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를 부모님과 함께 한다는것
감히 생각지도 못했다
피서지를 선택할 때 단연 1순위가 고향이었기에 더더욱 그랬을거다
우연히 다른 장소로 정해질 때면 우리끼리만 가는것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피서는 도시인의 것 젊은이들의 것으로만 안 내생각은 충분히 착각이었다
이번에도 속초로 잡히고 우연히 언니에게 같이하자고 제안 한것이 아버지께 전해졌고
아버진 마치 아이처럼 좋아 하셨다
속초에 가보고 싶어서가 아니라 자식과 함께 하고픈 마음이 더 컸을 것이라는 것을 모를 리 없다
며칠간의 농삿일을 미리 하시고 오시느라 얼마나 땀을 흘렸을지
두분의 여윈 모습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온 엄마의 정성에 고마움보다 화가났다
얼마나 좋으셨으면~~~~
가끔 모든경비 대시겠다며 제주도 가족여행을 원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을 매정하게 거절해 버린 나를 반성하며
제주도의 가족여행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다.
춘천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속초까지 두시간 남짓 걸린다는 말을 너무 의지했나?~~~
두시간을 갔는데도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는 그 인제~~~
"두시간이나 왔는데도 이제사 인제라니 원통해서 못 살겄네~~~"의 후렴도 놓치지 않았다
전국의 터널들을 다 가져다 놓았나 보다
미사터널. 천안터널~~~연이어 터널들을 지날 때의 그 느낌은
마치 징검다리 돌을 밟으며 건넌듯 했다
이 터널들이 산등성이었을 것인바 얼마나 많은 산등성이가 있음을 짐작케한다
그 많은 산골짜기마다 옅은 운무(순옥이가 봤다던 운무겠지~~~)가 여행의 기쁨을 한층 더하여 줬다
마치 비가 온터라 피서지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우린 피서의 기쁨을 온몸과 온마음으로 맛보았다
구불구불 고갯길, 특히 미시령길의 가파름을 체험하지 않아서였을까?~~~속초에 도착했음에도 실감이 안 됐다
다만 즐비하게 서있는 큰키의 옥수수들을 보며 그제사 강원도 속초를 가슴에 안았다
커다란 속초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고 이런 험준한 산등성이에 평온히 위치한것 만으로도 자랑스러웠다
2박3일 너와 같이 하련다.
엄마가 준비해 온 음식들은 이제사 그 진가를 보였다
김치(배추김치.부추김치.깻잎김치.열무물길치) 감잿대. 가지. 호박. 고추. 된장 참기름등등~~~
무치고 찌고 삶고하여 큰 남비에다 비빈다~~~얼마나 맛있었겠니~~~많이 해왔다고 화냈던 것들이~~~
미안 아니 죄송해서리~~~헤헤 웃으며 엄마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굿 싸인과 함께 용서를 구해봤다
어느새 그렇게 여위였던 엄마 아버지의 얼굴이 환해졌음에 흐뭇해진다
이런 화기애애한 밤이었으므로 천둥번개가 들릴리 없었겠지~~~
이튼날 하늘은 흐렸지만 다행히 보슬비 수준의 비로 인해 ~~~오히려 선선함이 다니기에 안성맞춤이다
그저 발가는대로 가고싶은대로 움직였다
우연히 낙산사에 발길이 머문다
낙산사 구경도 뒤로한다~~ 먼저 샛거리의 즐거움을 갖고파 이른 아침이라 열지도 않은 횟집을 찾느라 분주하다
낙산사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부럽지도 않다
가족과 같이 앉아만 있어도 좋은가 보다
청내에만 복숭아가 있다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역시 편협한 생각이었다
가는곳마다 복숭아가 옥수수만큼이나 즐비하다
그 맛도 청내복숭아와 겨루기에 과히 충분하다.
간성의 '봉포머구리횟집의 물회'를 강추한 남편의 안내로 간성길을 향한다
대포항을 지나 좀더 북쪽으로 이동~~~~
매스컴을 타서인지 좀 늦은 점심인데도 인파가 줄지어 있다
수박화채처럼 물김치처럼 ~~~그런 물회다
처음 맞본 나로선 그 맛이 별루인데~~~두번째라는 큰언니는 맛있다며 연신 감탄한다
기대에 못미친 물회맛이 갈증이 났을까?~두리번~ 바닷길을 걸으니 무슨항인지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이 모여 있어 ~가보니~ 자연멍게잡이의 어선에서 멍개를 채취하고 있음에~ 자연멍게의 식별에 자신감을 가져본다
몇개 안되는 노점상은 오징어회만을 파는 곳이다
쥔장의 재취로 우린 또 오후간식을 즐길 행운을 얻었다
만원어치의 오징어회와 소주와 맥주을 테이블에 놓았다
소박한 테이블이 체질인가 보다
나름 산해진미를 놓고 멀리 바다를 바라다 보는 여유가 생겼다
나만의 느낌은 아니었나보다~큰언니가 "저 멀리 수평선아~~~~"를 구성지게 뽑더니 성에 안찾는지~~
옷무새를 다듬더니 이젠 노래의 첫머리부터 폼을 재가며 목청껏 불러댄다~~~모두들 흥겨워 장단을 맞춘다
쥔장도 들었나 보다~우리곁으로 다가온다~우린 서로 잔을 들어 맥주 한잔은 건넨다~영업해야 한다며 뿌리치는 손을 놓칠리 없다
그도 싫지는 않았는지~~~흥케이 마시더니 30년전의 묻어 뒀던 (구례산동에 사는 군인과의 펜팔)사랑이야기를 꺼낸다
감성을 자아낸 그 분위기가 나의 정서임을 새삼 되새겨본다.
어느새 친숙해진 쥔장의 안내로 그곳이 동명항임을 알았다
10년전 여기서 금강산여행을 하기 위해 여객선을 탔다는걸 안 그때 감회가 더더욱 새로웠다
다만 그때의 그 불빛 찬란했던 많은 여객선들이 이젠 단 하나만이 정박해 있는 모습을 보며
냉전된 남북관계를 체감할 수 있엇고 ~~~ 뭔가 처량함이~~~눈가를 적시게 했다
그 한여객선 마저도 금강산이 아닌 중국으로 향한다는 배라는데
'부웅~~~'뱃고동 소리를 내며 떠나는 모습이 얼마나 처량하던지~~~~~
해질무렵의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함께~~~
내 생에 아주 중요하게 간직할 또 하나의 추억을 이 동명항에서 만들었다
삼일째, 맑은 날씨로 인해
그제사 그곳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숙소 바로 앞에 놓인 듯한 설악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손을 뻗으면 만져질것 같은 모습을 아쉬워하며 ~~~~~
어젯밤 운전대를 잡은 나의 억지로 들르지 못햇던 대포항의 미련을 떨칠 수 없어
이른 아침의 대포항의 모습을 담기로 했다
무수한 건어물~~~파닥파닥 뛰는 횟감을 흥정하느라 바쁜 상인들~~~같은 모습이지만 늘 새롭다
배도 꺼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
샛거리로는 너무 푸짐한 대게를 선택했다
살이 꽉 차지는 않은걸로 봐서 철이 아닌가 보다
그날은 뱃속 주머니가 두개는 되는가 보다~서로들 맛있게~ 더군다나 써비스로 끓여준 매운탕에 밥까지 든든히 채우고도
모자라서 노랗게 먹음직스런 새우튀김까지 놓지지 않고 담았다
돌아오는길은
갈때의 들뜬기분과 달리
아쉬움과 일상으로의 복귀의 부담감이랄까?~~~ 역시 그날도 그런 기분은 떨칠 수 없었다
오는길내내 모두들 침묵이다
밀린 밭일을 걱정하시는 엄마를 누구도 위로를 못한다
과묵하신 아버지는 일걱정 대신 자식들과 떨어져야 하는 아쉬움이 더 클테지~~~ 싶다
인생이란,
달때와 쓸때가 있다는 식상한 말에
두 손 번쩍들고 또 내일을 꿈꿔야지~~~싶다
시골 가시면서 "고맙다" 를 반복하신 아버지의 말씀에
단 한번도 진지하게 "고맙습니다"를 못해 본 나를 뒤돌아 봤다
지금이라도 안들리게~~~~
" 아버지 엄마 ,고마워요 오래오래 건강하세요~~~"를 소리쳐 본다
첫댓글 솔솔님 부모닙께 효도 하셨네요 ..부모님은 다큰 자식들과 같이 한다는 기쁨 그 어디에 비하겠어요
사실부모들은 같이가도 힘은 들거든요 근데 자식들과같이있는 그 자체가 즐거우니까요....
저도 작년에 두딸레식구들과같이 10명이 속초에서 보낸 3박 4일을 잊을수가 없네요
효도하시고 겅강하고 하이팅^*^
네 감사합니다. 가입은 진즉했으나 들어와 구경한것은 세네차례, 모두들 글 쓰는 솜씨며 멋진사진이며 음악이며 꼭 시골쥐 서울에 온격입니다. 감히 내 밀 글실력도 테그실력도 안 되지만 빨간우체통 식구들의 정감있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어 올려봤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솔솔나무님..반가워요.부모님과 여행 참 잘하셨네요..부모님들이 연세가 드시니까 가족들과 함께 하는것을 좋아하시지요.우리는 해마다 꼭 부모님 모시고 피서 다니거든요 안 가본데 없이 다 다녔어요.요즈음 시대가 시대니 만큼 아들 보다는 딸들이 더 부모님을 챙기는것 같지요 ~ ~ 행복한 날 보내세요 ..
참 훌륭하십니다. 저도 이제부터라도 실천해 볼렵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정겹고도 다복한 가족여행입니다 부모님 살아계심이 또한 행복인데...방산으로 해안도로 그리고 마라도까지아 오징어회 먹고 싶다
계실 때 더 많은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제주도 얼마나 좋은데요 다음에는 제주도로 가세요
송악산에서
네 님의 조언 받겠습니다. 동명항에서의 오징어회 사 드리고 싶군요~~~~좋은 꿈 꾸세요~~
읽고 있노라니 제마음도 행복하네요 부모님 모시고 여행 쉽지않으나 그래도 살아생전 함께 보낸 추억 좋은듯 하네요 태풍피해서 거운 여행길이 되셨나 보네요 다녀갑니다
잘 다녀오셨네요
좋은 추억 많이 만들었지요 제주도 어행도 함께 다녀오셔요
부모님께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주셔요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바래며
네 감사합니다. 님의 권유 귀담아 듣겠습니다. 좋은꿈 꾸세요~~~
부모님과 여행길
저도 감동 받았읍니다 저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요
건강 하시고 행복한 밤 되셔요
빨간님은 젊으신가 봅니다. 님도 한번 꼭 가보세요. 저도 젊을때는 몰랐습니다. 부모님께서 많이 좋아하실겁니다
솔솔나무님,,워요,,
부모님 살아생전에 많은 효도하셔요,,,
네, 감사합니다. 너무나 정겨운 방입니다. 대강 보니 방장이신듯 합니다. 모두들 정이 넘치시고 훌륭한 분들이어서 너무 좋습니다. 좋은밤 되세요~~~~
알찐여행이었네요 행복하세요
네 감사합니다. 님께서도 행복만땅 되세요.
솔솔나무님 안녕하세요
갑자기 눈시울이 ~~~
엄마.아버지 계실땐 휴가랍시고,,, 우르르 몰려가서 엄마 마니 귀찮케했는데,,, 바지런히 딸들과 아들. 사위들 챙기느라, 더운 날씨에 엉덩이 함 못 붙이시고, 먹는 모습에 마냥 행복미소 보여주시던 울 엄마
아버진 그냥 무덤덤하게 옆에서 계셨고요
어제 밤에 꿈속에 보이시더라구요 ( 돌아가시기전에 아푼 모습으로) 개꿈이겠지요
솔솔나무님 참 잘했어요 (전 글케 못해드렸거덩요)
두 분 모시고, 여행 못했던게 님의 글 보면서 ㅜㅜ
촌에서 자식들 보고픔에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던 울 엄마 ( 저도 엄마한테 잔소리 엄청했답니다) 사 먹으면, 돈 을마안되는데,,, 무겁게 들고 다니신다고 (
그런 부모님들이 인제는 옆에 안 계시네요
엄마 보고싶다~~~~~~~
왜 안해 드렸겠어요.안계시니 후회된일만 기억되서겠죠.님의 부모님께서도 그땐 행복하셨을거예요.하늘에서 보고계실거에요~힘내세요.
참 좋으셨겠네용저희도 가족여행계획을 잡았는데
좋은여행 되시길 빌어요~~~
솔솔나무님 반가워요...멋진 여행글 잘 읽었답니다..
그런데 글을 읽는도중 청내라는 글 귀가 나오던데 혹시 고향이 구례가 아닌가요?
어렸을때 엄마가 청내라는 곳에서 복숭아를 사오셔서 팔았던 기억이나서요...
네 구례입니다. 구례 어딘가요~~~우리 엄마도 제가 어렸을 땐 팔았다고 하는데 제가 기억할때즘은 안팔았어요~~~이웃집 아줌마께서 팔았는데 그 집 딸이 복숭아 먹는걸 보면 얼마나 부러웠던지 몰라요~~~~반가워요~~~
그렇군요..저도 고향이 구례거든요...지금은 초등학교인데 옛날엔 청천국민학교 나왔답니다...
어, 전 청천 45회입니다 그럼 마산면인데~~~혹시 같은동네는 아닐지요~~~
내가 한참은 선배네요..36회인데 마산면 가랑리 이구요..방가요
ㅋㅋㅋ~~~~저도 가랑리 기옥이 동생 땅코라고 했지요~~~큰언니 기옥은 38회인데~~~누구실까요~~~오빠인지 언니인지요?~~~30가구수의 작은동네 우리동네 가랑리~~~이런 우연이 다 있을까요~~~~
'빨간우체통' 그 우체통이 살아 있나봅니다. 우연히 몇십년도 전에 같은 농네에서 살았던 언니를 만났네요...사이버공간이지만 넘 기쁘고 고맙네요. 우체통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