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하느님..
왜 '하나님'이 아니고 '하나님'인가..
원래 이 세상 목회자들이 목회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혹은 설교를 위해서 많은 책을 봐야하지만 이전까지 나의 독서는 거의 성경, 신학, 신앙, 기독교..이런 범주를 잘 넘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아내의 고향 안동에 와서 도서관을 다니고 선교할때는 거의 한국의 책을 보지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 병 치료하면서 힘을 내어서 다시 책을 읽고자 노력하는 중 귀한 분을 만났습니다.
바로 권정생 선생님인데요....
그 전에 잘 알지도 못했는데 알고보니 선생님이 살던 곳이 바로 안동입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시지겠지만 "몽실 언니"라면 누구나 한 번 들어보셨것이고, "강아지똥" 최근에는 만화영화로 나오는
"엄마 까두리"의 저자죠.
아쉽게도 그 분은 돌아가셨습니다.
우연히 알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알게된 권정생 선생님의 "우리들의 하느님"을 읽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일본에서 어린 시절 보내고, 다시 한국전쟁을 겪고, 지긋지긋한 가난을 겪고, 슬픔을 겪고 이 땅의 모진 눈물의 역사를 살다 가신분이며 안동에서 작은 시골교회옆에서 교회 종지기로 청빈하게 일생을 사셨던 분.
교회에서는 집사님이셨으나, 일평생 예수님처럼 사셨던 분, 자연의 아름다움가 소중함, 평화에 대한 소중함, 그리고 그런 삶을 실제로 사셨던 분.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때까지.....15년 넘게 읽어왔던 그 유명한 신학자, 목사님들이 쓴 소위 베스트셀러의 기독서적보다 더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솔직한 고백입니다.
짧은 묵상집이며 작은 경수필이지만 쉽게 읽을수 있지만 결코 가슴에서 쉽게 내려가는 그런 책이 아닙니다.
위대한 진리는 비록 단 한 마디, 짧은 문장이라고 할지라도 가슴에 남기고 가슴에 울림이 있는데 바로 그런 글, 순수한 영혼에서 나온 글, 오늘날 한국 목사들이..반드시 읽어야만 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 성장주의, 잘못된 번영 신학, 승리의 신학, 전투적인 선교...
축복의 종교 기독교로 변질된 이 시대에....평신도의 삶을 사신 이 분의 말씀이 메세지가 오늘 다시 저를 정화시키고 있습니다.
예수믿는 것이 절대로 번영추구가 아니고 물질적 축복이 아니고 자연과 더불어, 가난과 더불어, 이웃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것임을 그리고 정복해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예수로 자신을 비우고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 알았습니다.
일평생 기독교인으로 사셨고, 예수쟁이로 사셨던 그 분은 다시 우리가 조명해야 할 신앙인이라 생각됩니다.
오히려 아동 문학, 문학계에서는 권정생 선생님에 대한 평가가 "강아지똥" "몽실언니"등으로 나타나지만 오히려 우리 목회자들, 크리스챤들이 경종을 울리며 이 작품들을 바라봐야 할 것 같네요.ㅣ
오늘 특별히 동화를 읽었습니다.
그 분의 동화중..."하느님의 눈물"에 나오는 "산버들나무 밑 가재 형제"를 꼭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어른이 동화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수도 있다고 알게 될 것입니다. 적어도 저에겐 이 작은 동화를 읽으며, 선생님이 살았던 시대의 아픔, 선생님의 일생의 외로움과 삶을 통해서 이 동화를 읽으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언니와 단 둘이 사는 자재 남매가 있었는데 하루는 언니가 시집을 가고, 외로운 동생 가재가 하나님께 기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렸을적 부모가 없이 언니와 단 둘이 살던 동생 가재에겐 언니가 시집가는 날이 가장 슬픈 날이였겠죠.
그 동생 가재가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동생 가재는 물 속에서 캄캄한 하늘을 쳐다보았습니다.
"하느니임!" 하고 불렀습니다.
"......"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하느님!"
"......"
역시 대답이 없습니다.
"오늘은 우리 집까지 안 오셨어요?"
"......"
"왜 대답이 없으셔요?"
"......"
"대답하기 싫더래도 들어 주셔요."
"......"
대답이 없는데도 동생 가재는 자꾸자꾸 말했습니다.
"하느님네 언니도 장가 갔나요?"
"......"
"엄마하고 아부지 돌아가셨구요?"
"......"
"하느님도 이 담에 튼튼해지면 장가 가셔요?"
"......"
"하느님은 밤중에 혼자 있어도 무섭잖으셔요?"
"......"
"대답 않으셔요?"
"......"
"자꾸 가만 계시면 내가 울 거예요."
"......"
동생 가재는 그만 콧등이 시큰시큰거렸습니다.
하느님은 그래도 아무런 대답이 없고 대신 바람이 물결을 쓸고 갔습니다. 물 속 별빛이 징그럽게 일렁거렸습니다.
"하느님, 무섭다아!"
동생 가재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했습니다. 바람이 잇따라 거세게 불고 물결이 출렁대었습니다
이런 동화가 사람을 울적이게 합니다.
이 후 다음 날 옆 집 할머니 가재가 동생 가재를 발견하고 위로합니다.
"하나님은 바로 네 곁에 있단다...다만 하나님은 너무나 작게 말씀하시기에 너가 못들은 거야"
그 후론 동생 가재는 늘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씩씩하게 산다는 내용인데.........
이 작은 동화에 슬픔이 있습니다.
부모를 잃는 어린 아이의 슬픔, 사랑하는 언니야를 보내야하는 슬픔, 그리고 혼자 남아야 하는 외로움의 슬픔,
그리고 하나님을 찾지만 기도에 응답하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에 대한 슬픔.
이 슬픔이 바로 일제시대, 6.25전쟁과 가난, 그 당시의 아픔을 겪었던 선생님의 아픔에서 나왔겠죠.ㅣ
그러나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만큼 우리에게 위로를 주는 내용입니다.
일평생을 평신도로 교회 종지기로 사셨고, 청렴하게 사셨고, 가난하게 사셨고, 살아있는 양심이 되라고 하셨고 그렇게 살았던 분, 대형화되고 물질화 되는 교회를 향해....가난한 예수님을 따르라고 외치시는 그 분의 목소리가 오늘을 사는 선교사에게 큰 울림이 됩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타락을 봅니다.
너무 부자가 되어서 너무 배불러서 돈이 많아서 타락한 한국교회를 봅니다 . 그렇다고 제가 광야의 의인은 또 아닙니다.
동일한 타락자이며 동일한 타락한 기독교 세계에 살고 타락한 한국교회에서 살고 있습니다.
다시 한국교회가 가난을 회복하기 소망합니다.
다시 한국교회가 영광을 회복하기 소망합니다. 돈이 많아서 대형교회 멋진 교회당의 영광이 아니라 핍박과 죽음과 가난속에서도 눈물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존귀히 여겼던 위대한 우리 선조들의 그 하나님....그 순수 복음,,,그 고난의 십자가 복음이 이 땅에 다시 영광스럽게 회복되게 소망합니다.
일년간 파송교회가 없이 가난한 선교사로, 비참한 선교사로 살았던 것이 절대 원망스럽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권정생 선생님의 동화를 보면서 다시 각오하는 것은
절대로 복음을 전하는 자로 초심을 잃지 아니하고 축복의 복음, 축복받은? 선교사로 살지 아니하고 일평생 검소와 절제로 내 인생을 살고 사람을 세우고, 태국 사람들의 눈물을 닦는 지극히 작은 종으로서 선교사가 되길 다짐해봅니다.
첫댓글 "초심을 잃지 않고."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의 본심입니다.
저도 처음사랑을 회복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