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방녕(本固邦寧)"
작성자:장경식
작성시간:2019.09.27 조회수: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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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방녕(本固邦寧)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는 말이다.
本 : 근본 본(木/1)
固 : 굳을 고(囗/5)
邦 : 나라 방(阝/4)
寧 : 편안할 녕(宀/11)
백성은 국가의 뿌리다. 뿌리 없는 풀이나 나무가 있을 수 없듯 백성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서경(書經)은 강조한다.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民惟邦本 本固邦寧).”
백성이 국가의 뿌리임을 밝히는 민본(民本)사상이다. 그 핵심 덕목은 위민(爲民), 곧 백성을 위하는 것이다. 이는 조선 개국의 설계자이자 조선의 최고법전인 조선경국전(朝鮮經國典)을 편찬한 정도전이 추구했던 사상이기도 하다.
그는 백성의 마음을 얻는 방법은 낙생(樂生)에 있다 했다. 즉 백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북돋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상은 이미 동양에선 백성은 물이요 임금은 배라는 민수군주(民水君舟) 사상으로 정립됐다. 백성들이 임금을 받들지만, 잘못 하면 배를 엎을 수 있다는 경책이다.
황위 찬탈을 했다는 비판이 작지 않지만, 재위 23년간 공정한 정치를 펼쳐 정관지치(貞觀之治)라는 찬사를 받는 당나라 2대 황제 태종 이세민이 신하들과 문답을 주고받은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제왕의 필독서로 꼽힌다.
이 가운데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라.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君舟也 人水也 水能載舟 亦能覆舟)”라는 글귀가 눈길을 끈다.
이미 전국시대 '순자'가 말한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엎기도 한다(君者舟也 庶人者水也 水則載舟 水則覆舟)”는 경책과 궤를 같이한다.
민본의 중요성은 조선의 천재 매월당 김시습의 산문 '애민의(愛民義)'에도 잘 나타나 있다.
매월당은 “민심이 돌아와 붙으면 만세 동안 군주가 될 수 있으나,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하루가 못 가 필부가 된다(民心歸附則可以萬世而爲君主 民心離散則不待一夕而爲匹夫).”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가족과 친인척 의혹이 날로 커지고 있다. 문재인정부를 보는 민심 또한 악화하는 등 예사롭지 않다. 청와대는 귀담아들어야겠다.
소통을 강조하며 자신은 아랫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다는 지도자라도 듣기 좋은 말만을 담게 된다. 반대되는 측의 쓴소리라도 반영해야 진정한 소통이라 할 수 있다. 정의는 나라의 근본임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