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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솔로] 10 - 남에게보다 늘 자신에게 더 가혹하다
씬 1 작업실 전경, 낮.
수희의 기침소리 작게 들리는.
씬 2 수희의 작업실 안.
주방쪽에서 수희, 몸살이 났는지, 콜록이며 몸에 모포를 두르고, 김 오르는 주전자 를 보고있는, 그러다, 수희, 불 끄고 찻잔에 물 따라서, 테이블쪽으로 오다가 테이블에 있는 책을 건드려 떨어뜨리는, 수희, 그 책을 집어서 놓으려는데, 책에 꽂혀진 지안의 카드(7부) 보이는,
지 안 : (E) 우리가 진짜 헤어졌구나 싶다. 이 작은 선물도 니가 부담되면 어쩌지 걱정이 된다. 그 냥 이뻐서 샀다. 잘 지내.
수희, 서랍을 열면, 지안과 찍은 사진들과 지안의 부모사진이 보이는, 그 사진 위로,
지 안 : (E) 내가 할 얘기가 있었어! 내가, 너한테, 할 얘기가 있었다구... 지 금까지 너한테 말하지 못한 얘기...꼭 해야만 했는데 못한 얘기가 있었다고...
수희, 전화기를 보는.
씬 3 무균실 밖.
상윤, 자는 소영을 보고있는,
지 안 : (E, 가라앉은) 그랬구나,
씬 4 주차장.
지안, 한쪽에 서서 전화하고 있는,
지 안 : 밧데리가 없었구나... (맘 아픈) 고맙다, 늦게라도 전화해줘서...
씬 5 수희의 작업실 안.
수 희 : (따뜻하게)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사이) 그럼..일이 있음 걱정되 지...(어려운) 널 어 떻게 벌써.. 다 잊어.
씬 6 주차장.
지 안 : (눈가 붉어진, 작게 웃고) 고맙다, 그렇게 말해줘서... (잠시 심호흡하 고, 작심하고) 수희 야... 나중에 나 좀 만나줄 수 있니? 지금 말고, 지 금은 내가 일이 많아서, 조금 편해지면.
씬 7 수희의 작업실 안.
수희, 어렵게 전화하고 있는,
수 희 : ...그럼. 언제든 전화해. 보자...(사이) 그래, 언제든. (사이) 그래, 너두 건강하고...어. (하고, 전화 끊고, 생각 많은)
씬 8 병원주차장.
지안의 차에 기대, 지안과 상윤 얘기하고 있는,
상 윤 : 소영인 계속 잠만 자네. (지안 보며) 장기기증을 언제 받을지도 문제 고, 그동안 경비도 만만찮고, 문제다, 문제.
지 안 : (조금은 비장한, 앞만 보고, 상윤 안보고) 문제일 거 없어.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
상 윤 :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아까 의사말 너두 들었잖아, 수술비도 만만찮 은데, 이후에 치료비는 더 든다잖아. 애 병원비에 니네 집까지 사채 로 넘어갔다는데..니가 아무리 잘 나가도 결국 월급쟁인데, 감당이 되겠냐?
지 안 : 어떻게든 해야지, 가자. (하고, 돌아서는데)
상 윤 : 아버님.
지안, 한 쪽을 보면,
지안부, 속상해 서있는,
지안, 눈가 그렁해 지안부를 맘 아프게 보는.
씬 9 지안의 집 마당.
민호, 마루문 열고 선 채, 담담한,
카메라, 민호의 시선을 따라가면,
마루벽에 붙어있는, 커다란 액자의 사진들,
인써트 - 사진.
1, 지안부모와 지안모, 선이사진.
민호의 담담한 얼굴,
인써트 - 플랫쉬.
1, 3부, 철거상황에서 울던 지안부모와 선이의 모습만.
민호의 담담한 얼굴,
인써트- 사진,
2, 고등학교 시절의 지안의 독사진.
민호, 사진을 보며 담담한(이미 예상하고 있어, 그닥 놀라지 않는),
민호, 작게 한숨 쉬고, 마루에 걸터앉는,
서글프고, 어이없는 웃음 작게 지으며, 올 것이 왔구나하는 느낌으로 생각하는, 멀멀한.
씬 10 병원 뜰.
지안, 지안부 나란히 앉아있는,
지안, 지안부를 안쓰럽게 눈가 붉어서 보다가, 아버지의 손을 잡는,
아버지, 손을 빼고 속상해 말하는,
지안부의 수화는 자막과 같이 처리,
지안부: (수화 + 자막) 가.
지 안 : (눈가 붉어, 수화하고, 말하며) 잘 계셨어요?
지안부: (수화+자막) 소영이, 신경쓰지마라. 인명은 재천이야! 우리도 할 만큼 했어! 그런데 안 되는 거면 포기해야지 어떡해! 제발 너는 너나 잘 살어! 내가 너 떠나보낼 때 분명히 말했 지, 너는 너 혼자라고 생각 하고 살라고, 같이 살려다 같이 죽는다고!
지 안 : (수화하며, 맘 아픈, 짐짓 편하게) 보고 싶었어요. 아버지도 저 보고 싶으셨죠?
지안부: (맘 아프게 보다, 외면하고)
지 안 : (손잡는)
지안부: (눈가 그렁해 보면)
지 안 : (수화하며, 말하는) 아버지..이제 자주 봐요.
지안부: (수화 + 자막) 소영이, 놔둬라. 우리가 할 수 있는데 까지 해볼테니 너는 너만 생각해. 어, 지안아?
지 안 : (수화하며, 맘 아프게 말하며) 또 올게요, 아버지. 회사에 일이 많아 요. (하고, 손 한번 잡아주고, 가는)
지안부: (눈가 붉어, 가는 지안 보는)
씬 11 주차장.
지안, 이 앙다물고 걸어와 차에 타는.
씬 12 지안의 차 안.
지안, 차에 타, 울지 않으려 애쓰며 창가 보며 생각하는,
정도용: (E) 유실장한테 여러 가지 요구 안해, oo건설이 참여하는 공업도시 개발지역이 구체적으로 어딘지, 그것만 알려주면 돼. 돈은 원하는 대 로 줄게.
지 안 : (지갑 꺼내 명함을 정도용의 명함을 보는, 작심하는 듯한) ...
씬 13 미리의 오피스텔 안.
호철, 소파에 누워 미리의 무릎에 발 올려놓고, 만화영화를 보고있고,
미리, 담담하게 호철의 발톱을 깎고 있다,
호 철 : (텔레비전 보며) 머리 좀 치워라.
미 리 : (발톱만 깎으며, 차분한) 머릴 치우면 발톱을 어떻게 깎어.
호 철 : (텔레비전만 보고 웃으며) 그럼 발톱을 나중에 깎든가.
미 리 : (발톱 깎던 거 멈추는)
호 철 : (텔레비전만 보는) 웬일로 니가 내 말을 단번에 듣냐? 별일이네.
미 리 : (앞만 보며, 담담한)
인써트 - 플랫쉬.
지수, 김선생과 얘기하며 웃던 모습.
현실.
미 리 : (텔레비전 보며 웃는 호철을 보며, 짐짓 가볍게) 우리 결혼식은 말 고,
호 철 : (아무 생각 없이, 미리를 보는)
미 리 : 돈도 들고, 아저씨도 싫어하니까, 결혼식은 말고...그냥 혼인신고만하 자. 어때?
호 철 : (가만 보다가, 과자 한 알을 쪼게 손가락으로 튕겨서 미리를 맞추게 하며) 이거나 먹어.
미 리 : (과자에 얼굴 맞고, 참담한) ...?!
호 철 : (낄낄대고, 웃으며) 야, 아주 제대로 맞았네. 아프냐? 아프지?
미 리 : (가만 보면)
호 철 : 에우, 자식..너 삐졌구나? 그깟 걸로 왜 삐져? 지는 나한테 별 짓을 다 하면서..
미 리 : ...
호 철 : 알았어, 알았어, 알았어, 그럼 너두 나한테 뭐 던져?
미 리 : (보면)
호 철 : 웬일이냐, 복수의 여신이 복수를 안하고.. 맘 변하면 사람이 죽을 때 가 된 거라든데, 죽 을까 겁나네. (하고, 티브이 보며, 낄낄거리며) 저 자식, 저거 골 때리네. 어떻게 저렇게 멍 청하냐, 하는 짓이..주접을 싸요...
미 리 : ....(호철을 물끄러미 보는)
씬 14 민재의 진찰실 안.
민재, 영숙, 마주 보고 앉은,
민 재 : (영숙을 안쓰레 보며, 조심스레 말하는) 나이가 어린 아이는 몇 살쯤 됐어요?
영 숙 : (물잔을 만지며, 서글픈, 민재 안보고) 여섯 살..아니 다섯 살..
민 재 : 그 아인 왜 그렇게.. 더럽죠?
영 숙 : (창가를 보며, 눈가 붉은) ...엄마가 안씻어줘요...엄만 제 한 몸도 가 누기가 힘드니까...애 는 그것 때문에 매일 놀림을 받아요.
씬 15 인써트 - 회상
어린영숙, 땅에 떨어진 과자를 입에 물고 멍하니 애들을 보는,
아이들 빙 둘러서 과자를 던지며 웃으며, 놀리는,
‘거지, 거지, 땅거지, 거지, 거지, 땅거지, 더러운 땅거지’하는 소리 들 리고,
어린영숙, 그래도 과자를 줍는,
영 숙 : (E) 애는 애들이 놀리거나 말거나 과자만 줏어요.
어린영숙, 과자를 주워서 일어나 가고,
애들 과자를 던지며 여전히 놀리는.
씬 16 인써트 - 회상.
볕드는 집 담벼락.
어린영숙, 자기보다 더 어린 여자아이와 주은 과자를 먹으며 서로 얌 얌 소리를 내며 웃으며 과자를 먹는,
영 숙 : (E) 그리고 주어온 과자를 동생하고 사이좋게 나눠먹어요. 너무 기 쁘게.
씬 17 민재의 진찰실 안.
민 재 : (영숙을 가만 보며) 동생이.. 있었네요?
영 숙 : (민재 보며, 서글픈 웃음 짓고, 고개 끄덕이는)
민 재 : 지금은..어디 있어요?
영 숙 : (맘 짠한) 파리....(민재 보며, 작게 웃고) 박사예요. 내가..돈벌어서, 보내줬어요. 결혼도 했어 요. 아이도 있고. 내 유일한 자랑이에요.
민 재 : (보면)
영 숙 : (맘 짠해, 웃으며) 시를 전공해요. 그래서, 남편한테 사기칠 때 티안 나게 잘 속일 수 있 었어요. 보고싶다, 우리 영희. (작게 웃는)
민 재 : (애잔하게 보다가, 영숙에게) ..그런데 중학생 아이는, 왜 도둑질을 했을까요?
영 숙 : (민재를 보고, 생각하는)
씬 18 학교뒷담.
여중생 영숙,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가방에서 훔친 물건들을 꺼내 파 는,
여학생1: 이거 삼백원짜린데, 정말 백원에 줘?
여중생 영숙: (고개 끄덕이고, 웃는, 여전히 주눅은 든)
여학생2: 야, 야, 야, 나는 그 파란 노트 줘.
여학생3: 근데 넌 이런 거 자꾸 어디서 나?
여학생1: 얘네집 문방구해.
여중생 영숙: (안도의 한숨 짓고, 노트를 주며) 세 권에 오백원만 줘.
영 숙 : (E) 아이는 훔친 물건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참 열심히 팔아요.
여학생4: 나두 줘, 나두.
씬 19 거리, 밤.
여중생 영숙, 거리의 먹거리 장수를 보는,
영 숙 : (E) 하지만 그 돈으로는 자기가 하고 싶은 군것질도 안해요.
여중생 가는,
민 재 : (E) 왜요?
영 숙 : (E) 약을 사야 하니까.
씬 20 약국 앞.
여중생, 약을 사서 나오는, 약봉지를 보며 기분이 좋은, 신나서 가방 에 넣고, 뛰어가는,
영 숙 : (E) 약을 산 애는 신이 난 얼굴이네요. 절대로 안웃던 애가 그때만 은 환하게 웃어요.
민 재 : (E) 왜 아이는 신이 나죠?
씬 21 민재의 진찰실 안.
영 숙 : (민재 안보고, 맘 아픈, 입술 떨리는) 그 약을 먹으면 엄마가 안 아프 니까...
민 재 : (맘 짠한) ...
영 숙 : 엄만 자궁암이었어요. 그래서 늘 집에서 고약한 냄새가 났지만, 병원 에도 못갔어요. 내 가 사다주는 진통제가 전부였어요.
민 재 : 약이 필요했겠네요...착한 딸이었나봐요?
영 숙 : (왈칵하는, 고개 젖는)
민 재 : 왜.. 아니예요?
영 숙 : (눈가 그렁해, 민재 보는)
민 재 : 엄마와 ..무슨 일이 있었어요?
영 숙 : (민재 보는, 눈가 그렁한, 맘 아픈) 말못해요.
민 재 : ...
영 숙 : 죽어도 말못해, 그건. (하고, 외면하는)
민 재 : (영숙을 보고)
씬 22 지안의 사무실, 밤.
지안 생각하는,
이기사: (E) 유실장이 지난번에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파주엘 다녀왔습니 다.
씬 23 주민의 거실.
주민, 테이블에 이기사와 앉아있는,
주 민 : (보며) 파주면, 전에 자네가 알아본 바론 본가가 있다고 하지 않았 나?
이기사: 네. 유실장은 이번에 안듯합니다. 걱정이 됩니다. 왜 갑자기 안하던 짓을,
주 민 : 부몬데 봐야지. 알았으니, 퇴근해.
이기사: 네. 참 그리고 이거, (하고는, 메모지를 주는)
주 민 : ?
이기사: 전번에 알아보라고 하신 박규철씨 주솝니다. 아직 고향에 살고있어 서 찾기가 쉬웠습니다. 회사 택시를 몰고 있었습니다.
주 민 : (메모지만 보며) 누구랑.. 살어?
이기사: 어머님이 지난해까지 살아계셨는데, 연로해 돌아가시고, 지금은 혼 자,
주 민 : (착잡한) 가 봐.
이기사: (인사하고 가는)
주민, 메모지 한쪽에 보던 책갈피에 꽂고, 일어나 창가로 가면,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바람 쐬고 있는 경혜를 보는,
주 민 : (서글픈) 박규철도 여적 혼자라고...당신이나 그 사람이나 참..독하 네...너무 독해.
씬 24 수희의 작업실 안.
수희, 누워서 전화를 받는,
수 희 : 카페에 (잔기침하고) 테이블 이쁜 거 들어왔어?
씬 25 민호의 옥탑.
민호, 핸드폰하는,
민 호 : 제법...근데 몸이 많이 안좋은가 보다. 기침하네.
수 희 : (기침하며, E) 기침만 해. 아프진 않아.
민 호 : (지안 생각에, 작게 서글프게 웃으며) 내가.. 갈까?
그때, 미리(카페에 있다 온 듯한 모습) 와서 옆에 앉는,
민 호 : (보면)
미 리 : (작게) 신경쓰지 말고 전화해. 바람쐬러 온 거야. (하고, 밖을 내다보 는)
민 호 : 미리가 왔어.
씬 26 수희의 작업실 안.
수 희 : 그랬구나.. (사이) 잘 됐다. 둘이 놀아. 내 걱정말고..아냐, 오지마. 오 늘 하루종일 누워만 있 어서 지금 내 꼴 엉망진창이거든. (기침하고, 작게 웃고) 그럼 잘 보이고 싶지? 몰랐구나. 나 너한테 이쁘게 보이 고 싶어... (작게 웃고) 어, 그래 끊자, 낼 봐. 어. (하고, 끊고, 기 침하 고)
씬 27 민호의 옥탑.
민호, 미리 앉아있는,
미 리 : (황당하고, 어이없는, 너무 뜨지 않게) 너 지금 한 말 제대로 다시 해봐?
민 호 : (담담히, 보면)
미 리 : 수희한테 이상한 메시지 오는데, 그게 지안이가 보내는 거라구?
민 호 : (담담한) 자기 부모님에 대한 얘길, 메시지로 보냈어. 부모님 주솔 넜드라구.
미 리 : 지 이름은 쏙 빼고? 걔, 완전 미친놈이구나.
민 호 : ...
미 리 : (답답한, 어이없는) 왜 하필 지금에 와서 그 얘길한대? 걔 정말 웃기 네! 지가 수희 만날 땐 왜 말 안하고, 너랑 수희랑 만나는 지금, 왜 그 얘길하는 거래? 맘 약한 수희한테 동정 사서 너랑 수희 사이 깽 판놓겠다는 거야, 뭐야? 미친놈.
민 호 : (안보고, 담담한) 내가 알기론 수희랑 나랑 만나기 전부터 메시지가 왔어. 곰곰 생각해보 니까, 지안이가 수희한테 프로포즈할 즈음 부터 였던 거 같애. 프로포즈할 생각하고, 진 실을 말할 때구나 싶었겠지.
미 리 : 그 자식이 진실을 알기나 하고?! 그리고 말 할라다가 찢어졌음 끝내 야지, 무슨 심보로 계속 문자질이야! 웃긴 자식이야, 아주. 어떻게 지 집안을 속여먹어! 그것도 착하디 착한 부모를 숨기는게 그게 말이 돼! 너 내가 고딩때 그 자식 좋아해서 뒤밟았다가, 집안 속여먹은 거 알고, 너한테 분명히 경고했지, 그런 놈 봐주면 안된다고?! 그때 너 뭐랬어, 이미 나도 알 고 있다 아무 상관없다 그랬지, 지금도 아무 상 관없냐? 나는 진짜 너두 맘에 안들어.
민 호 : ...(앞만 보며, 담담히) 미리야.
미 리 : 옆에 있는데, 왜 불러.
민 호 : 수희가...지안이에 대해 알면 흔들릴까?
미 리 : 다리냐, 흔들리게.
민 호 : 지안이..괜찮은 놈이야. 나는 알아.
미 리 : 끝까지...야, 나같은 골빈 날라리도 울아버지 청소부하는 거 안속여먹 어. 모르는 남이면 몰라도 친구한텐 더더욱. 괜찮은 놈? 양씨 말대로 괜찮은 놈이 지난 겨울에 다 얼어죽었네. 민 호 : ....
미 리 : 너 확실히 해. 지안이 그 자식이, 수희 꼬시면 너 가면 두지마, 알았 어?
민 호 : (미리 보며) 나.. 수희 안보내.
미 리 : 간만에 맘에 드는 짓 하네. 수희가 택배도 아니고, 보내긴 어딜 보 내. 너 지금 니가 한 말 꼭 지켜! 괜히 착한 척 말고.
민 호 : (다시 앞만 보는) ...
미 리 : 젠장...혹 뗄려고 왔다가 혹 붙였네.
민 호 : (보면)
미 리 : 양씨한테 여자..됐어, 니 문제나 신경 써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게. 기운 빠지지 말고.
민 호 : 가게 가 있어, 곧 갈게.
미 리 : 그래, 맘이 불편해도 일은 해야지. 빨리 와. (민호의 머리를 흐트러뜨 리는)
민 호 : (가는 미리를 보다가, 다시 바깥을 보는)
씬 28 레스토랑 안.
민재, 영숙 식사를 한,
종업원, 그릇들을 가져가고, 차를 주고 가는,
영 숙 : (민재 보며, 편하게) 신경정신과의사는 환자랑 하는 모든 대화가 진 료행위라든데, 병원 밖에 서 만나니까 진료빌 청구할 수도 없고, 저 때문에 손해가 많네요.
민 재 : 오영숙씨, 내 환자 아니에요, 친구지. 난 환자는 밖에서 안봐요.
영 숙 : (보고, 작게 웃으며, 고마운) 내 평생 가장 잘 난 친구를 가졌네. 어 깨가 다 으쓱해지네.
민 재 : (어색하게 웃으며) 친구란 말 진짜 오래만에 써보네요. 난 친구가 없 거든요.
영 숙 : ?
민 재 : (창가 보며, 서글픈) 어려서 내 유일한 친구는 동생이었어요. 나이 차인 제법 나지만, 정말 잘 어울려 놀았어요.
영 숙 : 난 동생 태어났을 때 샘나든데, 거긴 안그랬나봐요?
민 재 : (서글프게 웃으며, 찻잔 보며) 매일 우울해만 하시던 어머니가 어느 날 동생을 낳고, 햇살이 쫙 내리쬐는 정원에 앉아서 너무나 평화롭 게 웃는 모습을 봤어요.
영 숙 : (민재를 보는) ...
민 재 : 얼마나 아름답던지..가슴이 뛰었어요. 그리고, 생각했죠. 엄마가 도망 가진 않겠다. 매일 화내는 아버지, 애교 없는 나라면 몰라도 저렇게 이쁜 동생이 있으면.. 놈은 지금도 잘 웃지만, 어려서도 얼마나 잘 웃었는지 몰라요. 깔깔 소리를 내가며....(영숙 보고, 맘 짠 하게 웃으 며) 정말 귀여웠어요.
영 숙 : 그런 동생이 아버지가 달랐다면, 힘들었겠다.
민 재 : 많이요.
영 숙 : 그 동생하고 지금은 어때요?
민 재 : (맘 짠해지는) 내가 안봐요.
영 숙 : (보면) ?
민 재 : 사실 걘 잘못도 없는데...지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그런 앨 커서 거 의 매일 때렸으니..나 나쁘죠?
영 숙 : (민재 안쓰레 보며) 김민재씨한테도 이유가 있었잖아요. 엄마의 불 륜, 사춘기 남자애가 감 당하기 힘든 일이에요. 내 생각엔 그런데.
민 재 : (착잡한) 그래요..그때 난 감당하기 힘들었어요. (영숙 보며) 오영숙 씨.
영 숙 : ..
민 재 : 오영숙씨가 지금 나한테 한 말 잊지 말고 기억해요. 그리고 다시, 작 고 더럽고, 도둑질 을 한 어린애가 또 보이면, 오영숙씨도 그 아이한 테 말해요. 안씻어 더러운 것도, 더러 운 땅에 떨어진 과자를 주워 먹 은 것도,
영 숙 : (눈가 붉어진)
민 재 : 도둑질을 한 것도 모두 니 잘못만은 아니라고..그땐 어쩔 수 없었지 않았느냐고.
영 숙 : (눈가 그렁해지는)
민 재 : 당신은 참 좋은 여자예요. 우리 아내 다음, 우리 ...어머니, 아니 엄마 다음으로.
영 숙 : (눈물나는, 민재 보며) 날 이해해..주는.. 거예요?
민 재 : (맘 짠해, 작게 웃으며) 누가 난 널 이해못해!하고 말하면 그 사람하 고 놀지 마세요.
영 숙 : (왈칵하는) 모두 다 그랬어요. 남편도 티브이에서 가난한 애들을 보 면, 구질스럽다 얼굴을 찡그리고... 그럼 난 가슴이 뛰었어요. 내 과 거가 들킬까봐. 친구들도....내가 도둑질하는 걸 들켰을 때 욕만 했어 요, 왜 그랬냐 아무도 물어주지 않았어.
민 재 : (맘 짠해보며)
영 숙 : (눈물 흐르는, 손수건으로 코풀고) 엄마만 안그랬어. 늘 우리 딸이 최고로 이쁘다고..내가 무 슨 일을 해도 이유가 있을거라고.. 엄마 보 고싶어. (창가 보며) 너무 보고싶어요, 엄마가.
민 재 : (그런 영숙, 눈가 붉어져 보는)
씬 29 레스토랑 주차장.
영숙, 민재 나오는,
영숙, 차문 열고 민재 보며,
영 숙 : (어렵게, 담담하게) 나, 정말..
민 재 : (편하게) 괜찮아요.
영 숙 : ...
민 재 : 문제라고 생각할 때 더 문제가 되는 거예요. 진찰 받고 약 먹고 노력하면 아무 문제 없어요.
영 숙 : ... (맘 아픈, 차에 기대, 잠시 심호흡을 하고 민재를 보며) 나는 나한 테 왜 이런 일이 일어 나는 줄 알아요.
민 재 : (보며, 조심스레, 안쓰러운) ..엄..마?
영 숙 : ... (민재 보며, 맘 짠해지는) 가세요. (하고, 차에 타려 하면)
민 재 : (잡으며, 차분하게) 또 다시 아이가 나타나면,
영 숙 : 걘 나쁜 애예요. 그래두 시키신 대로 해볼게요. 자신 없지만. (하고, 차 타고 가는)
민 재 : (가는 영숙을 안쓰레 보는)
씬 30 영숙의 차 안.
영숙, 서글프게 가는.
씬 31 인써트 - 플랫쉬.
좁은 방에 엄마와 어린 영숙과 동생, 공기를 하며 좋아하는, 엄마가 웃으며 공기를 하고 있고, 두아이는 그런 엄마를 보며 잘 한다고 손 뼉치며 좋아하는, 엄마 중심으로.
씬 32 영숙의 차 안.
영숙, 눈가 붉어져 웃음짓고, 다시 정신차려 운전해 가는.
씬 33 미영의 가게 밖, 깊은 밤, 전경.
미자, 도구로 열쇠를 따는,
남자친구, 주변을 망보며, 작게 ‘빨리해, 빨리’하고,
미자, 장갑을 끼고 문 열고, 남자친구 보고, 턱 짓 하고,
미자, 들어가고, 남자친구, 들어가는.
씬 34 미영의 방안.
미영, 자고 있는,
미자, 손전등을 들고 들어와 미영을 담담히 보는,
남자친구, 미자를 툭 치면, 미자, 손전등을 남자친구에게 비추고, 다시, 방안을 비추며 살피려는데,
미영, 무심히 몸을 뒤척이는,
미자, 순간 미영의 얼굴에 손전등을 비추고, 미영, 눈뜨면, 남자친구 미영의 입가를 수건으로 틀어막는, 미영 놀라고, 버둥대고,
미자, 그런 미영과 눈이 마주치고, 눈빛 담담한.
씬 35 달리는 미자의 트럭, 새벽.
씬 36 달리는 미자의 트럭 안.
남자친구, 불안한 얼굴로 조수석에 금고를 안고있는,
남자친구: 속도 좀 더 내, 어서! 불안해 죽겠어.
미자, 긴장해 빠른 속도로 기어를 변속해가며 운전해가는, 이마에 땀 이 맺힌.
씬 37 주민의 회사, 전경, 낮.
전화 벨소리 들리는.
씬 38 회사로비.
지안, 출근하며 걸어가며 전화받는,
지 안 : 네. 유지안입니다.
민 호 : (E) 민호다.
지 안 : (멈춰서는)
씬 39 민호의 방안.
민호, 벽에 기대 전화하는,
민 호 : (담담하게, 그러나 약하지 않은) 만나자..할 얘기가 있어.
지 안 : (E) 바뻐.
민 호 : 바빠도 시간 내.
씬 40 회사 로비.
지 안 : 무슨 일이야? 전화로 해.
씬 41 민호의 방안.
민 호 : 전화로 못해. 주말 어때? (사이) 약속 취소해. 내가 회사로 갈게. (하 고, 전화 끊는)
씬 42 회사 로비.
지안, 전화 끊고, 뭔가 생각하는, 그러다 굳은 얼굴로 힘있게 가는.
씬 43 민호의 방안.
민호, 앉아서 한쪽에 놓인, 수희의 사진을 보다가 일어나 옷갈아입는,
남자친구 : (E) 황당하구만.
씬 44 한적한, 도로, 트럭 보이는.
남자친구: (E) 몇 년만에 일을 했는데,
씬 45 트럭 안.
미자, 멍하니, 넋나간 사람처럼 앞을 보고있고,
남자친구, 금고를 열어놓고, 서류를 보는, 백만원권 두어뭉치와 만원 권 몇장이 전부다,
남자친구: (답답한) 쓰잘데기 없는 보험증서 몇장...그리고 이백사십구만원... (미자 보며) 뭐야?
미 자 : ...
남자친구: (다시, 서류들 보며) 보험도 이것저것 많이 들었는데, 수혜자가 모 두 보성양로원이네... (하고, 다른 서류들을 보다) 이건 뭐야? 수혜자 가 권미자, 너다.
미 자 : (담담히, 보면)
남자친구: 사망보험금인데...오천두 안되네...이것도 죽을 땔 기다려야하니..꽝 이네.. 통장이 한달 전 에 모두 빈 것 보니까, 아무래도 니가 나타나 고나서 정리한 거 같애. 니 신랑 어쩌냐, 못빼내겠다.
미 자 : (미영이 원망스러운, 다시 앞 보며, 오기어린, 가라앉는)...
씬 46 미영의 집 안.
서랍이며 옷이며 전부 바깥으로 나와있는,
미영, 초췌한 모습으로 서랍정리를 하고있고,
금실, 그런 미영을 넋놓고 보는,
금 실 : (어이없어, 기운 빠진, 미영 보며) 너 미자가 왔음 미자가 왔다고, 나 한테 왜 말안했냐? 걔가 다 커서 못된 짓하며 감방 들락거린단 소문 듣고 내가 너 조심하라 일르면서 뭐랬냐?
미 영 : (보면)
금 실 : 니가 미자한테 구구절절 말 못할거면 나라도 해준다고 내가 그랬잖 어! 고향동네에 떠도는 소문들, 니가 지 아부지돈 갖고 내뺐다는 거 며, 니가 집 나가는 날 집에 불 질렀다는 거 며, 그런 말들 전부 거짓 부렁이라고 말해준댔잖어, 내가!
미 영 : (일만 하는)
금 실 : 야, 어느 딸년이 그런 소문 듣고 널 가만두냐? 나라도 지아버지 죽 인 년 가만 안둬!
미 영 : (일만 하는)
금 실 : 너, 니가 나중에 미자 찾아 다닌 것도 말안했지?
미 영 : (일만 하면)
금 실 : (답답하고, 옆에 있는, 옷가지 던지며, 어이없는) 그누무 주둥이엔 철 통을 달았지, 염병! 나한테 까지 왜 입을 닫고 지랄이여!
미 영 : (금실을 물끄러미 보고, 가라고 손짓하는)
금 실 : (속상한, 소리치는) 간다, 니가 가지말래도! 나도 니 꼴 보기 싫어, 알어?! (하고, 일어서려는데)
그때, 민호 문 열고,
민 호 : 둘이 싸워?
미영, 금실 : ?
씬 47 미영의 가게 앞.
금실 가고.
씬 48 미영의 방 안.
민호, 미영 앉아 정리하며,
민 호 : 집 정릴 할라면 잘 해야지, 폭탄맞은 거처럼 해놓고...
미 영 : (일만 하는)
민 호 : (미영을 툭 치며, 짐짓 밝게) 금실할머니랑 둘이 왜 싸웠어?
미 영 : (작게 웃는)
민 호 : 웃는 거 보니까, 큰싸움은 아닌 거 같네.
미 영 : (고개 끄덕이는)
민 호 : (답답해지는) 할머니, 지안이가..수희를 아직 못잊나봐.
미 영 : (보면)
민 호 : (서글프게 웃으며) 당연한 거지, 뭐. 일해요. (하고, 일하는)
미 영 : (민호 보다가, 일하는)
씬 49 영숙의 오피스텔 안.
영숙, 주방 쪽에서 물잔을 가지고 와 테이블에 앉아, 약봉지의 약을 꺼내 찢다가, 전화기에 메시지가 녹음되어있는 걸 보고,
영 숙 : 누가, 나한테 전활해, 할 사람이 없는데..(하고, 누르면)
남 자 : (E) 저 우유배달하는 사람인데요, 대금이 밀려서 전화드렸습니다. 집 에 찾아가도..
영 숙 : 오늘 은행에 넜어, 아저씨. (하며, 다음 메시지로 넘기고, 약 먹는)
여 자 : (E) 오영숙씨 여기 병원인데요, 지난번 검사결과가 나왔어요. 다른 덴 이상이 없는데, 자궁 쪽에 양성종양이 있네요. 위험한 건 아니니 까 걱정마시고, 병원에 한번 나오세요.
영 숙 : (약 먹다가, 무표정하게 멈추고, 다시 메시지를 듣는)
여 자 : (E) 다른 덴 이상이 없는데, 자궁 쪽에 양성종양이...
영 숙 : (메시지 끊으며, 작게 웃으며) 양성 종양...웬 선물...(하고, 물을 마시 는)
씬 50 미리의 오피스텔 화장실 안.
호철, 나가려고 세수하고 수건으로 얼굴 닦으며 말하는,
미리, 문턱에 쪼그려 앉아 그런 호철 보며 짐짓 편하게 있는,
호 철 : 결혼신골 대체 왜 해야하는데, 이러고 살면 되지, (미리 보며) 너두 진짜 성격 이상하다? 대체 그런게 왜 그렇게 중요한데? 심심해?
미 리 : (호철만 보며, 짐짓 편하게) 어, 심심해.
호 철 : 어, 심심해? 그럼 집구석이나 치워, 자식아. 화장실이 이게 뭐냐? 세 면대에 온통 머리카 락이고...지 낯반데기만 하루에도 골백번 씻어 대면서 집안 꼬라지하곤, 에으..진짜 나와, 이 코딱지야. (하고, 나가 는)
미 리 : (잠시 생각하다, 나가는)
씬 51 미리의 거실.
호철, 나와서 티같은 웃옷을 입는데,
미리, 와서 소파에 앉으며,
미 리 : (편하게) 도장만 줘. 내가 가서 신고할게.
호 철 : (대수롭지 않게, 보며) 넌 진짜 쓸데없는 소릴, 주구리장장..대체 그게 왜 그렇게 중요해?!
미 리 : 그럼 안 중요한데 왜 선뜻 못해줘, 난 그것도 이해안간다?
호 철 : 너 혹시 나중에 나랑 헤어지면 위자료 받을라고? 그래서 그러냐?
미 리 : 어.
호 철 : (어이없는) 얘가 이 강호철일 아주 물로 보네. 임마, 내가...너랑 쪼잔 하게 돈 문제로...사람 쪼잔해져 말도 하기 싫으네, 진짜. (포기하듯) 나랑 헤어짐 너 이 집 다 가져. 그럼 됐지, 이 제? (하고, 겉옷 들고 나가려하면)
미 리 : 혹시 나랑 결혼신고 안하려는 거 지수란 여자 땜에 그래?
호 철 : (가다, 돌아보는, 뻥한) ?!
미 리 : (호철 보며, 담담하게) 그 여자 만났어.
호 철 : (화나는, 미리 꼬나보며, 가라앉은) ...뭐, 뭐라구?
미 리 : (호철 보며, 담담히) 제주도...지수란 여자 만났다고요. 아저씨 핸드폰 을 좀 뒤졌지. 이쁘드 라. 술집 앤 아닌 거 갖고...정들게 생겼드라. 아 니다, 만났다는 건 좀 그렇다. 일산병원에 와있는 거 나만 본 거니 까. 걱정마, 별로 안아퍼 보이니까.
호 철 : (굳은, 미리 빤히 보는, 화나는, 가라앉히려 애쓰고, 소파에 앉으며) 죽을래, 너?
미 리 : (눈가 그렁해지는, 서글프게 작게 웃으며, 호철 보고) 말버릇 봐라. 3 년 넘어 만난 애인한 테 딴 여자 있는 거 들켰으면서 미안하다 소린 안하고...뭐 죽을래? 그게 말이냐, 술이냐?
호 철 : 경고다. 최미리, 너 한번만 더 주제넘게 지수 만나라? 그땐 나 너 가 만 안둔다. 분명히 맘에 새겨라. 또 지수 만나라, 가만 안둔다.
미 리 : (화나, 옆에 있는 쿠션을 던지는)
호 철 : (얼굴에 맞고, 미리 보면)
미 리 : 후...(하고, 제 머리 쓸어올리고, 호철 보며) 걔 만나. 그리고 나랑 결 혼신고만 해. 그러고 나서, 어차피 아저씨 이 여자 저 여자 ..찝쩍거리 는 거 병이니까..그러고 살어. 그럼 나는 딴 여자 보는 남자랑 사는 게 또 내 팔자려니 하고 살테니까. 계산 끝?
호 철 : (미리 보며, 지지 않고) 누구 맘대로 계산 끝? 나 지수랑 혼인신고했 어. 갈람 가. (하고, 일어나려하면)
미 리 : (멍한, 호철만 보고, 그대로) 멈춰.
호 철 : (미리 보면)
미 리 : (안보고, 짐짓 담담히) 나 지금 정신 없으니까, 대답만 짧게 해. 그 여자랑.. 혼인신고를.. 했 어?
호 철 : 그래.
미 리 : 언제?
호 철 : 서너달 전에.
미 리 : (눈가 그렁해, 원망스레 보는) ?!
호 철 : (꼬나보며) 질문 끝?
미 리 : 옛날옛날도 아니고, 서너달 전이면?...양다리네.
호 철 : 나, 양다리 아니라고 말한 적 없다?
미 리 : 나랑은 죽어도 못하는 혼인신골 그 여자랑은 하고...이유가 뭐야?
호 철 : 걔는...내 전부니까. 내 마지노니까.
미 리 : (눈물 흐르는, 호철 보며, 어이없고 맘 아프게 보는) ...야...쎄다..나 맘이 무지 아프다, 지 금....(복받치는, 안울려하며)...그 여자가 마지노 면, 그럼 나는 장난이냐?
호 철 : ...
미 리 : 대답해.
호 철 : (속상하지만, 짐짓 담백하게) ...몰랐냐?
미 리 : (울지 않으려 하지만, 눈물나는, 짐짓 차분하게) 미치게 갖고 싶었던, 애기도 니가 싫다고 한 그 순간, 오케이 한 내가, 웨딩마치 올리고 싶어하는 것도 니가 싫다니까, 알았어 한 내가, 착한 엄마 아버지 동 생한테 한꺼번에 상처 주고 너만 보고 집 나온,
호 철 : (말꼬리 끊으며) 일절만,
미 리 : (말꼬리 끊으며) 그런 내가! 끝이라고 하면 진짜 끝이야.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내 말 제대 로 듣고 행동해. 함부로 되는 대로 입 놀리 지 말란 얘기야, 쎄컨드는 싫어. 울엄마아버 지 내동생한테 그 꼴은 못보여. 그 여자야, 나야?
호 철 : ... 지수.
미 리 : (울지 않으려하며, 짐짓 담백하게) 잘 가라. (하고, 일어나 침대 쪽으 로 가 옷장으로 가서 문 열어, 가방 꺼내 마구 짐을 싸는)
호 철 : (답답한, 미리 보다, 속상해서 나가는)
미 리 : (눈물 흐르는, 오기부리며, 제 물건들을 싸는)
씬 52 복도 + 엘리베이터 안 + 밖.
호철,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가고 있는, 그러다 문소리에 미리의 집 쪽 돌아보면(조금의 희망을 가지고), 미리, 아랑곳않고 울며 걸어와 호철을 지나쳐 엘리베이터를 타는,
엘리베이터 밖에서, 호철 막막하게 미리 보며,
호 철 : 고만 성질피고 들어가라.
엘리베이터 안의 미리, 버튼 누르는,
호철, 속상해 들고있던 겉옷 내던지며, ‘아우!’하고 소리치고.
씬 53 엘리베이터 안.
미리, 벽에 기대 엉엉대고 우는.
씬 54 달리는 호철의 차 안.
호철,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으로 운전하며 가는.
씬 55 고속도로, 달리는 미리의 차 안, 밤.
미리, 울며 운전하며 가는.
씬 56 병원 복도.
호철, 문 틈으로 병실 안을 들여다보는,
지수, 침대에 누워 자고, 김선생 의자에 앉아 쪼그려 자는,
호철, 그런 두사람 보고, 한쪽 소파에 앉는, 답답한, 미리 생각하는.
씬 57 수희의 작업실 전경.
수 희 : (E) 남자친구 밖에 없네.
씬 58 수희의 작업실 안.
수희, 이불 덮고 소파에 앉아있으면,
민호, 맞은 편 자리에 앉아, 배를 깎고있는,
수 희 : 아프다니까, 밥해줘, 생강차 끓여줘, 과일도 깎아줘. 좋다.
민 호 : (기분은 가라앉았지만, 짐짓 편하게) 남자친구가 아니라, 완전 종이 지, 그지?
수 희 : 억울해?
민 호 : 조금. (하고, 깎은 배를, 포크로 찍어 수희 주고, 수희 옆에 앉아, 수 희의 손을 잡는)
수 희 : (과일먹으며) 니가 깎아주니까, 더 맛있다. 근데 난 사과 좋아하는데.
민 호 : 사관 열날 때 먹음 안돼.
수 희 : 별 걸 다 알어?
민 호 : 별 걸 다 몰라.
수 희 : 근데 오늘 카페 안가?
민 호 : 비번.
수 희 : 늦게 가도 되겠다.
민 호 : 자고 갈라고.
수 희 : ?
씬 59 파주의 병원, 복도.
선이, 걸어와 무균실로 들어가려다가, 순간 멈춰서서 안을 들여다보 는.
씬 60 무균실 안.
지안, 위생복을 입고 소영과 말하는,
지 안 : (따뜻하게 웃으며) 내가 누군지 모르는구나? 나는 삼촌. 집에 사진 있는데, 못봤어?
소 영 : 봤어. 외국 간 삼촌.
지 안 : 그래, 외국 간 삼촌. 근데 왔어. 소영이 볼라고.
소 영 : (웃으며) 선물도 사가지고 왔어?
지 안 : 그럼. 인형도 사고 옷도 사고 구두도 사고, 많이 많이 샀지. 근데 이 안엔 못가져들어와. 그 래서 집에 다 뒀어. 빨리 나아서 집에 가서 옷도 갖고 인형도 갖고 구두도 신고 그래?
소 영 : 응. (하다가, 창가 보면) 엄마.
지 안 : (창가 보고)
씬 61 병원복도.
선이, 지안 서있는,
지 안 : (맘 짠해져 있다가, 선이를 툭 치는)
선 이 : (보면)
지 안 : (수화와 말로, 짐짓 편하게) 아직도 오빠가 미워?
선 이 : (지안 보며, 눈가 붉어져, 고개 끄덕이는)
지 안 : (맘 아픈, 수화와 말로) 미워하고 싶음 해. 괜찮아. 그리고, 소영이 큰 병원으로 옮기자. 장기가 찾아지는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거기서 기다려보자.
선 이 : (수화와 자막으로, 눈가 붉어져) 병원비가 많이 들어. 수술비도. 이후에 치료비는 또 어쩌구?
지 안 : (수화하는) 내가 다 책임질게.
선 이 : (수화+자막) 월급쟁이 월급으로 감당못해.
지 안 : 내가 해. 걱정마.
선 이 : (울먹이며, 수화하는) 아버지랑 엄마는 오빠한테 신세질 생각말래. 같이 잘 살수는 없다고 오 빠라도 잘 살게 하재.
지 안 : (눈가 붉어지는)
선 이 : (수화+자막) 근데, 솔직히 나는 돈이 필요해. 소영이 살리고 싶어.
지 안 : (안고, 등 두드려주며, 안쓰런, 울지 않으려 애쓰며) 알아. 니 맘 알 아. 당연히 살려야지.
선 이 : (소리도 못지르고 우는)
지 안 : 오빠가 해줄게. 오빠가 해줄게. 울지마. 선이야, 울지마.
씬 62 바닷가.
미리, 차를 세워두고 차에 기대 바다를 보고있는,
막막한.
씬 63 수희의 작업실 안.
스탠드 켜있는,
수희, 침대에 누워있고, 민호, 침대 밑에 자리를 깔고 누워있는,
수희, 민호를 내려다 보고있는,
수 희 : 안배겨?
민 호 : (천장 보며) 그만그만.
수 희 :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민 호 : (지안 생각에 약간은 서글픈) 너랑 보내는 첫날밤이니까....멋지게..무 슨 말인가를 하고 싶 은데..생각이 안나서 생각해.
수 희 : 기대되네, 그럼 생각해. 기다릴게.
민 호 : (작게 웃으며, 담담하게) 진짜...호철이형..싫다.
수 희 : (보면) 무슨 말이야?
민 호 : (수희 보며, 편하게 얘기하는) 내가 전에 형한테 미리를 지켜주세요. 그랬거든. 지켜준단 말 멋지잖아?
수 희 : 근데?
민 호 : 근데 형이 그러는 거야? 걜 뭐로부터 지킬거냐구? 감기로부터, 차로 부터, 도둑이나 강도로 부터 지킬거냐구? 그런건 모두 지 알아서 해 야지, 남이 어쩔 수 없는 거라구. 너나 잘 살 라구.
수 희 : (작게 웃으며) 나두 영숙이 언니한테 한방 먹은 적 있잖아. 그런 식 으로. 세상 얼마 살아보 지도 않은 애들이 영원히니, 니가 마지막이라 느니, 그런 말들 하는 거 너무 같잖치 않냐 구. 생각해보니, 맞드라구.
민 호 : (일어나 앉으며) 내가 널 지켜줄게, 영원히 사랑해, 니가 마지막이 야..그런 말들이 모두 생 각없는 거라니..그럼 그냥 사랑해 그래? 심심 하게?
수 희 : (앉아, 민호 보며) 나한테 그런 말들 해주고 싶구나?
민 호 : (맘 아프게 보는)
수 희 : 왜?
민 호 : 사랑해..
수 희 : ..
민 호 : (수희의 손을 잡고, 수희 안보고, 맘 아픈, 어렵게 말 꺼내는) 니가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겠지...(수희 보며, 서글픈) 우리가 헤어질 수 도 있겠지...근데...지금은 너를 사랑해.
수 희 : (민호 보며, 차분히) 슬퍼.. 보여? 왜..그래?
민 호 : (눈가 붉어지며, 애써 웃으려 하지만 안되는)
수 희 : 김민호.
민 호 : 지안이랑 너랑은 2년을 만났는데, 너랑 나랑은 이제 석달도 안된게 슬퍼.
수 희 : ...
민 호 : 지안이랑 너랑은 그 시간 동안 싸우고 화해하고 위하고 그렇게 많은 추억이 있는데, 나랑 은 별로 없는게...사랑이 꼭 시간 문젠 아닌데, 나는 어서 어서 시간이 가서, 너랑 지안이 보다 더 많은 추억이 우리 한테 생겼으면,
수희, 민호에게 입을 맞추는,
잠시후, 수희, 입을 떼고 민호 보며,
수 희 : (차분하게) 우리한텐 아직 시간이 많잖아.
민 호 : 같이.. 자두 돼?
수 희 : ..(가만 보다가, 고개 끄덕이는)
시간경과.
수희, 민호, 한 침대에 누운(둘다 웃옷은 벗은),
민호, 수희 마주 보고 누운,
수 희 : 궁금해. 왜 니가 나랑 가고 싶은 곳이, 남쪽 섬인지?
민 호 : 섬이니까.
수 희 : ?
민 호 : 섬엔 배가 없으면 못나오잖아. 싸워도 미워도...쉽게..육지에 사는 사 람들처럼 떠나버릴 생각 못할 거 같애. 떠나는 거 자체가 힘드니까. 옛날에 엄마랑 아버지랑 싸우면 아버진 지방 현장에 한달씩, 두달씩 떠나서 돌아올 생각을 안하셨어. 엄마는 또 갤러리며 극장이 며를 다 니시느라 집엔 늘 형하고 나 둘 뿐이었지. 섬에선 떠날 때가 없으니 까, 우 린 싸워도 얘기해야 될 거야. 이렇게 마주 보고..
수 희 : 그러겠네. 떠나면 돌아오기가 힘들테니까. 한번 더 생각해야겠네.
민 호 : (수희의 얼굴을 만지며) 어려서, 그런 생각한 적 있어. 사람이 이렇 게 사람을 만지면 지문이 묻어나면 어떨까. 그럼 누가 봐도 그 사람 이 내 건줄 알겠지.
수 희 : (민호 따뜻하게 보는) 증거가.. 필요했어?
민 호 : (천장 보고 누우며) 어려서는 그랬어. 잠자리나, 지문이나, 온갖 맹세 들...필요 했어, 그런 게. 근데.. 지금은 아냐.
수 희 : 왜.. 지금은 아닌데?
민 호 : 그냥 사랑하는 사람을 믿으면 된다는 생각을 해.
수 희 : (민호를 이쁘게 보는) ....
민 호 : (수희 다시 보며) 오늘 하루종일 해가 떠도 나가지 말고 이러고 있 자.
수 희 : (작게 웃으며) 자신 없는데, 졸려.
민 호 : 그럼 자.
수 희 : (눈감고) 잘 자.
민 호 : (그런 수희를 안고, 어깨를 토닥여주며, 지안 생각에 조금은 어두워 지는)
씬 64 도로, 달리는 택시 전경, 낮.
씬 65 택시 안.
운전수, 이정표<강릉>을 보고, 운전해 가는.
영숙, 뒷좌석에서 거울 보며 화장고치며 가고.
씬 66 바닷가.
미리, 바다를 보고 앉아있는,
그때, 경적 소리나면,
미리, 소리난 쪽 보고,
영숙, 차에서 내리며 황당하게 미리 보며,
영 숙 : (미리에게로 가며) 열나리 머네...뭐야, 너?
미 리 : 미안, 지갑도 없고, 그래서 돈도 땡전 한푼도 없고. 기름도 바닥이 고...
영 숙 : (옆에 앉아, 바다 보며) 저 푸른 바다 없었음 넌 사형이야.
미 리 : (작게 웃고, 바다 보는)
영 숙 : (보며) 왜 집을 나왔어? 양씨랑 싸웠어?
씬 67 병원, 마당.
호철, 지수의 휠체어를 밀고 웃음띠고 걸어가는,
호 철 : 바람이 좋다. 완전 훈풍이네.
지 수 : 어제도 왔다며 왜 아는 척 안하고 그냥 갔어?
호 철 : 니가 자드라고, 그래서 그냥 갔지.
지 수 : 오빠 힘들겠다, 벤치 가서 좀 앉자.
호 철 : 그러자. (하고, 벤치로 가서 앉는)
호철과 지수 마주본 상황,
호 철 : 근데 왜 갑자기 열이 나고 그런 거래?
지 수 : 지난번에 겹질린 허리에 염증이 생겼대. 의족도 다시 해야하고...
호 철 : 이젠 괜찮대?
지 수 : 응.
호 철 : 그러게, 그때 왜 가? 니가 임마 의사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 에게, 넌 그것도 모르 냐? 의사도 아니면서 지 맘대로 퇴원을 하고, 아파도 싸, 자식아.
지 수 : (작게 웃고) 자세히 보니까, 오빠도 나이 드네?
호 철 : 세월을 누가 이기냐?
지 수 : 요즘도 달리기 잘해?
호 철 : (지수 보고, 웃으며) 기억하는구나, 나 달리기 잘하는 거?
지 수 : 기억하지. 옛날에 보육원 애들하고 부티나는 남의 집, 초인종 누르고 도망치면 나랑 애들 은 다 잡혀도 오빠는 어느새 보육원 마당 가서 공놀이하고 있었잖아.
호 철 : (웃고) 내가 뭐든 죽기살기로 하잖냐. 이 바닥에서 내가 몸은 작아도 버티는게 그 성질머 리 때문이다. 죽기살기. 안맞을라고 싸우는 놈하 고 안죽을라고 싸우는 놈하고, 붙으면, 안죽을라고 싸우는 놈이 이기 게 돼있거든.
지 수 : 어릴 때 오빠가 마라톤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그랬어.
호 철 : (씁쓸한) 되고 싶었지. (쓸쓸히 웃으며) 그러고 보니까 나도 한 땐 꿈이 있었네.
지 수 : 그때 보육원 형편이 조금만 났어도..오빠 마라톤 할 수 있었을텐데..
호 철 : 지난 일이야. 나같은 놈이 무슨 마라톤..분명 그때 시켜줬어도 하다 가 관뒀을거야. 나같은 놈은 건달이 딱이야.
지 수 : (안쓰레보며) 김선생님한테, 어떤 여자가 전화를 했었대.
호 철 : (보면) ?
지 수 : 여자...있어?
호 철 : 신경쓰지마. 가끔 그냥 만나서 놀고 자고 했는데...어제부로 헤어, 졌 어.
지 수 : 나 때문이야.
호 철 : (안보고, 씁쓸한) 너 때문은 무슨 너 때문. 그냥 헤어질 때 돼서 헤 어진 거야. 이쁜...앤데,
지 수 : (호철 보는)
호 철 : 좋은 놈 만나겠지, 뭐. 세상 어떤 놈을 만나도 나보다 낫지 않겠냐? 병실에 물 떨어졌댔 지, 사올게, 잠깐 있어. (하고, 가는)
지 수 : (가는 호철 안쓰레 보다, 생각하는)
씬 68 노을지는 바닷가.
영숙, 바닷가에서 모래로 집을 지으며, 노래부르는, 모래성이 여러채 다.
미리, 그옆에 앉아 생각 많은,
영 숙 :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 집다오...
미 리 : (영숙 보며) 하루죙일 집만 짓네.
영 숙 : (집으며) 그럼 니가 재밌는 얘길 하든가.
미 리 : 언니, 내가 양씰 잊을 수 있을까?
영 숙 : 못잊지, 어떻게 잊냐?
미 리 : (보면)
영 숙 : (모래집 지으며) 잊는다는 건, 어느날 그 사람이 나타났을 때 (멍한 표정지으며) 어머, 누 구세요? 아니면 그 사람 이름을 듣고도 그게 누구드라...하는 게 진짜 잊는 건데, 살 부비고 산 놈을 그렇게 잊을 수 있냐, 미치지 않고선. 사랑하는 사람을 버릴 순 있어도 잊을 순 없어. 안그래?
미 리 : (바다 보며, 서글픈) 내가 양씨 없이 살 수 있을까.
영 숙 : (옆에 앉으며) 인간이 얼마나 독한데, 못살어, 살지.
미 리 : (눈가 붉어져, 바다를 보며) 양씨 보고 있을 땐 하루죙일 보고 있어 도 안 질리던데, 바다는 금방 질린다, 지겹다.
영 숙 : (미리 보고, 옆에 앉으며) 앞으로 어떻게 살거야?
미 리 : (영숙 보며, 짐짓 밝게) 잘 살아야지. 이 악물고, 엄마 아부지 동생한 테 미안하지 않게. 괴로워도 슬퍼도 웃으면서.
영 숙 : 니가 캔디냐? 괴로워도 슬퍼도 안울게. 내가 장담하는데 그렇게 살 면 안돼, 병나. 캔디만 화가 끝이 어떻게 됐는진 몰라도, 내 생각엔 캔디 걔 나중에 정신병동 갔을걸, 하두 참아 서. 울어, 울고싶음.
미 리 : (담담하게) 돈 있지?
영 숙 : ..
미 리 : 이 꼴로 엄마아버지 집으론 못들어갈 거 같애. 오피스텔 양씨한테 사게.
영 숙 : (가만 보다가) 그럼 그렇지, 니가 민호 수희 말고 날 여기 왜 불렀나 했다.
미 리 : 돈 때문 만은 아냐. 걔들 지금 머리 아픈 일도 있고, 언니한텐 초라 해져도 될 거 같아서.
영 숙 : (작게 웃으며) 왜, 내가 이미 초라하니까, 너갖고 안놀릴 거 같디?
미 리 : 어.
영 숙 : 참 머리 좋아, 나쁜 년. (하고, 바다 보며) 빌려줄게. 은행이잔 줘. 그 리고 조건 하나 더 있 다. 나 병원에 입원하면 문병와.
미 리 : ?
영 숙 : (편히 웃으며) 자궁에 혹났대, 여자들 셋 중 하나 그렇잖어.
미 리 : 신난 거 같다?
영 숙 : (맘 짠한) 덕분에 입원하면 핑계삼아 애들 볼 수 있으니까.
미 리 : (속상한) ..외..롭냐?
영 숙 : (가만 보다가, 눈가 붉어지며) .. 어.
미 리 : (눈가 그렁해, 바다 보며) 인생 엿같애, 진짜.
영 숙 : 엿은 맛이나 있지, 기집애야. 가자. (하고, 가는)
미 리 : (울음 참고, 일어나 걸어가는)
영숙, 가는데 그 위로,
미 리 : 울고 가자.
영 숙 : (돌아보면)
미 리 : 우리 울고 가자, 언니. (하고, 주저앉아, 엉엉 우는)
영 숙 : (그런 미리 눈가 붉어, 보는)
그런 두사람 한 화면에 보이고.
씬 69 수희의 작업실 안.
민호, 영숙의 그림을 보고있는,
수희, 차를 타서 앞자리로 오는,
민 호 : 야, 영숙이 누나 진짜 멋지다. 잘 그렸다. 우리 애인이 정말 그림을 잘 그리는 구나. (그 림 놓고, 수희 보며) 나두 그려주라.
수 희 : (보며, 담담하게) 그럼 파주 카페에 니 사진 걸자.
민 호 : ?
수 희 : 나 니 사진 정말 좋아, 걸자.
민 호 : 나 아마츄어야.
수 희 : 피하지 말고.
민 호 : 사람들 웃는 모습 밖에 찍은 게 없어.
수 희 : 따뜻해... 걸자. 내가 만든 카페에 니 사진 걸고 싶어.
민 호 : (수희 보는)
수 희 : (민호 보는)
민 호 : ...그래.
수 희 : (작게 웃고) 이겼다. 이제 가. 읽을 책도 있고, 할 일이 많아.
민 호 : 결혼을 왜 안할려고해?
수 희 : ?
민 호 : 궁금해.
수 희 : 둘이 좋음 좋은 거다, 싶어. 결혼이란 형식에 기대서, 사람들 앞에서 한 맹세에 기대서, 관 계를 지탱하는 거 그런 게 싫어.
민 호 : 나이 들면, 혼자 있기 힘들다든데?
수 히 : 그래서 지금부터 혼자 있는 거 즐길라고.
민 호 : 아이는?
수 희 : 별로. 냉정해보여도 할 수 없어. 이게 나야.
민 호 : 그래, 그게 너야. 그리고, 그런 니가 좋은 것도 또 나고.
수 희 : (작게 웃고, 보는)
민 호 : 갈게. (하고, 일어나, 주머니에서 봉투 꺼내 책상 위에 놓으며) 참 이 거 내 그림 그려주 는...댓가.
수 희 : (보면) ?
민 호 : (윙크하고) 전화할게. (하고, 나가는)
수 희 : (봉투를 보고, 열고 읽는, 작게 웃으며 내려놓고, 책을 펴들고 읽는)
인써트 - 메모지.
민 호 : (N) 나중에는 어떨지 나도 모르니까, 그래서 내가 한 말이 모두 거 짓말이 될지라도, 지금 은 널 죽도록,
씬 70 달리는 버스 안.
민호, 버스에 앉아가는,
민 호 : (N) 영원히, 미치게, 목매게, 사랑해, 수희야.
씬 71 달리는 미리의 차 안.
영숙, 운전해가는,
미 리 : (창가 보며) 바보같은 기집애...결국..이렇게 될 걸..최미리...미친..년...
미 리 : (N) 우린 남에게보다 늘 자신에게 더 가혹하다. 당연히 힘든 일인데 자신을 바보같다고 미쳤다고 미워하고,
카메라, 영숙에게로 가면,
미 리 : (N) 남들도 욕한 나를 내가 한번 더 욕하고,
씬 72 지안의 집 마당.
지안, 지안부의 리어커를 고치고 있고,
지안부, 마루에서 술을 마시고 있고,
지안모, 답답하게 지안과 지안부를 번갈아보고 있는,
미 리 : (N) 그것도 모자라 누군가는 가슴에,
씬 73 호철의 집 안.
신식, 영웅, 무더기 운동을 하고 있고,
호철, 웃옷을 벗고 운동을 하는, <나쁜놈>이라고 새긴 문신 보이는,
미 리 : (N) 누군가는 몸에 문신을 새기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을 괴롭히면 서 우리가 얻으려하는 건 대체 뭘까? 사랑? 이해? 아니면 죄책감에 서 벗어나는 것?
씬 74 휴게실, 주유소.
차에 기름을 넣는,
미리, 생각 많고, 영숙, 운전석에 앉아있는,
영 숙 : (미리 보고) 야, 우리 델마와 루이스 같지 않니?
미 리 : (보면)
영 숙 : 그거 미국 영화지? (사이) 아냐? 그럼 프랑스?
미 리 : (작게 어이없이 웃으며) 정말 골 찢어지는 캐릭터야.
영 숙 : 그래, 웃어, 그렇게. 인생 생각보다 길다. (종업원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가는)
미 리 : (창가 보며, 서글픈) ...
씬 75 거리, 낮.
민호, 걸어가며 전화하는,
민 호 : 지금 보자.
씬 76 회사주차장.
지안, 자기 차로 걸어가며 담담하게 전화하는,
지 안 : 지금은 안돼.
씬 77 수희의 작업실 앞.
수희, 집을 나와 부지런히 걸어가는,
민 호 : (E) 벌써 집에서 나왔어, 회사근처로 가는 길이야. 잠깐만이라도 시 간 내.
씬 78 거리.
민호, 걸어가며 전화하는,
민 호 : 현장이라도 괜찮아. 찾아갈게.
지 안 : (E) 그럼 파주로 와.
민 호 : (멈춰서며, 이상한) 어..디?..
씬 79 지안의 차 안.
지안, 안전벨트하면서 전화하는,
지 안 : 파주 주안리. 명동에서 버스 타면 한번에 올 거야.
씬 80 거리.
민 호 : (뭐가 뭔지 모르겠는) 파주는 왜?...거래처 가니?
씬 81 지안의 차 안.
지안, 작심한 듯한, 담백하게,
지 안 : 아니, 우리 부모님 사시는 곳이야. 집으로 와, 주안리 118번지야.
씬 82 거리.
민 호 : ?
그런 민호의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