중간의 마을까지 올라갔다가 여기가 아닌가 하며 산에서 내려오다가 주민에게 길을 물어 겨우 찾을 수가 있었다.
산행 들머리
태화산을 등산하는 코스는 4곳이 있는데 최단 시간에 오를 수 있는 영월 흥월리 흥교 마을 주차장(547m)에서 등산을 시작한다(8:32). 주차장엔 십여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고 대형안내표지판이 있었다. 나무에 사과가 달린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나아간다. 금방 나타난 삼거리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산길 초입에 이른다(8:36).
조금 경사 있는 산길로 6분쯤 올라가니 산길은 유순해진다(8:42). 이어 편안한 길로 4분쯤 진행하니 다시 경사 있는 산길이 나타난다(8:46). 활엽수와 떡갈나무가 많은 길로 7분쯤 올라서니 또다시 산길은 완만해진다(8:53). 유순한 길로 3분쯤 나아가자 급경사 된비알 산길이 나온다(8:56).
작은 바위가 박힌 험준한 곳도 나타나고 등산로라고 쓰인 화살표 표지판이 군데군데 달려 있다. 구슬땀을 흘리며 열심히 올라서자 산길은 능선 왼쪽 사면으로 향한다(9:15). 급경사 길을 19분쯤 올라왔으니 1000m가 넘는 고산임을 실감한다. 유순한 사면 길로 낙엽을 밟으며 12분쯤 진행하니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9:27).
거침없이 4분쯤 올라가 하나의 봉우리에 닿자 이정표 푯말이 반긴다(9:31). 영월 흥월 1.8Km, 정상까지 10분이라고 쓰여 있다. 정면으로 태화산 정상이 나무 사이로 조망된다. 산 사면으로 우회한 오른쪽 봉우리는 태화산 정상보다 높은 1030봉우리인데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급경사 청정 숲길로 내려섰다가 호젓한 고요를 묵묵히 즐기며 내린 만큼 올라가 태화산 정상을 밟는다(9:41).
삼각점(영월 23)이 박힌 정상에는 영월군과 단양군에서 세운 두 개의 표지석이 나란히 놓여 있다. 정상의 전망은 빽빽이 들어선 떡갈나무가 에워싸고 있어 조망이 터지지 않고 울타리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산의 정기를 받아 참으로 평온하고 소중한 물건을 얻은 기분이다. 태화산은 가족 같은 포근한 정을 느끼는 육산 이다. 세파에 시달린 지친 사람은 산을 찾아 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할 것이다.
정상을 뒤로하고(10:01) 올라온 길을 역으로 그대로 되 나아간다. 이제 날씨가 조금 좋아져 시야가 어느 정도 열려 산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낙엽이 두껍게 깔려 진한 가을 분위기를 느끼는 좋은 길도 있고 급경사 내리막길은 안전에 유의할 험한 길이었다. 또 하산하는 도중에 산에 올라오는 산객도 만난다. 장년으로 보이는 6명이 함께 올라오는 팀도 보고 단독으로 오르는 젊은 청년도 본다. 예의 바른 그 청년은 공손히 인사를 한다.
하산이 가까울 무렵 왼쪽으로 산 능선이 훼손돼 나무가 없는 아픔의 현장을 안타깝게 바라보기도 한다. 세속의 짐을 내려놓고 아름다운 자연을 통해 이해와 배려와 양보심을 키우는 정도(正道)의 산행을 기분 좋게 마쳤다(11:01).
☺ 산행거리 5.40Km, 2시간 30분 소요(휴식시간 20분 포함) 평균속력 2.35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