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제(祈雨祭)를
지낸 것처럼
오랜만에
반가운 비가 내린다.
메말랐던 논과 밭에
생기가 돈다.
그런데,
내 집과 직선거리
약 150M
태평소(太平簫) 소리가
과수원을 가로 질러
내 방 창(窓)을
선명하게 두드린다.
같은 음계를
몇번 반복하는 것으로 보아
이제 막
배우는 단계로 느껴진다.
하지만
소리가 참 좋다.
태평소(太平簫)는
우리나라 고유의 관악기로
단단한
나무로 만든 관(管)에
여덟 개의 구멍이 있다.
아래 끝에는
깔때기 꼴로 된 놋쇠를 대고
부리에는 갈대로 만든
혀를 끼워서
윗 입술
아랫 입술 사이로
얇은 바람을 세게 불어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종묘제례악, 농악,
불교의식 재(齋) 등에서
폭넓게
연주되고 있다.
악기(樂器)의 소리는
길을 걷다가도
잠시 뒤를
돌아보게 하는가 하면
가는 걸음을
급히 멈추게 하여
심금(心琴)을
울리기도 하는 위력이 있다.
특히,
북, 징, 장구, 종(鐘),
괭과리, 방울, ...
이와같은
소리 기물(器物)들은
토속 신앙과
불교와 관련이 깊어
묘(妙)한
기분을 만들고
종교심을
유발(誘發) 시키며
자칫
구심점(求心點)을 잃어
편향적(偏向的)으로
집착하기도 쉽고
소리를 내는
장소와 분위기와도
절대
무관하지 않다.
그렇다면,
그 소리가 뭐길래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소리는
심중의 응어리를 가열하여
영혼(靈魂)을 불러내며
불러 낸 영혼은
기분이 좋아져
콧바람 노래로 이어지고
들썩들썩 어깨춤은
덩실덩실 전신(全身) 춤으로
영혼(靈魂)이
춤을 추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명(神明)난다고 표현한다.
무용(舞踊)!!
무(舞)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에 맞춰
발과 다리를 어긋나게 해서
춤을 추는
서양 춤을
말하는 것이고,
용(踊)은
북, 징, 장구, 괭과리
방울, 태평소 소리에 맞춰
발과 다리를
가지런히 하여
위로 뛰어 오르면서
춤을 추는...
우리나라의 전통 춤은
용(踊)에 해당되어
춤 출 무(舞),
뛸 용(踊)의 합성어로
무용(舞踊)이 되는
논리이다.
그래서인지,
대개 여성들은
목사(牧師)나 신부(神父) 보다
산속에서 생활하고
산속에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승려(僧侶)들께
관심이 더 가는지도 모른다.
그러다가도
과유불급(過猶不及)으로
불미스런 일도
종종 발생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우리 고유의 소리는
벌레도
침범 못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민족의 한(恨)이 스며든
우리 민족을
대변하는 소리이자
자연에 대한
외침이며
절대 영구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우리의 민족과
동일 선상(線上)에 있는
인디언 처럼...
이왕
인디언이 언급되었으니
인디언 토템(totem) 중
신성시하는
곰, 까마귀, 고래는
우리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곰은
우리의 단군설화(檀君說話),
까마귀는
동양 신화 삼족오(三足烏),
고래는
울산 반구대 암각화에도
잘 나타나 있으며
놀이도 또한,
손가락 사이에
실로 모양을 만드는 실뜨기와
윷놀이가
그 형태나 방법이 비슷하고
특히,
인디언들의 신앙(信仰) 중
가장 보편적인 것이
정령(精靈)들과 교접(交接)으로
북을 치고 방울을 흔드는
우리의 무속(巫俗)과도
전혀 다르지 않으며
그리고,
각 사물마다
영(靈)이 존재한다는
믿음과
사물의 영(靈)은
자신보다 높은 것이지만
사물 그 자체는
사람보다
낮다는 개념을 갖는다.
캘리포니아 인디언 출신
수의사(獸醫師)는
북을 치고
방울을 흔들며
가축들을
치유한다고 한다.
참으로
이상하리 만큼 흡사하다.
어쩌면
저 찬란했던
잉카문명,
멕시코 문명의 근원도
아시아
동방(東邦)에서
물 건너 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분명
인디언들은
우리 조상의 시발점과
동일 선상에 있지 않은가 하는
신묘(神妙)한 기대감에
동족애를 느끼며
인디언의 영혼(靈魂)은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利己的) 인가를
깨닫게 해 준다.
우리는 자연을
완전히 정복하고 살고 있지만
그들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삶의 방향을 잡고
영감(靈感)을
얻고 생존해 가면서
자연을
어머니, 스승으로
그 모든 것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며
자연의 그 어떤것도
전혀 불평하지 않고
서로에게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
이것이
인디언의 영혼(靈魂)이다.
민주주의
개념이 아니어도
얼마나
자연스러운 삶의 원칙인가?
참 아름다운
영혼이다.
우리는
흉내라도 낼 수 있을런지...
甲辰年
六月 第二十三天
寓居泗川 灑落堂
律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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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하지(夏至)에서...
律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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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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