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0일 우리나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였다. 많은 국회의원이 나오고 그들이 당선을 기뻐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분들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 했을까? 혼자서 의문을 던져 보았다. 남의 앞에 서는 사람은 어떠해야 할까? 가정이든, 단체이든, 교회이든, 사원이든, 국가이든 그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오늘 우리 사회의 지도자들은 그 자질이 어떨까?
코끼리는 암 코끼리 즉 할머니가 대장이 되어서 가족을 이끈다고 한다. 할머니 코끼리는 먹이와 물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을 안다고 한다. 그 길이 생명의 길이겠지, 그래서 시간이 걸려도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그리고 마침내 물이 있는 곳에 도달하게 되고 가족은 여기서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휴식을 취하게 된다고 한다. 지도자(指導者=知道者)는 가족 생존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는 것이다. 유능한 코끼리 지도자는 가족들이 안심하고 따라오게 할 뿐만 아니라 전연 불안해하지 않도록 인도한다. 코끼리 대장이 길을 모르면 그 가족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자연의 모든 현상을 보라, 코끼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그래서 지도자가 능력이 다하여질 즈음에 새 도전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사라져 간다. 엄연한 자연의 법칙인가 보다.
인간사회는 좀 더 복잡한 체제를 갖추고 있고 지도급에 선 사람들의 수도 많다. 그런 류(類)에 속하는 사람 중 국회의원도 포함된다고 본다. 대통령을 위시한 많은 책임을 지고 있는 분들, 자치단체장들, 국회의원을 위시한 자치단체 의원들이 이에 속하리라 본다.
이런 분들이 이 국가, 민족이 나아갈 길을 잘 알고 있는가? 민족이 살길이 어디에 있는지? 그 길로 가면 우리 국민이 번영할는지? 국민이 행복하게 될는지? 오늘 우리 국민은 불안해하고 있다. 국민 사이에 갈등은 더 심화하여 가고, 논쟁은 원리나 이치보다는 감정이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행한 일이다. 집단 간 기득권 다툼이 먼저이고 국가 민족을 생각하는 것이 부족해 보인다. 지도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섰다면 모두에게 아주 불행한 일이다.
이스라엘은 3000여 년 전에 분단국가가 된 일이 있었다. 북조(北朝) 이스라엘과 남조(南朝) 유다가 존재하는 동안에 민족 간의 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서 많은 희생을 치렀다. 분단국가가 된 이유는 지혜의 왕으로 알려진 솔로몬이 말년에 잠시 길을 잃고 헤매서 일어난 일이다. 지도자가 길을 잃으면 무서운 결과가 온다.
코끼리 무리를 인도하는 대장은 길을 알고 어디서 쉬어야 하고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언제쯤 물과 먹이가 있는 곳에 도달하는지 다 알고 무리를 인도한다. 대장은 묵묵히 길을 인도한다. 무리는 따라가면서 대장의 지혜를 배운다. 길은 이런 무리가 반복해서 다님으로 생기는 것이고 그렇게 생긴 길이 생명의 길이다.
남의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길을 알아야 한다.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자질이다. 길을 알고 목표지점까지 효율적으로 도달하는 전략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지혜가 있는 지도자는 무리를 평안하게 인도할 것이다. 무리가 불안해하는 것은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여서 생기게 된다. 믿을 수 없으면 무리 가운데 이탈이 생기게 되고 전체를 효율적으로 인도하기가 어렵게 된다.
코끼리 대장은 오로지 무리를 안전하게 목표지점까지 인도하려 할 것이다. 그에게 어떤 다른 욕심이 있겠는가! 순수한 지도자 정신이겠지, 이에 무슨 사심(私心)이 있겠는가, 나는 진정한 지도자가 가져야 할 자세라고 본다. 이기주의, 집단이기주의 그 모두는 지도자 정신에 위배 되는 것들이다. 나는 이를 도덕성이라 말하려 한다.
아무리 큰 업적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 업적이 도덕성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도덕성이 상실되면 무가치한 것이다. 이런 지도자가 있었던 국가는 경제적 번영도 이루었고 선진사회로 우뚝 섰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역사가 증명한 것이다. 지도자의 타락은 국가 민족에 치명적 손상을 입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수십 년 전에 대구문화방송사에서 대구문화시민상을 주는데 나에게 그 심사를 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서 참여한 일이 있었다. 수상 대상자로 사회지도급 인사 3명이 최종 선정되고 그중 한 분을 뽑는 과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최종 후보자가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금 2만 원을 낸 기록이 두 번 있었다. 평소 내가 강직한 분으로 알고 있었던 K 대학의 L 교수는 “이분에게 상을 드리면 안 된다.”라고 주장을 하면서 일반 시민으로서는 아무 하자가 없지만, 대구를 대표하는 문화시민으로 뽑을 수는 없다는 변이었고 결국 다른 분을 선정한 일이 있었다. 나는 많은 교훈을 얻었다.
도덕성은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가치이다. 코끼리 대장에게는 어떤 도덕성이 있었을까, 그에게는 무리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었겠지, 사랑은 도덕성을 능가하는 힘을 가질 것이다. 사랑은 승화된 도덕성이 아닐까!
오늘 우리 사회는 참 지도자를 바라고 있다. 이 민족을 풍요의 세계로, 행복한 세계로 이끌어갈 지도자, 국민이 평안하고, 안심할 수 있는 지도자, 우리 민족을 통합할 수 있는 지도자를 주실 것을 하나님께 구한다. 내가 너무 과한 욕심을 부린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미래는 길을 알고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도 가지면서, 깨끗한 도덕성을 지닌 정치적 지도자, 교육계 지도자, 종교계 지도자에 달려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2024년 4월 14일(일)
김정권
대한예수교 장로회
대구침산제일교회 원로장로
대구대학교 명예교수
첫댓글
우리는 도덕성 위에 길을 알고 인도하는 지도자(指導者)를 원합니다.
우리는 할머니 코끼리 같은 지도자를 원합니다.
우리는 먹이와 물이 있는 곳으로 안전하게 인도하는
할머니 코끼리 같은 지도자를 원합니다.
국민을 평안하고 안심하게 할 수 있는 지도자.
우리 민족을 통합하게 할 수 있는 지도자.
우리 사회에 이런 참된 지도자를 바라며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