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24-72
첫 시집을 발간하며
아리랑시인
“말은 바람처럼 사라지고, 글은 지문처럼 고지한다.”
밀레니움 시대의 새천년을 알리는 2000년도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해외 어학연수를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Chico대학에서 하게 되었다.
하루는 현지 주민 클럽으로부터 40명이 단체로 점심초대를 받아서 참석하게 되는 일정을 알게 되었다. 나는 본능적인 한국정서로 미루어 선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차, 하지만 현지 선물문화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탓에 필자는 도착하자마자 한국에서 가져간 선물을 모두 연수담당 관계자 및 도우미에게 나누어준 터라 더 이상 줄게 없는 빈손이어서 여간 난감한 심정이 아닐 수 없었다.
‘궁하면 통한다.’
궁여지책으로 시를 써서 선물하기로 하였다. 새벽에 기상하여
현지에서 ‘치코’ 사람이라고 부르는 ‘치코인’을 주제로 시를 썼다.
초대받은 당일 회식에 앞서 시낭송을 하게 되었다.
시낭송 반응은 동료들은 물론이거니와 원어민들이 너무나 호의적으로 환대하였다.
바로 다음날 초대한 클럽 팀과 친선 야구경기가 있었다.
관람하시던 할머니 한분이 필자를 보고 당신은 시인이라고 하시는 말을 그냥 흘려들었다.
어학연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어느 날 원어민 할머니의 멘트가 새삼스럽게 생각났다. 날보고 ‘시인’이라고 했는데 그럼 시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 가슴에서 솟아올랐다.
그날이후 지금까지 꾸준하게 창작생활을 하여 마침내, 생애 첫 시집을 발간하게 되어 새삼 감회가 남다르다.
어학연수 후 10여년이 지나서 한국 이벤트 행사에 참석한 일부 현지인은 당신은 치코에 다시 방문해야 한다는 인상 깊은 말을 남기고 떠났다. 생애 버킷리스트가 있다면 Chico대학 교정에 ‘치코인’ 시비를 꼭 세우고 싶다.
필자는 ‘남한강’ ‘연’ ‘커피’ 등 시상과 ‘이름시문학’ ‘어록’을 쓰고 있다.
치 코 인
羽化 심병섭
망망한 태평양의 넘치는 기상으로
웅대한 꿈을 펼치는 사람
광활한 대지의 넉넉한 기운으로
가없는 사랑을 나누는 사람
한낮의 뜨거운 열기처럼
활화산의 열정으로 정진 하누나
밤하늘에 가로지른 은하수 같이
동서양을 구별 않고 손을 잡누나
성난 파도가 무인도에 가두어도
치코인은 결코 좌절하지 않으리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 다가와도
치코인은 끝내 헤쳐 가리라
뜨고 지는 태양이 영원하듯이
치코인의 발전도 영원하리라
하 많은 잔별들이 영롱하듯이
치코인의 보람도 영롱하리라
대희년 치코 연수중에
2024.3.21
이름시문학 연구소장
羽化 심병섭
첫댓글 영시와 앞뒤면에 새겨야겠지요?
고맙습니다.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