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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이어 여름바람, 가을바람, 겨울바람까지!”
4월 30일 '다른 세상을 만드는 40일 순례, 봄바람'의 순례를 마무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배선영 기자
“힘이 듭니다만, 오늘 힘이 솟았습니다. 그동안 아픈 곳, 고통받는 곳, 억압받는 곳, 빼앗기는 곳에 가서 보고 만나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의 참 이웃을 만났습니다.”
4월 30일 ‘길 위의 신부’ 문정현 신부(81)와 평화바람 활동가들의 ‘다른 세상을 만나는 40일 순례, 봄바람’을 마무리하는 문화제가 열렸다. 이로써 3월 15일 제주 강정에서 시작해 전국의 투쟁 현장, 사회적 약자들이 있는 70여 곳을 찾았던 순례가 마무리됐다.
문정현 신부는 봄바람 순례 기간 만난 이웃들이 “고통의 처절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잘못해서가 아니고 재벌들이 권력과 결탁해서 자기 이익에 눈이 멀어서 아껴야 할 사람을, 존중해야 할 사람을, 함께해야 할 사람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믿을 곳은 재벌이나 권력자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며 “이제 시작이다. 봄바람에 이어 여름바람, 가을바람, 겨울바람을 내자”고 말했다.
문정현 신부. ⓒ배선영 기자
"차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지금당장 기후정의"
봄바람이라기엔 너무 강하게 불었던 이날, 종로 한복판에 봄바람 순례단이 찾았던 투쟁 현장의 깃발들이 나부꼈다. 문화제에 앞서 순례단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종로까지 행진을 했고, 풍물패, 강정평화합창단 등의 공연과 순례길 영상 상연,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발언 등이 이어졌다.
문정현 신부와 사람들은 '차별 끊고 평등으로, 전쟁연습 말고 평화연습, 일하다 죽지 않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 지금당장 기후정의'를 외치며 응원과 박수를 보냈다.
현대기계건설의 사내하청 서진이엔지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변주현 씨는 “해고돼 천막 농성을 한 지 640일째다. 고용노동부에서 4개월 만에 불법파견이 맞다고 시정명령을 했는데도 원청은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웃으면서 투쟁하겠다”고 외쳤다.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염희정 씨(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장)는 “3월 21일 봄바람 순례단의 방문이 우리가 농성 중 받은 가장 큰 위로와 용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장학재단은 저소득층 취약계층, 사회적 약자의 교육을 지원하는 곳인데, 재단에서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콜센터 노동자와 소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권친화적인 보호소는 없다”고 외친 이주민, 후대에 전쟁이 아닌 평화를 물려주고 싶어 마을을 지킨다는 소성리 주민들, “하늘로 간 4대강 사업”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대책위,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기후위기 비상행동 등이 발언했다.
봄바람 문화제에는 순례길에서 만난 이들이 '기후위기와 생명', '평화와 군사주의', '차별금지', '노동' 분야별로 발언에 나섰다. 노동 분야에서는 (왼쪽부터) 동국제강 고 이동우 씨 유가족, 아시아나케이오 해고 노동자, 현대건설기계 하청 서진이엔지 해고 노동자,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장 등이 발언했다. ⓒ배선영 기자
순례단은 4.30봄바람 선언에서 “한반도 동쪽으로는 핵발전소와 그 전기를 실어 나르는 송전탑이, 서쪽으로는 평택-군산-성주-제주를 잇는 전쟁연습이. 수도권에서 가까운 지역에는 폐기물 처리장이, 농촌 곳곳에는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지구의 껍질을 모두 벗겨내는 개발의 실체를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어디에나 하루를 십 년처럼 온 힘을 다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투쟁하는 사람들이 이 사회를 연대의 사회, 조금 더 안전한 사회로 만들어 왔다”며 “기후, 평등, 평화, 노동의 위기를 걷어내기 위해 더 자주 더 가까이 다가가 얼굴을 맞대고 함께 투쟁하며 평등, 평화, 생명의 세상을, 다른 세상을 우리의 힘으로 열어 가자”고 당부했다.
문정현 신부가 문화제에서 봄바람 순례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배선영 기자
40일 순례길에서 만난 다른 세상을 향한 외침
(제주) 제주 군사기지화 저지. 제주해군기지 폐쇄 / 고용보장 없는 칼호텔 매각 저지 /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하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당장 철회하라
(울산) 검찰은 불법파견 현대건설기계를 기소하라. 불법파견 중단하라
(경산) 코로나19 의료공백 진상규명 의료공공성 강화
(경주) 월성 원전 인접주민 이주대책 마련하라
(대구) 차별 없이 평등하게 무슬림 혐오 중단 / 한국장학재단 콜센터 민간위탁 폐지하고 정규직 전환 쟁취하자
(밀양) 밀양X청도 송전탑 철거로 기후정의 이뤄내자 / AIG보험관리자 갑질 규탄및 부당행위 규탄한다
(성주) 소성리에 평화를. 불법 사드 당장 빼라
(군산) 새만금신공항은 미군기지 확장이다. 새만금 신공항 철회하라
(영광) 영광 한빛 핵발전소 영구 폐쇄하라
(순천) 대양판지는 민주노조 탄압 중단하고 중대재해 재발방지 하라
(목포) 세월호 진상규명 생명안전사회 만들자
(무안) 광주 군공항 무안이전 반대한다
(하동) 지리산 그대로. 산악열차 반대한다
(세종) 택시 노동자 완전월급제 쟁취하자
(대전)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진상을 규명하라
(천안) 위력에 의한 성폭력 2차 가해 중단하라
(아산) 청소년 노동권 보장하라
(예산) 시골 마을 파괴하는 산업단지 반대한다
(청주) SK하이닉스 LNG발전소 건설 즉각 중단 / 트랜스젠더는 어디에나 있다
(평택) 한미연합훈련 반대한다. 전쟁기지 필요없다
(삼척) 삼척 석탄 화력발전소 즉각 중단하라
(강릉) 노동착취 부당해고 씨스포빌 해운노동자 일터로 돌아가자
(양양) 설악산 그대로. 케이블카 반대
(인제) 접경지역 주민들에게도 평화를
(춘천) 유천초 교사 부당징계 규탄한다. 지키자 학교민주주의
(홍천) 홍천 양수 발전소 송전탑 건설 계획 백지화하라
(봉화) 백두대간 고압송전탑 건설계획 철회하라
(강화) 한강하구에 평화를
(인천공항) 인천공항 출국 대기실 비정규직 공무직 전환과 고용승계 쟁취
(영흥도) 영흥도 화력발전소 즉각 폐쇄
(의정부) 기지촌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특별법을 마련하라
(수원) 더 이상 죽지 않게 모두가 안전한 일터를 만들자
(안산) 공단 노동자 쉴 권리를 보장하라 / 건설 노동자 안전하게 일할 권리 / 잊지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부평) 비정규직 대량해고 악질 GM자본 규탄한다 / 쿠팡은 부당 노동행위 중단하라
(서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하라 / 장애인 권리를 권리답게 보장하라 / 두산은 석탄발전소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보복소송을 멈춰라 / 기후악당기업 포스코와 삼성 규탄한다 / 대기업의 이윤 말고 에너지 공공성과 정의로운 전환 보장하라/ 군부지원 중단하라 미얀마에 민주주의를 / 국회는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 외국인보호소 당장 폐쇄하라 / 우리가 한국전쟁을 끝내자 / 전쟁연습 중단하고 남북합의 이행하라 / 용산 미군기지 오염 문제부터 해결하라 / 군비증강을 멈춰라 / 세종호텔 코로나 핑계 표적 정리해고 당장 철회하라 / 아시아나케이오 부당해고 해결하라 / 산재사망 책임 원청기업 동국제강은 유족에게 사죄하고 문제해결에 나서라 / 가습기살균제 참사 11년 SK는 제대로 배상하라 / 원하청공모 노조파괴 세브란스병원은 사죄하라 / 파리바게뜨 노조파괴 즉각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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