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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인 주식회사의 고용병력들이 그곳을 향해 가고 있군요. 현재 이곳,
미스트폴리스 중앙역에서 동력센터까지는 에어카로 약 20분 거리죠.
에어 웨이브(Air Wave)로는 약 30분 내지 35분이 걸릴겁니다. 누님이 아무리 그놈들을
잡아 족치시고 싶어도, 그녀석들을 봐야 족치죠. 안그렇습니까?
우선 저와 함께 에어웨이브로 그곳으로 가시죠."
에어카를 놔두고 왜 에어웨이브로 가는지 모르겠다는 의미로 리키아가 크라우스를 살짝 곁눈질하자,
크라우스는 아까처럼 장갑에 달려있는 영상메세지를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새파란 바탕의 홀로그램에 지령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적혀 있었다. 리키아는 그것에 얼른 눈을 가져갔다.
아까와는 약간 다른 지령이 적혀 있었을까나.
[긴급 지령. 동력센터를점령한 폭도들이 길거리로 나와서 공격행위를 하고 있다. 전 대원들은 우선 그놈들의
제압을 먼저 하고 동력센터로 향하라. 동력센터의 폭발이 이루어지는 2시간 안에 놈들을 모조리 제압해야 한다.
그럼 건투를 빈다.]
예상대로였다. 다른 내용이 아니면 보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이런 지령이 내려졌다는 것은, 폭도들이 시가지로 퍼져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을 야기하고
있다는 낌새였다. 크라우스도 심각한 표정으로 리키아에게 말한다.
"사장님이 보낸겁니다. 그럼 이것으로서 저희의 일차목표도 동력센터가 아닌 폭도진압으로 바뀌었군요.
우선 동력센터 부근인 트라키아 구(區) 로 어서 가야겠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폭도들이 또 나올지도 모르니,
에어웨이브로 이동하도록 하죠. 이의 없으시죠?"
"그래. 어쩔수 없지. 어서 가도록 하자."
"네. 그럼. 에어웨이브(AirWave), 차지!"
크라우스가 에어웨이브를 시동하자, 그의 하얀 구두 밑에서 푸른색의 파도 물결(Wave)와도 같은 파동이
발 밑을 따라서 바닥에 흐른다. 이것은 에린티아제국 중기에 발명된 마법기계장치로서 마법과 기계가 공존하는
이 세상에서는 마법과 기계의 복합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는 것으로서, 웨이브의 발생 자체는 신발에 달린
기계가 방출하되, 웨이브 자체는 시전자의 마력을 공급원으로 한다. 이것을 사용하면 땅 위를 마치 [웨이브]
처럼 미끄러져 가면서 고속이동을 할수 있다. 이 고급 기술은 수천년간 에린티아 제국의 보병에게 있어서
강력한 기동성을 제공해주는 최대 강점이었다. 그리고 장교용이나 장군용은 훨씬 좋은 축에 속한다.
리키아도 에어웨이브를 발동했다.
"아이포스 에어웨이브, 전개!"
리키아의 발밑에는 붉은색의 웨이브가 흐르고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등에도 동일한 붉은색의
길다란 빛의 날개가 생성되었다. 이 날개는 웨이브와 합쳐서 고속이동을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한
용도와, 그리고 순간점프력을 증가시키고 속도를 더 빠르게 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었다.
주변에 있는 카인 주식회사 용병들과 그녀의 웨이브가 다른 이유는, 그녀는 제국군 본대,
그것도 근위대 특등중위 출신이었기 때문이리라.(근위대 특등중위 정도면 아래에 데리고 있는 부하만
수백명이 넘는다.)
"그럼 어서 가죠! 놈들을 제압해야 합니다!"
"말 안해도 갈거야. 감히 에린티아의 땅에서 난동을 부린 죄값은 모두 목숨으로 받아주겠어!"
"누님 여기 지리 잘 아십니까?"
"응? 근위대용 전국 네비게이션이 전자홀로그램에장착되어 있긴 하다만..."
크라우스는 리키아를 불러 세우더니, 리키아의 팔목에 부착된 홀로그래밍 프로그램에 자신의 장갑을
가까이 가져다 대고 무언가를 전송하였다.
"아카이아 지역의 정확한 네비게이션입니다. 누님도 저희와 같이하기로 했으니, 이정도는 있어야죠."
"......여튼 가자."
역에서 사건이 터진 트라키아 구까지는 의외로 오래 걸리지 않았다. 리키아의 에어웨이브의 성능도 그렇지만,
사건이 터지면 사건을 진압할 병력이 제일 우선으로 현장에 신속하게 다다를수 있도록 나라의 어디에서나
통하도록 닦아놓은 이미지 로드, 즉 유사시에 대비한 웨이브 증폭용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트라키아 구의 여기저기는 벌써 건물이 파괴되고, 질러놓은 불이 여기저기에 번지고 있으며, 시체가
바닥에 굴러다니고 있었다. 그 시체는 카인 주식회사의 용병으로 보이는 시체도 있었지만, 일반인으로 보이는
시체 또한 만만치 않게 보였다. 그리고 폭도들은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가차없이 칼질을 하던지, 총을 쏘던지,
마법을 난사하고 있었다. 게다가 약탈까지 서슴지 않는 저들을 보고 리키아는 냉정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크라우스에게 내뱉듯이 말하고 있었다.
"저들은 정규군이 아냐. 저들은 용병이야. 그것도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었으며, 돈에만 따라 움직이는 용병들이다.
규율은 없으며 난폭과 탐욕심, 그리고 성욕만이 그들을 지배하지. 하지만 저들은 돈만 주면 편하게 부릴수
있다는게 제일 큰 장점이고 그만큼 수고도 덜하지. 저들이 적이라면, 단호하게 짓밟을수밖에 없어.
저놈들은 돈만 받으면 제국군 근위대 본대에게도 총을 쏘는 또라이들 뿐이다.
또라이는....강경책 말고는 답이 없다.."
그리고 나서 리키아는 이를 뿌드득 갈았다. 아무리 잔인무도하기로 소문난 벨시온 군의 비정규군단도
시내에서 이렇게까지 만행을 저지르지는 않는다. 그것도 함락된 도시도 아닌데 말이다.
리키아의 몸 속에서는 근위대 시절의 혈기가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고통받는 주민들의 아우성이
자신의 몸속까지 흘러오는 듯 했다. 그녀는 자신의 허리에 매달려 있는 백색의 길다란 도검을 자신도 모르게
손에 쥐었지만, 여전히 검을 손에 쥐고 있는것만으로 그녀의 손에는 마치 스트레스, 혹은 장애와도 비슷한 느낌의
경련이 울부짖고 있었다. 그녀는 검을 쥐다 말고 손을 부르르 떨며 검을 놓았다. 검을 놓은 오른손은
비명을 지르기라도 하듯이 부들부들 떨면서 핏줄이 튀어 나오려고까지 한다.
잠시 지나자, 경련은 회복되었으나, 그녀는 아직도 검을 쥘수 없다는 생각에 제길....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 하얀 검인 '백화검(白花劒)'을 들수 없다면 나머지 검도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정규군 시절의 그녀는 검을 좋아하여 여러가지 천하의 명검을 급료를 투자하여 구입하였다.
그 검들은 종류는 다 같지 않았으나 한결같이 길다랗다라는 특징이 있었으며, 그 중에는 심지어 마검[魔劒]
까지 존재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의 몸의 검 공포증은 그녀가 검을 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결국 그녀는 검이 아닌 권총을 들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오른손에 무식하게 커다란, 크기로 치면 30cm
정도의 굵은 총신을 가진 자동권총을 아공간에서 소환하였다. 이 총의 이름은 알테미스. 가장 희귀하고 가장
비싼 금속인 오리하르콘으로 만든 순백색의 대구경 권총. 소유자의 마나를 총알로 사용하는
마나슬러그(Mana Slug)마법을 새겨넣은 초호화판 총이었다. 원래 총을 쓰는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그녀에게,
소중한 이였던 '그' 가 애정의 표시로 선물한 총이었다. 이 총을 받고 그녀는 한동안 검을 쓰지 않고
총만 썼을 정도로 '그'를 좋아했다. 알테미스를 보자 다정하게 그녀를 안아줄것 같은 군청색의 머리카락이
눈앞에서 하늘거리는것만 같았다.
"저기..누님?"
"에?...아아...잠시 내가 환상에 빠졌었군... 그럼, 공격하자."
"네. 알겠습니다요~"
크라우스는 그녀와 같은 근접전을 주로 하는 타잎이 아닌듯 했다. 길다란 저격총을 들고 저 멀리에서 보이는
폭도들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쏴 죽이고 있었다. 그러보고니 처음 만났을때 제국 중앙군 중화기대대에서
복무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리키아는 제복모를 오른쪽으로 살짝 돌려쓰고, 제복의 목 부근
단추를 풀어 느슨하게 한 다음에 권총을 능숙하게 오른손 검지에 걸고 휘리릭 하면서 한바퀴 돌린 다음에
아비규환의 세계가 되어버린 시가지로 홀로 돌입하였다. 뒤에서 크라우스가 누님!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녀는 크라우스를 무시하고 불과 잔해의 세상이 된 곳으로 돌진해 들어갔다.
'어디야? 어디?! 놈들은 어디 있는거야?! 나와! 나와! 나오라고!!!! 다 죽여 버리겠어! 빌어먹을 자식들,
민간인들까지 이렇게 잔혹하게 죽이다니, 백억배로 갚아주마!'
약 5분을 고속이동 모드로 미끄러져 달려 갔을까. 요란한 소리와 함께 생지옥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광경이 그녀의 눈앞에서 펼쳐져 있었다. 건물은 불과 함께 무너져가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시체가 즐비했고,
폭도들은 시체나 사람에게서 금품이나 돈될만한 것들을 뜯고 있었다. 그리고 나이 어린 여자나 예쁜 여자들은
그냥 그 자리에서 강간하고 있었다. 심지어 시체까지 강간하는 무리들도 보이고 있었다.
그럴 가치도 없거나 금품조차 없는 이는 산 채로 껍질을 벗기든지, 조금씩 썰어가면서 서서히 죽여가고 있었다.
이놈저놈 다 그런 짓을 하고 있으니, 다 똑같은 부류일수밖에 없었다. 일반인이라면 구토가
나올 지경의 생지옥이었지만 리키아는 전문 군인 출신이다. 구토는 커녕 분노 수치가 머리 끝까지 올라가고 있었다.
리키아는 생각했다. 이들은 인간이 아닌 쓰레기다. 라고.
자신에게 스스로 되뇌이면서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그리고 지금은 꺼내들수 없는 검 대신 알테미스의 새하얀 총신을 겨누고 발사했다.
[래피드 샷!-Rapid Shot-]
커다란 대구경권총인만큼 알테미스에서 발사되는 총알 역시 일반 총알이 아닌 매우 커다란 총알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알테미스에서 발사된 총알은 어떤 권총보다도 거대했다.
하지만 마법으로 인해 발사음과 날아가는 소리는 모두 무음화된 총알이다. 당연히 녀석들은
알아챌수 없다. 게다가 스피드가 빠른 래피드 샷이다. 커다란 총알은 마침 한 소녀를 강간하려던 폭도 한명의
머리를 순식간에 꿰뚫고 지나갔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일격에 죽어버린 그를 보자, 주변에서 비슷한 짓을
하고 있던 그의 동료들이 누가 그랬는지 찾기 시작한다.
"어..어떤 자식이야!"
"어떤 빌어먹을 자식이 피잭을 죽였어!? 나와라 빌어먹을 놈아!'
"찾아서라도 육회를 썰어비리겠다!"
노발대발하고 있는 폭도들을 보면서 리키아는 훗. 하고 코웃음을 지었다.
왜냐하면 육회를 썰어버리겠다. 라는 말은 자신이 하고싶은 말이었기 때문이다.
총을 쏜 자를 찾는 그들에게, 리키아는 하얀색 망토를 휘날리면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얀색 제복, 하얀색 제복모에 하얀 망토를 착용한, 하얀색의 끝내주는 머릿결에 완벽한 몸매를
지닌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나자 화를 냄과 동시에 그들 특유의 욕구에 사로잡혔다.
"내가 그랬다. 여기가 너희들 마지막 장소일줄 알아라. Fucking Guys."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미인의 입에서 욕이 나오자 폭도들은 코웃음을 치면서
대응한다.
"으히히. 저 여자 꽤나 이쁜걸? 내가 잡아서 즐겨야지."
"말 안들으면 뭐 죽인다음 즐기면 그만이지. 케헤헤..."
"실컷 가지고 논 다음에 죽여주마. 으흐흐..."
자신을 욕망의 대상으로밖에 보지 않는 그들에게, 리키아는 붉은색의 눈동자를 빛내면서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은 붉은색의 그녀의 눈동자와 어우러져 왠지모를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큭큭...누굴 즐겨? 여기가 너희들 죽을 장소라니까?! 빌어먹을 뱀장어들아!!!"
리키아는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소환하더니, -딸깍- 하는 소리를 내고는 그것을 자신의
제일 앞에 있는 폭도에게 던져버렸다.
[펑!]
하는 소리가 나면서 순식간에 그곳에서 나온 냉기로 인해 녀석은 물론 주변 약간이
즉시 극한의 풍경처럼 얼어붙고 말았다. 얼음상이 된 녀석에게 리키아는 총을 쏘았다.
그러자 얼음상은 즉시 와장창! 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살벌한 광경에 폭도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잠시동안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리키아는 그들을 모두 살려보내지 않겠다는 듯한 표정으로 백색의 아름다운 머리칼을 한번
거만하게 쓸어올린 다음에 팔짱을 끼고 말한다.
"나는, 대 에린티아제국의 근위대 특등중위, 마리아 팔라티나 리키아 슈타쿠제나.
너희를 지옥으로 보낼 사람의 이름이다. 너희는 오늘 다 죽는다."
말로 형언하기 힘든 공포에 질려있는 폭도들을 앞에 두고, 리키아는 무표정하게 권총을 들어올려
방아쇠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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