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냐, 연기냐, 황사냐, 매연이냐?
오후, 뜨거운 밥에 넣어 비벼 먹을 양으로 버터 한덩이를 사러 나간 길에.
오오, 낮게 깔린 부우연 기운이라니.
네 시에 영화, 한 후배와 <그르바비차>를 보기로 했으므로 꿈지럭대다 나갔다.
영화관 앞에서 우연히도 다섯명의 안면있는 '패'를 만나 커피 한 통과 과자 한 통을 얻어먹고는 영화 관람 뒤 일딴 헤어졌다.
후배와 인사동행. 전시회 하나를 둘러본 다음, 중국집 용봉채관에서 일품료리와 쎈 술, 다섯이서.
2차 소리마당이라는 피아노와 마이크가 있는 술집엘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서도 인연깊은 열댓 명 남짓의 일러스트레이터들과 마주쳤다. 와 마주쳤다. (꼼짝을 말아야 한다니께)
여튼.
'모처럼 놀았다' 라고 말하면 욕 먹겠지만 '모처럼' 악악대고 노래 부르며 잘 놀았다. 놀던 중에 이제 오십을 넘겼을까 한 동시를 쓰는 한 후배의 세상 떠난 소식을 문자로 전해 받았다.
9일이 발인이라니 오늘 저녁 안양 샘병원이란 데를 다녀와야 할 것이다. 무척 열심히 노력하며 애쓰던 고운 후배였는데. 남편과 아들아이 하나를 두고 세상을 뜨고 말았다.
세상은 안개더냐, 연기더냐, 황사더냐, 매연이더냐?
건듯 흩어지고 마는 한줌 바람인 것을.
첫댓글 선생님, 늘 건강하셔서 활기차고 신나게 '노는 모습(^^)' 보여 주세요. 저는 17일부터 20일까지 중국에 다녀옵니다. 좋은책회의 때 뵈어요.
놀러가우? 재미있게 잘 다녀오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