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사ㅡ삼족을 면하라 ㅡ질기고 오랜 연좌제의 뿌리 ㅡ모반이나 대역을 꿈꾸다 들키면 ㅡ삼족을 멸하는 엄한 처벌을 받았다 ㅡ

[경운이]

뜻밖의한국사

삼족을 면하라_ 의 삼족은 누굴까..?
(질기고 오랜 연좌제의 뿌리.)

모반이나 대역을 꿈꾸다 들키면 삼족을 멸하는 엄한 처벌을 받았다.

죄를 지은 당시자뿐 아니라 친족까지 죄를 물어 연좌(緣坐__사건에 연루되어 있음을 뜻하는 連坐와는 다름.)
하는 것은 우리나라 옛 형벌제도의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그렇다면 삼족은 어디까지를 말하는 것일까_?

태종은 왕권강화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었다.

특히 외척이 왕비와의 관계를 빌미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 바람에 왕비 민씨의 네 동생이 차례로 죄 없이 죽임을 당했다.

태종 9년에 먼저 위의 두 형제인 민무구, 무질 형제가 죄를 받게 되었는데, 이때 이들 형제를 옹호했던 우의정 이무,이빈 등 많은 신하들도 처벌받았다.

모반죄라면 참형을 당하고 연좌하여 삼족이 벌을 받는 중죄에 해당된다.

이무가 먼저 잡히고, 이빈 등 5명은 귀양을 보냈다.

10월 5일 이무는 목이 잘려 죽고, 이듬해 1월에는 각기 다른 지방에 귀양가 있던 나머지 5명도 참형을 당했다.

이어 죄의 씨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대신들이 그들의 아들들을 처형하자고 주장하나, 태종은 들어주지 않고 대신 귀양을 보낸다.

이때 귀양간 사람들은 이무 등 여섯 죄인의 아버지, 아들, 형제와 큰아버지,작은아버지,조카 등이었다.

또 죄인의 처와 어머니와 자매등은 노비로 삼았다.(태종 10년 2월 7일)
반면 출가한 딸의 남편,즉 사위는 형을 면제받았다.

이를 통해서 보면 三族이란 죄인을 기준으로 아버지와 형제자매,
나의 형제자매, 아들의 형제자매를 뜻하는 것이다.

이를 姓이 같은 부계혈연(父係血緣)의 삼족이라 하여 동성삼족(同姓三族)이라고 했다.

그 뒤에도 여러 번 삼족을 처벌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대체로 동성삼족이다.

동성삼족이 처벌당하는 것만 해도 당시로서는 아주 엄중한 처벌이었다.

조선 시대에는 명나라의 법률에 따라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반역ㆍ반란의 죄인은 능지처참,
아버지와 16세 이상의 아들은 교살형,16세 이하의 아들과 어머니, 처첩,조손, 형제자매 및 아들의 처첩은 공신가의 종으로 삼고 모든 재산을 몰수하여, 백숙부와 조카는 3천리 이상 먼 곳으로 유배 보낸다.

다만 80세 이상의 남자,
중병환자, 60세 이상 여자,
정혼한 남녀, 자손으로서 양자로 출계한 자는 연좌제를 면했다.

이 법에 따르면 죄인의 아들의 약혼녀, 그 딸의 약혼남은 아직
그 가문의 사람이 아닌 것으로 봐서 용서해주었다.

이 밖에 잔인한 살인범에 대해서도 연좌를 시행했는데 처자와 동거하는 가족 모두를 곤장 100대를 치고 유배 보냈다.

그러나 이 법은 왕의 성품이나 사안에 따라 다르게 처리되었다.

민무구ㆍ민무질 형제의 사건에서도 유기의 아우 유한은 처음에 종의 신분이 되었지만, 충성심이 가상하다 하여 임금이 특별히 사면을 내렸고, 세종때 벼슬이 참판까지 올랐다.

역적의 아우라고 죄 주기를 청하는 대신들이 있었지만 세종은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사실 조선시대에 실제로 삼족을 멸한 사건은 거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