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종강식을 마치고/안성환/231225
엊그제 동지를 보냈습니다. 조선명기 황진이의 시조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동짓달 긴긴밤 한가운데 베어내어 이불속에 넣었다가 정든 임 오시는 밤 굽이굽이 펼쳐내어 그 밤 더디 새게 이으리라’ 동지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사고로 임과 함께 보내기 좋은 계절입니다.
유난히 올 한해는 ‘포스트 모더니즘’만 머릿속에 꽉 차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종강인 ‘유럽 건축사와 포스모던건축’ 강의를 들으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미학을 깨달았습니다. 교수님께서 지난 9월에 ‘포스트 모더니즘’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셨습니다. 그 전까지 내 머릿속에는 개념정리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먼저 ‘모던’이란 단어는 라틴어 ‘modo(바로지금)‘에서 나왔다고 하셨고, ’모던‘은 서구의 현대를 주도해 온 사상적 흐름인 계몽주의적 전통, 또는 이성 중심주의적 태도를 가리키는데 이에 대한 반동으로 등장한 것이 포스트 모더니즘이라고 하였습니다. 좀 더 쉽게 미학적으로 표현하면 전통지위에 올라선 모더니즘에 항거하는 전위운동 혹은 다다이즘(모든 사회적ㆍ예술적 전통을 부정하고 반이성, 반도덕, 반예술을 표방한 예술 운동) 이러한 것들인 것 같습니다.
만약에 누군가가 필자에게 포스트 모더니즘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고 질문한다면, 필자는 당당히 ’자유인‘이라고 답하겠습니다. 진정한 ’자유인’은 구속받지 않은 사람이겠지요. 인생은 멀리서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습니다. 가까이서 봐도 희극인 사람이 진정한 자유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필자의 이름 석 자까지 포스트 모더니즘적으로 감성적인 정서를 중시하며 신선한 창작 태도를 가진 이 시대에 어울리는 낭만으로 채우고 싶은 심정입니다. 이번 한해는 이범교 교수님의 강한 메시지, ‘포스트 모더니즘’을 가슴속에 금석학을 새기듯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11차 울산문화아카데미 수료식을 진행하면서 3가지에 놀랐습니다.
첫째는 2013년 3월에 개강하여 2023년까지 수료자는 약 1000여 명을 넘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11년째 연속 수료자 5명(김윤선, 이상순, 류기순, 정이식, 차영자) 입니다. 참 대단하신 분들입니다. 도덕경에 나오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란 글을 인용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엄격히 말하면 ‘큰 그릇은 완성이 없다’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큰 그릇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완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직 완성은 멀었다는 대기만성의 철학을 가진 5인방, 참 대단합니다.
세 번째는 2024년도의 강의주제와 일정표도 제시되지 않았는데 벌써 40여 명이 등록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울문아의 자랑입니다. 원장님께서 남인도 답사를 마치고 귀국 하시면 2024년의 강의 주제와 일정표가 준비 되리라 생각합니다. 새로운 설렘과 호기심이 만족을 넘어서리라 확신합니다.
몇 일 있으면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 살 더 먹게 됩니다. 직선보다 곡선이 아름답듯이 새해에도 포스트 모더니즘의 철학으로 한 살 만큼 더 건강한, 한 살 만큼 더 성숙한 새해가 되길 바랍니다.
종강식 사진 몇 컷을 감상하면서 지난 한 해를 회상하고 새해를 맞이하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선배님의 왕성한 학구열과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과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대단 하시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격하게 응원합니다. 계속 왕성한 활동을 기원하며 선배님의 건행을 빕니다. 오늘도 당신 곁으로 다가오는 행복을 받아 들이는
하루 되길 바래보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린시절 스케토(?) 타는 멋진 장소 추천 합니다. 구산들에 위치한 스케이트장 함 구경 하이소.---
ㅎㅎ고마워요.
늘 고향을 지키는 후배님 덕택에 고향이 더 그리워집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