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 때쯤이면 반갑잖은 손님이 찾아온다.
허긴 그 바람에 날씨가 약간 서늘해지긴 했다.
모처럼 주말에 가족들과 유원지로 놀러가기로 한 사람들은
기분을 잡쳤을 것이다.
내가 경험하기로는 가장 센넘은 국민학교 5학년때쯤으로 기억되는 사라호 태풍이다.
당시 시골에서 살았는데 추석날 비는 장대같이 쏟아지고 바람도 엄청 세어서
감나무 가지가 다 부러지고, 불어난 계곡물에 신작로 다리가 급류에 떠내려가 버렸다.
그 바람에 며칠 뒤 밤중에 다리가 부서진 줄도 모르고 달리던 지프차가 무너진 다리 아래로 떨어져
타고가던 사람들이 참변을 당하는 사고도 일어났었다.
부산에 살았던 사람들한테 들어보니 뭍으로 끌어 올리지 않은 소형어선들은 박살이 나고
오륙도 바다 밑에 있던 큰 돌이 오륙도 섬 위로 올라앉는 이변도 일어났더라고 한다.
근래에 경험했던 것으로는 매미호 때 영도바닷가에 있던 모대학의 농협지점 내부가
파도에 볼펜 한자루 남기지 않고 다 휩쓸어 가버렸다. 마침 휴일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바닷가에 인접했던 건물 유리창은 다 깨져서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하였다.
당시 파도의 힘이 얼마나 세었는지, 태종대 수영장 100여m 밖에 있던 테트라포드(tetrapod:네발이)가 물에 떠와
수영장 안으로 들어와 앉았었다.
작년에도 해운대 머린시티에 파도가 올라와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 위에 물고기가 퍼득거리기도 했다.
바다 가운데서 배를 타면서 기상도를 보면 태풍의 예상진로를 대충 알 수 있다.
미리 선박의 진로를 바꾸어 태풍은 피하는 것이 제일 상책이다.
자연력과 싸우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몇년전에 중남미로 다니는 미국 컨테이너선박이 태풍(허리케인)속에 휩쓸려 바닷속으로 가라앉은 사고가 발생하였다.
선장이 겁도 없이 태풍진로 옆으로 다가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아무리 큰 배라도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면 죽엽청주가 아니라 일엽편주에 불과하다.
나도 태풍을 몇번 만나서 혼이 난 적도 있고, 태풍은 아니지만 겨울철 북태평양 저기압과 만나
죽을 고생도 해 보았고 인도양 사이클론 몬슨도 만나 애를 먹은 일도 많았다.
'모진 넘은 피해 가라'는 말이 있다. 맞닦뜨려서 부딪쳐 코피를 흘려 봐야 정신을 차린 다면 이미 때는 늦다.
그 사이 물귀신이 잠자코 있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배가 크고 최신 장비가 좋고 하더라도 배는 자연력을 이길 수는 없다.
영화 '타이타닉'호만 보더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당시만 하더리도 타이타닉호는 가라앉지 않는 궁전이라 할 정도였다.
아무리 반갑잖은 손님이라도 손님 맞을 채비는 해두어야 한다.
그렇잖으면 해코지를 하고 떠나기 때문이다.
밉살스런 태풍이라도 연안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순기능도 있다.
바닷물이 더워지면 보통 녹조가 발생하는데 태풍이 바다 밑까지 휘저어 주고 가니까
녹조를 방지해 주거나 치유가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2~3일 후면 '쁘라삐룬(비의 신) '이 서해쪽으로 올라올 예정이라니 미리 준비를 해 두는 게 좋겠다.
첫댓글 이제 그러러니 하고 사는게 편안. 과거는 과거로 생각 하고 . 날짜 변경선 지날시 우중 충한 구름때도 이제 추억이고. 몰론 많은 희생자도 그곳서 있었지만 당해보질 안한 사람들 몰라요 피항하고 .폭풍열대저기압에 기압계 바늘이 950Hpa?이하로 내려가던가 부수져도 한국 본사서는 이해못해 .태풍 중심에도 많이 들어가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