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제가 보이차를 마신 건 3년 쯤 되었을까요?
2006년 어느 겨울날 철관음을 사러 간 인사동 모 차가게에서
주인장 아주머니가 홀짝홀짝 마시는 뻘건차를 얻어 마시게 됐습니다.
"와~ 뭔놈의 차를 주구장창 많이도 마신다" 그런 생각에
"저도 한잔 주세요"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땀을 뻘뻘 나게 했던 그 차가 보이차라고 하더군요
너무 신기했습니다. 마치 반신욕을 하는듯~
새로운 경험이기도 하고, 전에 푸얼차라고 들어보기도 해서
200g 소분된 차를 샀습니다. 그리고 보물 마냥 들고와서는
오는 길에 한점 구입한 1만원 상당의^^ 고가 유리 자사호에 신나게 우려 마셨습니다.
그런데 땀은 잘 안나더군요 '후끈'도 없고 ㅜ.ㅜ
목구멍을 따끔따금하게 했던 그 숙차가 뭐가 그리 좋았는지...
유리자사호 출수구가 누래 질 때까지 정말 충성을 다했습니다.
그때가 지금 결혼한 우리 와이프랑 연애 할 때 였는데
거의 토요일이면 인사동에 가서 닭도리탕, 두부정식, 게장백반 등 어쩌구저쩌구를 먹고는
전통찻집에서 7000원 정도 하는 보이차를 우려 먹였습니다.
"단맛이 느껴지니?"... "다 마시고 나는 향이랑 달콤함이 회감이야"
"보이차 마시는 사람은 엽저를 봐야돼" 등등
겨우 소분된 보이차랑 그외 두서너가지 보이차만을 알던 시절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놨고^^
그 덕분인지 결국 저는 결혼에 골인을 했습니다. 카카카~
그리고 와이프는 저의 차생활의 절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헉
그러던 와이프가 이젠 보이차 대신 보리차만 마시는 겁니다.
사설이 너무 길었죠~ 죄송합니다 ㅡ.ㅡ
임신을 했거든요 ^^v
녹차 커피는 물론 생수도 안 마십니다. 뚜껑이 불완전하면 세균 감염 위험이 있다나요~
어쨌든 저희집 냉장고에는 항상 보리차가 그득그득합니다
그래서 저도 한집에 사는 이상 보리차를 애용합니다.
뭐 보리차가 보리차지요.....
그러면서 한 한달쯤 지났나요?
거의 자정이 넘어 퇴근한지라 보이차를 우리기도 귀찮고해서
보리차를 따끈하게 데워서 마셨습니다
그런데 아니!!!!
이거 마트서 파는 동서보리차 맞아???????????
너무 맛있는 겁니다.
물론 길거리표 루이바통 가방이 명품 루이비통이 될 수는 없지만
보리차를 물이 아닌 차로 마시는 순간
단맛, 감칠맛, 구수한 향 이런것들이 느껴지는 겁니다.
이런 낭패가 있나 ^^
차향님이 주신 황편차, 껑차, 곡화차(사실 이것 밖에 없습니다 ㅜ.ㅜ)가 부끄럽게
그 순간에 보리차가 정말 감로주 였습니다.
흔히 말하는 명차, 인급 호급은 물론이거니와 80년대 90년대 명품차를 마셔본 적은 없습니다
물론 매우매우매우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야근에 지친 몸에 따끈한 보리차 한잔이 정말 좋았습니다.
흔한 보리차도 '차'로 대접해주니 그 이상의 기쁨을 선사하더군요
여기 회원님들도
오늘은 보이차 대신 보리차 한잔 어떻습니까?
보리차라고 생각하지 말고 차라고 생각하고 마시면 새로운 맛이 보입니다 ^^
캬~ 단맛도 수준급입니다.
첫댓글 PS: 챠향님, 무설자님, 모른당님, 등 여러분들의 글 너무 잘 읽고 있습니다. 매일 눈팅만 하다 술기운 빌어 감사 대신 부끄럽지만 소소한 이야기 올립니다. 그렇다고 보리차 매일 드시지는 마세요.... 보리차는 보리차일뿐 ㅎㅎㅎ
고맙습니다. 보리차든 보이차든 요즘은 수분을 섭취하는 게 좋은것 같습니다. 저도 보리차 좋아한답니다.
무소의 뿔처럼 밀고가자자자자잦 ~짜-- 보2마시러 ----------
ㅎㅎㅎ
"이----->리" 북한식 발음 같은 데요
whgek==> 한글자판으로 해석소.....
보'리'차도 마시고 보'이'차도 마시고...ㅎㅎㅎ 참 글을 편하게 쓰십니다. 이렇게 일상의 차생활을 글로 나누어주시면 읽는 이들은 행복하답니다. 그래서 저도 뜨끈한 보리차 한 잔^^
그렇지요*^^*
행복감이 묻어납니다. 저도 보리차 한잔 끓여 마셔야 겠습니당*^^* 고맙습니다. 검은소님
웬!! 보리차 열풍 차나 물이나 가리지 말고 마이 마시면 좋지요 ㅎㅎㅎ
보리차 정말 좋아요! >_<; 저도 없어서 못먹는차가 보리차입니다. ㅠ.ㅠ;;
보리차...구수함이 전해집니다 생수를 마시면서 보리차를 안마신데 언젠지 손꼽아보니 아이들이 우유식이 끝나면서 끝나버렸네요 작은아이가 18살이니 꽤나 오래된듯하네요 편안한글 잘 보았습니다
차를 모르는분들은 보이차라고주면 "웬 보리차맛이 이래 " 하고 인상을 쓰는데 ㅎㅎ 오늘 보리차 함 끓여봐야겠네요^^
옥수수차 +보리차+결명자+둥굴레+오가피껍질 당장 끓여 마셔야지 보이차 만나기 전 메뉴예요
검은소님께서 마시는 차중에서 님에게 가장 좋고 차기가 젤루 센놈은 ===>보이차도 보리차도 아닌 ``酒茶`` 인듯 합니다...왜냐구요..ㅎㅎ...``술酒기운 빌어``...안하시던 말씀도, 글도 쓰시니...ㅎㅎㅎ..안그런감유..ㅎㅎ
ㅎㅎㅎ 차기가 세기로는 酒茶를 따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살짝 술기운 빌려 글 올렸는데 많은 댓글 보고 깜짝놀랐습니다. 내 마음의 차향은 방문해서 새 글들 읽는 것만으로 행복해지고 재미가 참 솔솔합니다. 앞으로는 용감하게 자주 글도 올리고 활동하렵니다~ 워낙 차생활이 미천한지라 감안해주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