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에는 '떼쓴다' '삐쳤다'와 같은 표현이 있다.
하지만 영어에는 이에 딱 맞는 언어적 표현이 없다.
실제로 문화심리학적으로 '삐쳤다'를 연구할 때 영어로 번역하면 '화났다' 외에 딱히 적당한
표현이 없는 것 같다. 영어는 행동을 기술하는 데 더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화가 난
사람의 일반적인 행동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거나 그 사람을 아예 멀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삐친 행동의 목적은 '알아 달라'는 메시지다. 상대방이 속으로 섭섭하지만
나에게 그 마음을 알아달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해석할 때
우리는 '삐쳤다'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오히려 더 강한 애착, 호감을 요구하는 것이지
결코 싫어하거나 멀어지겠다는 신호가 아니다.
이런 삐침과 떼씀이 만연한 한국 사회는
바로 속마음을 강조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심정·심리적 특성은
우리를 착한 행동에만 만족하지 못하게 한다.
항상 그 행동의 목적, 속마음까지 따진다. 그리고
'왼손 모르게 오른손으로 한 착한 행동'만을 격하게 칭찬하고,
왼손이 너무나 잘 알 수 있게 한 오른손의 착한 행동은 쉽게 깎아내리게 된다.
(…)
좀 티내면서, 자랑하면서 한껏 뽐내고, 세상의 인정을 받으면서 착한 일 하면 왜 안 되나?
…사회적으로 보면 이기적인 마음에서 시작된 이타적 도움도 감사하고 필요하다.
너무 어렵게 만들어 놓은 칭찬의 기준은 오히려 적당히만 착한
대부분의 사람에게 무기력감만 준다.
⁍ [Weekly BIZ] [허태균 교수의 '착각과 경영'] 본문 중에서
Belle
세종호수에서
출처: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자연산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