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6일 오후 2시50분~ 3시 25분
센터로 들어갔다. 아이들 수가 적다.
선생님 말씀하시길
"오늘은 1학년들 한테 책읽어주기 해 주세요."
민영이가 따라 들어올거라 생각했는데...
아! 민영이는 이제 2학년이다. ㅠㅠ
근데 2학년이 읽어주는 책 들으면 안되나?
아무래도 우리글터 선생님과 책읽어주기에 대해 진지하게 얘기해 봐야 할 듯하다.
방으로 들어가니 TV를 보고있는 1학년 셋.
사내아이 둘, 공주님 한 명 ^^ (나는 딸들이 좋아 ㅎ)
처음 보는 아이들이다.
지금까지 우리글터에서 상처받고도 책읽어주기를 계속했던 이유는
언젠가는 아이들이 책을 좋아해 줄 거라는 희망 때문이었는데....
다시 시작이다.
머리 속이 혼란스럽지만...
귀여운 1학년들.
책읽어주는 선생님이라고 소개했더니 책읽기 싫다한다.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사진을 찍으시려는 선생님
아직 인사도 제대로 안 했는데...ㅠㅠ
"선생님, 일단 사진부터 찍으세요."
이제 나도 여유가 생겼는지, 아님 지역아동센터의 기록남기기를 이해했는지...
대충 <뛰어라 메뚜기>의 중간 부분을 펴 들고 책을 읽는 척 했다.
아이들과 손치기 놀이라도 해서 분위기를 바꿔볼까 했는데
들고있는 <뛰어라 메뚜기>에 관심을 보인다.

<뛰어라 메뚜기>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 보림
숨어있던 메뚜기가 밖으로 나왔다.
뱀이 다가온다
"어떻게 됐을까?"
아이들은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다 알고 있다.
아이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메뚜기
높이 날아오르던 메뚜기가 다시 땅으로 떨어지다 날개를 펴고 나는 장면부터
"아, 재미없다."
더 강력한 이야기가 필요한가?
2,3 학년, 지금까지 나랑 책읽기를 하던 친구들을 생각하며 책선정을 해 왔는데... 책 보며 같이 이야기도 나누려고.... 오늘 왠지 책선정이 무척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사이 태권도 학원차가 와서 남자아이 한 명 나가고..... 그럼 이제 몇명일까요? ㅎㅎ
나의 주특기 '천재고양이가 나왔다' 손치기놀이를 가르쳐 주었다. 여자애랑도 하고, 남자애랑도 하고, 잘 되는 애 있고, 잘 안돼는 애 있고..... 다음에 또 하자 했다.

<따로 따로 행복하게> 배빗 콜 / 보림
이 책은 안 읽으려 했는데.... 애들도 어리고...
그런데 여자아이가 자기 집에 있는 거라며 정말 재미있는 책이라고 읽어달라 한다.
그래 배빗 콜 그림책은 재미있지...
책을 중반쯤 읽었나? 이때부터 두 녀석들이 내 등에 올라타기 시작한다.
울 작은 딸도 많이 치대는데 요즘은 바위 하나 지는 느낌이었는데..
이 두 녀석은 새털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어부바'한 자세로 책을 읽어주었다.
두 녀석이 서로 어부바를 하겠다고 한 놈이 내 등에 타면 다른 놈까지...
아이고 나 죽네... 두 녀석이 같이 등에 올라타니...
그런데... 싫지 않다. 1학년들이라 그런가? 애들이 예쁘다. ㅎㅎ
책을 읽는 건지, 장난을 치는 건지 우째 겨우겨우 책을 다 읽었다.

<만희네 집> 권윤덕 글,그림/ 길벗어린이
두 장을 넘겼다. 만희네가 좁은 연립주택에서 넓은 할머니네로 이사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다음장 만희네집이 이사를 간다.
"애들아, 만희네가 이사간다. 어디로 갔을까?"
손가락으로 길을 따라 가다보니 이삿짐을 만났다.
'제발 그림 좀 보자 아그들아...'
마음 속으로 그림에 집중해 줄 것을 간절히 빌었지만...
아직 어부바 중....
오늘 나는 몸살이 날 것이다.
오랜만에 치대는 아이들을 견디고 있다.
그림을 보기는 보나? 나 혼자 그림책보고 나 혼자 말하고 한다.
"이런 장농 본 적 있어?"
"예, 우리 할머니 집에 있어요."
"야~~ ! 여기는 옥상이네."
"야! 여기 무쇠솥이 있네."
아이들은 책을 보다 놀다 한다.
나 혼자 책을 본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강아지똥>권정생 글 /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흙덩이와 강아지똥과의 만남 까지만 읽었다.
두 녀석의 내 등에 올라타기가 절정에 이르렀다.
책상 위에 올라가서 뛰어 오른다.
레슬링인 줄 아나?
아이고 나 죽네...
"그만 읽자. 한 놈씩은 괜찮지만 둘은 너무 힘들다. 선생님 등 부러진다."
아이들이랑 헤어지는 마당에
'반갑습니다'하며 머리인사, 어깨인사, 손인사, 엉덩이 인사, 무릎인사, 발인사까지 했다.
재미있어한다.
다음에 또 해야지..
두 녀석의 이름을 휴대폰 메모장에 기록해 두었다. 다음엔 꼭 이름을 불러줄테다. ^^
첫댓글 아이고 몸으로 책을 읽어주시고 있군요^^ 정말 수고많으셔요. 체력이 날로 좋아질 듯. 그리고 2학년 아이들도 같이 들었으면 좋겠네요.
반갑습니다 인사 달모임때 가면 가르쳐주세요~~^^ 애들이랑 하면 재미있겠어요.
책읽어주기 경험이 많으셔서 이 같은 상황도 잘 헤쳐나가시는 것 같고 담주에는 아이들과 친해질 것 같네요^^
저도 아이들 이름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 오는데...
근데 다음 번에 만나면 또 다른 아이들이 있어서 별로 소용은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