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기 생활도 조금씩 자리가 잡혀가는 모양샙니다.
이 공동체 안에 있는 회원들(이웃?)과도 친해지고 있고, 작업도 시작이 된 상탠데요,
근데 제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자화상 드로잉'은, 시작을 하긴 했는데... 앞으로 나아가지를 못하고 있답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면요,
여기로 오면서 새로운 스케치북까지 사가지고 왔는데, 그래서 8월에 접어들면서 고삐를 당겨 일을 시작해놓긴 했는데, 정상적인 작업은 아직 안 되고 있다는 얘긴데요,
'자화상'이란 게, 어차피 거울이 있어야 하게 되는 그림인데,
이 숙소(여기 모든 숙소)엔 화장실에 있는 거울 빼고는 없거든요?
그렇다고 화장실에 가서, 그것도 서서... 그림을 그릴 수는 없고,
그러다 보니, 그림 작업이 제대로 돼 주질 않는다는 겁니다.
'오늘은 이런 식으로 그려아지.' 하고 생각까지는 해두곤 하지만, 실제로 남겨지는 그림은 엊그제 이 '본 집'으로 들어오기 전에 '임시 집'에 있을 때, 그 방에 있던 다른 건물에 설치할 거울이 있어서 그걸 이용한 이래(딱, 하루),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릴 수 없어섭니다.
그 다음 날 거울들을 다 가져가 각각의 숙소에 설치했기 때문이거든요.
그냥, 거울을 하나 사면 될 문제이기는 한데,여기서는 불가능한 일이라 어딘가 큰 도심에 나가야 하는데, 제가 차가 없는 사람이라, 나가기도 힘들 뿐더러... 누군가에게 부탁하기도 애매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며칠을 보내고 있네요.
그래서 한 자유로운 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여기에 한 번 오라고 했더니, 온다고까지 해서, (제가 왜 여기에 있는지 상세한 얘기까지는 하지 않아서, 그도 제가 여기에 왜 와있는지도 모르는 상탭니다.)
그럼, 오는 길에 거울 하나를 마련해 오라고 했더니, 그러겠다고까지 했는데,
그것도 복이라고(?), 오늘 자는데 전화 소리가 들려 깨어났는데,
뭔가 일자리가 생길 것 같다면서, 지금 인천에 가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그 친구가 올 가능성은 없어진 거고......
사실은 서울에서 올 때 거울 생각은 했었는데,
어차피 서울에도 거울은 하나 있어야 하는 데다, 짐을 싣고 오는 중에 깨질(?) 우려도 있어서,
'현지에 가서 구하지, 뭐......' 했던 게,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겁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짐을 실어온 조카 부부와 여기 주변 관광을 다닐 때(차가 있을 때) 도심에서 하나 사오는 건데,
그 순간엔 그 생각을 못하기도 했고, 또 미적대다가 그 기회를 놓쳐버렸던 건데요,
여기서 거울을 사오겠다고 '읍' 정도의 도심으로 나가기도 그렇고(대중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서),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도 거울을 사서(거울은 어디서 사나요?) 들고 돌아오다가 깨트릴 우려도 있어서,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랍니다.
그러데 저는 일상적으로 '자화상 드로잉'을 하는 사람이라,
어디 여행을 하거나(장기간), 이럴 경우엔,
꼭 이런 어려움과 직면하게 되는데요,
이래저래 저에겐 쉽지만은 않은 일이네요......
첫댓글 바로 오늘 오후에, 거울이 생겼습니다.
'다이소'에서 샀다는데, 5천 원이라니... 거울 장사들 다 망하게 생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