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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역시 수강생과의 대화 하나 보냅니다.
이제 졸업반 학생인데, 결국은 대기업 취직에 목매지 싶네요.
다들 그렇지만 이 학생에게도, 이런 자세로 대기업 취직하는 게 결코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해 주지 못 한다는 것이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그게 분명하다면 거기에 목매지는 않겠지요.
졸업반 학생이 아니더라도 미리미리 신중하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돈과 명예와 지위와 권력 따위들
세상에서 제시하는 가치를 따라가 봐야, 절대로 행복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반드시 경쟁과 투쟁에, 쾌락과 고통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을 해결하지 못 하고서는, 그 어떤 인생이라도 행복할 수가 없는 거지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걱정 근심, 그게 바로 두려움인데, 그런 것들은 우리 존재의 밑바탕에 아주 두텁게 깔려 있어서..
그것부터 이해하지 못 하면, 제 아무리 무슨 대기업에 취직을 한다고 해도, 행복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래서 케이는 그런 것부터 해결해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것들을 해결하는 쪽으로 사는 사람이라면, 대기업에 취직하기 보다는 어려운 환경일지라도 꼭 아이들을 가르치려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해 주는 일을 하려고 하겠지만..
그렇다고 대기업 직원들은 두려움 해결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니까, 그리고 어쨌거나 두려움 이거 해결 못 하면, 행복이란 무엇인지 알지도 못 하고 죽는 거니까..
결국, 지금 행복하지 못 하면 나중에도 절대로 행복할 수 없으니까.. 지금 이 순간순간이 행복해야 정말로 행복한 거니까.. 그렇게 행복한 길로 가야지요.
그런데도 다들 취업에 대해서 행복이 아니라 쾌락을 전제로 결정하니까, 인생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젊은이라고 해도, 남은 인생 반백년을 별로 의미도 없이 살다가 죽는단 말이지요.
그러나 여러분 어떻게든 행복할 수 있는 길로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노래도 그런 노래가 있지요? ㅎ
“하루를 살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택하고 싶다.”
그 가수가 정말 행복이 뭔지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한번 뿐인 인생, 왜 불행한 길로 가서 헤매다가 죽어가야 합니까?
이것은 꼭 졸업반 학생이 아니라, 신입생이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수강생 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님께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들 행복한 길로 가 보십시다.
2006. 7. 4.
벅수 김기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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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5엄지짱
어쨌거나 일단 대기업에 취직하기로 했어요 : 엄지짱 -- 2006.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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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말 고사 마치고 실컷 자다가 그냥 까페 와 봤다는 얘기 생략,]
벅수 ▶ 지금 내 모습 이대로 그냥 살아봐야 세상의 부패와 타락만 가중시키는 것밖에 아무 의미도 없는데..
벅수 ▶ 크게 보면, 오늘날의 이 문명, 문화 자체가 이미 부패, 타락해 있는 거 아니냐?
벅수 ▶ 그런데도 그냥 이대로 살다가 죽겠다고?
벅수 ▶ ...
엄지짱 ▷ 근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벅수 ▶ ...
벅수 ▶ 최소한 지금의 나는 그 부패와 타락 속에 푹 빠져 있다는 것은 보이냐?
벅수 ▶ ...
엄지짱 ▷ 부패와 타락. 내 모습이 다 세상이라는 거 느끼고 있습니다. 근데 그냥 느끼고 내가 싫어지고 ...
벅수 ▶ 그리고 우리는 한 학기 내도록, 방금 니 말대로.. 그 '어떻게 하자' 하는 거 연습한 거잖아?
엄지짱 ▷ 그 상태에서 .. 멈추는 거 같아요. 그냥 무기력해지고
벅수 ▶ ...
벅수 ▶ 부패와 타락, 내 모습이 다 세상이라는 거 느끼고 있다고?
벅수 ▶ 글쎄..
벅수 ▶ 그게 정말이라면 뭔가 행동이 나오겠지.
벅수 ▶ ...
벅수 ▶ 그 내 모습이 바로 지금 벼랑 쪽으로 향해서 자박자박 걸어가고 있다는 말 아니냐!
벅수 ▶ 지금으로서는 그런 인생밖에 못 살도록 되어 있잖아요?
엄지짱 ▷ .. 조금은 느낀다고 생각했어요. 나는 다르다고 생각했거든요. 세상에서. 근데
엄지짱 ▷ 똑 같은 저를 알게 되었고.. 정말 나쁜 저도 봤어요...
벅수 ▶ 그런데도 계속 꼭 그런 식으로 걸어가다가 떨어져 죽겠다고?
벅수 ▶ ...
엄지짱 ▷ 잘 모르겠어요... 이건 아닌데 하고 느끼지만... 행복이 아니었다는 것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도 알겠는데. 근데 자꾸 피하려는 거 같아요
벅수 ▶ 홀로서기가 두려운 거지.. 그래.. 그러나..
벅수 ▶ 피하기만 하면 어떻게 되는 건데?
벅수 ▶ ...
엄지짱 ▷ 그냥 지금처럼 끝내 행복하지 않을 거 같아요.
엄지짱 ▷ 아니 당연히 그렇겠죠
벅수 ▶ 글쎄.. 그러니까 그게 분명하지 않은 거지..
벅수 ▶ 그게 분명한데도, 꼭 그렇게 살다가 죽겠다고 할까?
벅수 ▶ 그 들통의 물이 아주 뜨겁다는 거 한번 알고도 또 손을 담그겠어?
엄지짱 ▷ 아니요...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 재미 있게 살고 싶어요
벅수 ▶ 아니지.. 그럴 수 있도록 안 되어 있는데 어찌..
벅수 ▶ 뭔가에 열정이 없는데, 어디서 재미가 나오겠어?
벅수 ▶ ...
벅수 ▶ ...
엄지짱 ▷ 열정...
벅수 ▶ 그러니 뭐, 결국.. 꼭 쾌락과 고통 사이만 왔다리갔다리 하면서 살다 죽겠다는 얘기밖에 더 되냐?
벅수 ▶ ...
엄지짱 ▷ 네 .. ㅅ
벅수 ▶ 그걸 뚫고 나오는 무슨 행동이 있어야 말이지.
엄지짱 ▷ 그렇게 되네요
벅수 ▶ ...
엄지짱 ▷ 요새는 용기도 안 나요.. 옛날에는 정말 하고 싶은 일 그냥 저지르고 보기도 했는데...
벅수 ▶ 더구나 넌 마냥 들뜬 신입생도 아니고, 대학생활 다 끝나가잖아?
벅수 ▶ ...
벅수 ▶ 호.. 그러셔? 옛날에는 뭘 저질렀는데?
벅수 ▶ ...
엄지짱 ▷ 작년인가. 정말 하고 싶다는 거.. 이게 아닐까라는 느낌 받는 일을 찾았어요.
엄지짱 ▷ 작년에 해외봉사 다녀 왔거든요..
엄지짱 ▷ 정말 부모님 반대가 너무 심해서 한 달 투쟁 끝에
벅수 ▶ 해외 경험해 보겠다는데 왜 반대를 해?
엄지짱 ▷ 부모님은 봉사활동을 싫어하세요
벅수 ▶ 그리고 부모님이야, 자신이 부패와 타락 속에 푹 빠져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는 사람들인데, 어찌..
엄지짱 ▷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데에도 너무 반대가 심해서 매일 싸우고.. 잘 모르겟어요..
벅수 ▶ ...
엄지짱 ▷ 그래서 해외봉사 다녀와서 몰래 하고 있는데... 요새 갈등이 많아요
벅수 ▶ ㅎ
벅수 ▶ 봉사활동은 뭔데?
벅수 ▶ ...
엄지짱 ▷ 자폐아동반 아이들 보조 선생님요
벅수 ▶ 자폐아..
엄지짱 ▷ 고딩 때 읽은 책이 있는데 dibs 라고.. 자폐아동이 한 선생님을 만나 나아지는...
엄지짱 ▷ 그거 읽고 제가 dibs 라고 생각햇었어요.. 언젠가는 나도 나아지겠지~ 그래서 그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엄지짱 ▷ 거의 6 년 만에 정말 그 세상에 들어가 봤죠~
벅수 ▶ 넌 전혀 자폐아하고는 거리기 먼 거 같은데.. ㅎ
벅수 ▶ 어쨌거나 해외봉사면.. 기간은 얼마나?
엄지짱 ▷ 짧아요.. 10일!!.
벅수 ▶ ㅎ
벅수 ▶ 그마저 반대하시더라고?
엄지짱 ▷ 그냥 이해를 못 해주세요.. 그런데 관심을 가지는 것조차...
벅수 ▶ ...
엄지짱 ▷ 근데 문제는 요즘인 거 같아요...
벅수 ▶ ...
엄지짱 ▷ 봉사하면서 취업은 당연 그 쪽으로 간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그건 말도 못 꺼내요
엄지짱 ▷ 글구 제 문제도 있고
벅수 ▶ ...
벅수 ▶ 니 문제는 뭔데?
엄지짱 ▷ 보조선생님 나간 지 1 년 다 돼가는데 요새 이상해요.. 그 봉사로 정말 제 삶에 활력이 대박이었는데
엄지짱 ▷ 요새 자꾸 부딪쳐요..
벅수 ▶ 왜?
엄지짱 ▷ 이걸 말로 모라고 해야 하나.. 너무 익숙해져서 그게 일로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엄지짱 ▷ 그 곳 정말 선생님들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하면서
엄지짱 ▷ 선생님들도 많이 힘들어 하시고.. 마냥 그 선생님들은 행복할 거라 생각했는데..
엄지짱 ▷ 그리고 제가 너무 많이 부족함을 느꼈어요
엄지짱 ▷ 그래서 뭐부터 다시 시작하고 보충해야 하는 건지.. 혼란이 이만저만
벅수 ▶ "삶에 활력이 대박"이라면서? 그랬는데.. 그게 익숙해져서 그게 일로 느껴지고..
벅수 ▶ 다들 인생에 정말 그런 일이 없어서 문제들인데..
벅수 ▶ 삶에 활력을 주는 일.. 그런 일이 바로 열정이란 말인데..
벅수 ▶ ...
엄지짱 ▷ 정말 일주일에 하루.. 그날 기다리면서 지내고.. 정말 딴 일도 열심히 하게 됐거든요.. 근데 요새 들어...
엄지짱 ▷ 가서 그 순간은 좋은데 그러고 나면 허우적거리는 저를 자꾸 봅니다.
벅수 ▶ 왜 그 열정이 식어버렸을까...? 왜 허우적거리는데?
엄지짱 ▷ 그냥 취업으로 고민이 많아서인 거 같아요.. 그냥 일반 취업 우선하기로 결정했거든요
벅수 ▶ 그래.. 그게 문제겠지. 취업..
엄지짱 ▷ 제가 너무 많이 부족한 거 같아요. 이쪽 봉사 쪽으로 취업하려고 해도
엄지짱 ▷ 제가 전공자도 우선 아니고
엄지짱 ▷ 그래서 이만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갔다 하는 거 같아요
벅수 ▶ ...
엄지짱 ▷ 요새는 거의 그냥 일반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ㅜㅜ
엄지짱 ▷ 돈 벌어서 내가 맘대로 할 수 있게 되면 다시 내 일을 해야지.. 근데
엄지짱 ▷ 그것도 두려운 게.. 정말 봉사가 내 열정인지 내가 하고 싶은 건지도 걱정되고~
벅수 ▶ 스스로 그런 핑계를 만드는 거지?
엄지짱 ▷ 그런 거 같아요.. 그냥 달래는 거 같고~
벅수 ▶ ...
벅수 ▶ 두려움 때문인데..
벅수 ▶ 세상이 제시하는 가치에..
벅수 ▶ 세상 평균치도 못 맞추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벅수 ▶ 남들에게 인정 못 받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
벅수 ▶ 그래서 열정이고 뭐고 못 가리고.. 우선은 대기업이지 다들..
벅수 ▶ [혹시.. 대기업, 그게 지금 이 부패한 문명과 문화를 첨단으로 끌고는 가는 것 아니겠어? ㅎ]
엄지짱 ▷ 네.. 요새 그런 것도 겁나요.. 누가 어딜 갔냐에 따라 그 사람 달리보이는 거도 사실이거든요
벅수 ▶ [ㅎ. 그게 무슨 사실이냐? 생각이지.]
엄지짱 ▷ 저도 저희 언니가 이름 보고 회사 갈 때 옆에서 하고 싶은 거 하라고 그랬는데 막상 제가 그때 되니까 저도 그러게 되던데요
벅수 ▶ 그게 바로 부패, 타락해 가는 것 아니겠어?
벅수 ▶ 두려움 때문이지..
엄지짱 ▷ 네.. 회사 가서 너무 우울해 하는 언니 보면서 회사원의 그건 아닌 거 같더라고요.
엄지짱 ▷ 그런데 저도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따라가려는.. ㅜㅜ
엄지짱 ▷ 엄마는 제가 이런 소리 하면 복에 겨워 그렇대요.. 취직 못 하니까 핑계 좋다구요
벅수 ▶ 그렇게 삐까뻔쩍한 이름의 회사에 들어간다는 게 뭐냐? 그게 바로 쾌락의 축소판이고, 이 세상 부패와 타락한 흐름을 강화시키는 행위지. 그런 엄마 말 신경 쓸 거 있을까?
벅수 ▶ 결국은.. 니가 뭐 엄마 인생 어거지로 대신 살 거냐?
벅수 ▶ ...
엄지짱 ▷ 아니요.. 근데 저항하기는 벅차네요..
벅수 ▶ 글쎄..
벅수 ▶ 그게 안 되면, 너는 뭐 그냥 스르르 그 흐름에 파묻히는 거지 뭐.
벅수 ▶ 결국 거름지고 남 따라 어거지로 장에나 댕기다가 인생 끝내겠지.
벅수 ▶ 두려움과 슬픔의 문제는 하나도 해결 못 하고..
벅수 ▶ ...
벅수 ▶ 맨날 두려움 속에서 슬프게 살다가 외롭게 죽을 거 아니냐?
엄지짱 ▷ ...
벅수 ▶ 대기업 간다고, 월급 많이 받는다고 두려움과 슬픔이 해결될 거 같냐?
엄지짱 ▷ 아니요..
벅수 ▶ 그럼?
벅수 ▶ ...
벅수 ▶ 언니를 본다면서?
벅수 ▶ 언니는 왜 그렇게 우울할까?
엄지짱 ▷ 네.. 그 길은 아니에요..
벅수 ▶ 그 길은 아니다..
엄지짱 ▷ 미래가 없다고 그래요.. 언니는.. 상사가 곧 자기 미래니까..
벅수 ▶ ...
엄지짱 ▷ 그래서 잘난 남자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해요
벅수 ▶ 너도 미래 없는 길로 정했다면서?
벅수 ▶ 으윽...
벅수 ▶ 잘난 남자...
벅수 ▶ ...
엄지짱 ▷ 근데.. 지금 당장 저도 어떻게 할지 모르겠어요.. 우선 취직하고 곧 나오자 이렇게 맘 먹었는데...
벅수 ▶ 잘난 남자는 두려움 속에서 슬프게 살지 않는단 말이냐?
벅수 ▶ ...
벅수 ▶ 그 누구냐?
벅수 ▶ 왕의 남자, 그 인간 되게 잘난 남자지?
엄지짱 ▷ ^^
벅수 ▶ 그 인간은 두려움과 슬픔이 뭔지 제대로 생각해 봤을까?
벅수 ▶ ...
엄지짱 ▷ 그래도 그 사람도 마냥 행복하지는 않을 꺼 같아요.. 앞으로 더 걱정 되겠지요
벅수 ▶ ㅎ
엄지짱 ▷ 언니 말이 잘난 남자 만나야 회사도 그만 둘 수도 있고, 하고 싶은 여가도 즐길 수 있고~
엄지짱 ▷ 그래서 직장여성들이 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요.. 나보다 나은 사람 만나려고
벅수 ▶ ...
엄지짱 ▷ 남자들도 요새 그러기는 마찬가지구요
벅수 ▶ 전부 다 그 수준이지. 그래.
엄지짱 ▷ 처음엔 왜 그렇게 조건을 보나 햇는데 결혼할 때요 근데 그게 이해가 되더라구요..
벅수 ▶ 근데 문제는 다들 다른 사람보다 나은 사람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
벅수 ▶ 너나 나나 똑 같잖아?
벅수 ▶ 이해가 되기는 무슨..
벅수 ▶ 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니깐!
벅수 ▶ ...
벅수 ▶ 그래서 니가 우선 홀로 우뚝 설 수 있어야 된다는 말 아니냐?
벅수 ▶ ...
엄지짱 ▷ 네.. 온전한 사람~
벅수 ▶ 그런데?
벅수 ▶ ...
엄지짱 ▷ 근데 저는 그냥 자꾸 현실에 남 따라 가려하고 있고
벅수 ▶ ...
엄지짱 ▷ 그냥 그렇게 시간만 자꾸 가니까 걱정만 산만해 지고 답답하기만 해요. 지금 당장 무얼 할 용기도 안 나고
벅수 ▶ 그러니깐 뭐냐, 글쎄, 그 길이 절대로 행복한 길이 아니라는 걸 진짜로는 모른다는 얘기지?
벅수 ▶ ...
벅수 ▶ 그 길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는 것, 그게 분명하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는 안 처했겠지.
벅수 ▶ ...
벅수 ▶ 근데 분명히 그게 행복한 길이 아니잖아?
엄지짱 ▷ 네...
벅수 ▶ ...
벅수 ▶ 그런데도 꾸역꾸역 그 낭떠러지로 가겠다고?
벅수 ▶ ...
벅수 ▶ 그 얼마나 모순이냐?
벅수 ▶ ...
벅수 ▶ 분명히 그건 아니라면서?
벅수 ▶ 왜 아닌 걸 붙들고 마냥 서성이고만 있냐?
벅수 ▶ 아니지 서성이는 것도 아니지, 이제 이미 그 길로 결정했다면서?
벅수 ▶ ...
엄지짱 ▷ 네... 취업하기로요.. 저도 제가 변명만 하고 있다는 거 알아요.. 근데 당장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벅수 ▶ ㅎ
벅수 ▶ 아니지.. 결국 그 길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게 분명하지가 않다는 말이지.
벅수 ▶ 그러니 그러고 있지.
벅수 ▶ ...
벅수 ▶ 분명히 낭떠러지인데, 혹시 낭떠러지 아닐지도 모른다.. 그거지?
벅수 ▶ 분명히 이빨이 아파 죽겠는데, 아주 응급실에라도 가야겠는데, ‘나는 이빨 안 아프다, 안 아프다’ 하고 있는 거잖아, 지금?
벅수 ▶ ...
벅수 ▶ 스스로 속이는 거지. 지독한 자기기만.
벅수 ▶ ㅎ
벅수 ▶ ...
벅수 ▶ 대기업 취직이 너한테 삶의 활력을 대박으로 주는 일이 아니잖아?
벅수 ▶ 대박 주는 일을 하고 살아도 인생은 참 짧은 거다.
벅수 ▶ 활력대박 주는 일만 하고 살아도 모자라는 인생이에요!!!
벅수 ▶ ...
벅수 ▶ [이거.. 이미 소 귀에 경 읽기지?]
벅수 ▶ ...
엄지짱 ▷ 그러면 저 어떻게요.. 변명인지는 알지만 부모님께 우선 말도 못 꺼내요.. 그래서 우선 돈 벌어서... 몇 년이라도 돈 벌자였거든요..
벅수 ▶ ...
벅수 ▶ 몇 년...
벅수 ▶ 토스카도 일단은 그런 심산인데..
벅수 ▶ ...
엄지짱 ▷ 네.. 그 분 대화 봤어요.. 근데 울 언니 말이 발 들이면 나이 먹고 그러면 못 떠난다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우선 당장 그 길 아니면 돈 못 버니까 어쩌겠냐구요
벅수 ▶ ㅎ
엄지짱 ▷ 하루에도 몇 번..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망설이기만 하고 고민만 하고..
엄지짱 ▷ 요새 그래서 엉망이에요
벅수 ▶ ...
벅수 ▶ 발 들이면 나이 들고 그러면 못 떠난다..
벅수 ▶ ...
벅수 ▶ 글쎄 토스카도 그런 수준일까?
벅수 ▶ ...
벅수 ▶ 너는 니가 그런 수준이 아니라고 장담 못 하겠지?
벅수 ▶ ...
엄지짱 ▷ 그냥 언니 보면서 나도 몇 년 후면 저렇게 말할까 겁나요.. 예전에 언니랑 많이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엄지짱 ▷ 제가 지금 이렇게 되니 똑 같더라구요
벅수 ▶ ...
벅수 ▶ 그 참.. 가슴 아픈 말씀...
벅수 ▶ 그럼 뭐 나중에 똑 같은 말하게 될 수밖에..
엄지짱 ▷ 그래도 토스카 님은 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아직 꿈이 있고~
벅수 ▶ ...
엄지짱 ▷ 언니는 매일 저한테 재미 있는 일 없냐고 물어요.. 언니 동료들 친구들도 다 그런대요
벅수 ▶ ...
벅수 ▶ 재미 있는 일,이라는 게 어떤 의민데?
벅수 ▶ ...
엄지짱 ▷ 주5일제고.. 주말을 어떻게 보낼 게 없을까 하는 거요..
엄지짱 ▷ 1 년차일 때는 와서 피곤하니까 자고 친구만나고 그랬는데
엄지짱 ▷ 이제 언니가 3년차거든요.. 이젠 이게 아니다 싶대요.. 무언가 다른 거..
벅수 ▶ ...
벅수 ▶ 언니가 소위 그 대기업 다니냐?
벅수 ▶ ...
엄지짱 ▷ 네
벅수 ▶ ㅎ
엄지짱 ▷ 주말에 스트레스 풀어야 또 한 주 보내는데 요새
엄지짱 ▷ 친구들 만나도 다 비슷하니까 다 우울하대요
벅수 ▶ ...
엄지짱 ▷ 남자 얘기 돈 얘기 투잡 얘기.. 등등..
엄지짱 ▷ 언니도 하고 싶은 게 몬지 찾고 있는 듯했어요.. 이거저것..
벅수 ▶ 그러니 하고 있는 일들이 '삶에 활력 대박' 주는 일이 아니란 말이지..
엄지짱 ▷ 네..
벅수 ▶ 투잡. ㅎ
벅수 ▶ 투잡,이라고 삶에 활력 대박 주겠어?
벅수 ▶ ㅎ
엄지짱 ▷ 투잡이 돈만을 바라봤다면 아니겠죠
엄지짱 ▷ 보통 근데 돈 때문에 하는 거 같아요.
벅수 ▶ 그때는 '대박'이라는 말 자체가 그 아주 엄청난 쾌락을 담고 있는 말이네..
벅수 ▶ ...
엄지짱 ▷ 대박..이란 말.. 정말 그래요.. 근데 그게 쾌락일 수도 있는 거 같아요
엄지짱 ▷ 저도 봉사하면서 느끼는 건데요
엄지짱 ▷ 그게 그런 게 있거든요..
엄지짱 ▷ 자원봉사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대부분 '봉사홀릭' 된 사람이 많아요
엄지짱 ▷ 그러면 그런 건 열정이 아닌 걸까요?
벅수 ▶ [다들 행복하지도 않으면서 돈만 많이 벌겠다고..]
벅수 ▶ 봉사홀릭,이 뭐냐?
벅수 ▶ ...
엄지짱 ▷ 봉사에 미친 사람들... 알콜홀릭처럼요..
벅수 ▶ 중독자...
엄지짱 ▷ 네~
엄지짱 ▷ 저도 이번에 그런 거 조금 느껴서 겁났었어요.
벅수 ▶ 봉사가 습관이 되면...
엄지짱 ▷ 학기 중에 딴 자원봉사 갔었는데.. 그 일주일이 끝나니까 학교생활 적응하기 힘들더라구요~
벅수 ▶ 그런 게 홀릭 증상이냐?
엄지짱 ▷ 네.. 그런데 그게 다들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다른 봉사 찾고..
엄지짱 ▷ 사람들이... 그걸 봉사홀릭이라고 하더라구요
벅수 ▶ ...
벅수 ▶ 그럼 항상 스트레스 받고 살아라.. 그 말이네.. 뭐.
벅수 ▶ ...
벅수 ▶ 정말 그게 좋다면, 왜 그 일만 하고 살면 안 되냐?
벅수 ▶ ...
벅수 ▶ 거기다가 무슨 홀릭이니.. 하는 말을 붙이냐?
벅수 ▶ ...
엄지짱 ▷ 음.. 그러네요.. 근데 그런 건 있어요..
엄지짱 ▷ 봉사할 때는 다른 걱정이 안 들어요. 일명 생각 같은 거.. 그 순간 그 일만 정말 열심히 하게 되니까요
엄지짱 ▷ 근데 딱 그 일이 끝나면 현실로 온 느낌.. 그게 제 생각에는 해외어학연수 갔다가 온 그런 거 같아요
벅수 ▶ 크리슈나무르티 가르침이 퍼져가는 게, 사람들에게 그런 얘기를 해 주는 게, 삶에 활력 대박 주고, 엄청 행복하게 해 준다면, 왜 평생 그렇게 살지 말란 말이냐?
벅수 ▶ ...
엄지짱 ▷ 그렇네요... 저도 그렇게 일이 되는 게 싫은 거 같아요. 내가 좋다고 느끼는 게 일로 다가오면
엄지짱 ▷ 결국 돈인가..
벅수 ▶ 일이 바로 재미고, 재미가 바로 행복이라야 말이지..
벅수 ▶ 문제는 사람들이 자신이 부패하고 타락했다는 사실에 눈을 안 돌리는 거에요.
벅수 ▶ 그 바탕은 단 하나 건드리지도 않고, 그 위에서 돈이나 뭐 잘난 남자 타령이나 하고 있는 거 아니겠어?
벅수 ▶ ...
벅수 ▶ 실제로 내가 부패하고 타락했다면, 거기에 무슨 행복이 있겠어?
엄지짱 ▷ 네.. 정말 찔리는 말씀이세요.. 그냥 타협만 하려고 하는...
벅수 ▶ 전부 다 쾌락 수준이겠지.
벅수 ▶ ...
벅수 ▶ 그래, 다들 적당히 타협만 하는 거지.
벅수 ▶ 그래서는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은 일부러 외면하는 거고.
벅수 ▶ ...
벅수 ▶ 글쎄.. 이번 학기 수업에서 아이들은 또 얼마나 자신의 모습들을 봤을까?
벅수 ▶ 이제 슬슬 까페 탈퇴하기 시작할 건데.. ㅎ
벅수 ▶ 결코 행복하지 않은 지금 이대로의 삶을 계속하겠다고 저렇게 아우성이니..
벅수 ▶ ...
엄지짱 ▷ ㅜㅜ..
벅수 ▶ ...
벅수 ▶ 정말 의미 있고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면, 그런 일에다가 왜 중독이라는 말을 붙여야 할까?
벅수 ▶ [가만, 그럼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은 어떻게 되나? ]
벅수 ▶ 오히려 그렇게 의미 있고, 좋은 일만 하고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말이다.
벅수 ▶ ...
벅수 ▶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도 않잖아?
엄지짱 ▷ 네..
벅수 ▶ 기껏해야 다들 한 50 년 되나?
엄지짱 ▷ 너무도 짧지요... 시간은 너무 빨리 가니까요
벅수 ▶ 인생, 그 시간을 행복 찾으러 다니다가 다 보내겠다고?
벅수 ▶ 순간순간이 행복하지 않으니까, 그거 찾으러 다니는 거지.
벅수 ▶ ...
엄지짱 ▷ 네.. 찾고 싶은 거 같아요..
벅수 ▶ ㅎ
벅수 ▶ 바로 그 '찾는 사람'이 사라지기 전에 행복은 없다는 말이잖아?
벅수 ▶ ...
벅수 ▶ ...
벅수 ▶ 그 말이지?
벅수 ▶ ...
벅수 ▶ 아닌 것 같냐?
벅수 ▶ ..
엄지짱 ▷ 네... 찾으려고 하는 사람만 있다는 거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거니까요
벅수 ▶ 당근! 아니..
벅수 ▶ '나' 때문에 그래서 다들 행복 찾으러 다니는 거지?
엄지짱 ▷ 네
엄지짱 ▷ 좋았던 일 좋았던 기억으로 위로하면서 살았는데... 이제껏... 그래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요
벅수 ▶ ㅎ
엄지짱 ▷ 근데 그게 한계가 있더라구요.ㅠㅠ
엄지짱 ▷ 진짜 행복한 게 아니라서요
엄지짱 ▷ 지금은..
벅수 ▶ 그렇지. 그 행복 '찾는 사람'이 바로 '자아', '나'에요.
벅수 ▶ 그게 모든 인간 공통적인 거거든요.
벅수 ▶ '나', '자아', '찾는 사람' 말이다.
벅수 ▶ 그게 사라져야 한다니깐..
벅수 ▶ 그래서 '무아'를 말하는 건데..
벅수 ▶ [말을 못 알아 듣고 있는데.. ]
벅수 ▶ ...
벅수 ▶ 어째 내가 말을 더 많이 하냐?
엄지짱 ▷ ^^
벅수 ▶ 답답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일 텐데.
벅수 ▶ ...
엄지짱 ▷ 선생님 답변 읽을 때마다
엄지짱 ▷ 그럼 난 어떻게 하지
엄지짱 ▷ 앞으로
엄지짱 ▷ 그런 생각으로 멍해지네요~
벅수 ▶ ...
벅수 ▶ 이 길에 타협은 없다. 끝내 타협하고만 살지를 않겠지.
벅수 ▶ ...
엄지짱 ▷ 그냥 질러 볼까요... 제가 하려고 했던 것들.. 근데 걱정되는 건 사실인데...
벅수 ▶ ㅎㅎㅎ. [사실이 아니라 생각이라니깐..]
벅수 ▶ 나한테 물어볼 거 없지?
벅수 ▶ 니 인생이니깐!
벅수 ▶ ㅎ
엄지짱 ▷ 네^^ 그러네요..
벅수 ▶ ...
벅수 ▶ 그런데 그건.. 니가 니 내면의 두려움을 해결하기 전에는 안 되는 일이다.
벅수 ▶ 글쎄, 다들 그거 해결 못 하고, 평생을 두려움과 슬픔 속에서 아둥바둥거리다가 죽는 거 아니냐?
엄지짱 ▷ 네 그런 거 같아요.. 그냥 다 걱정이고 다 두려움이고..
벅수 ▶ 다들 그런 인생을 살다가 가는데, 거기에 무슨 '행복'이 있겠어?
벅수 ▶ 그러니 다들 인생이 말짱 도루묵이라니깐!!!
벅수 ▶ 월급 많으면 무슨 소용이냐? 국민소득 높으면 행복하대냐?
벅수 ▶ 토스카가 그랬지? 막상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 그 사람들 일류 대학을 나온 사람들인데도.. 조금만 진지한 얘기를 하면, 오히려 그런 얘기하는 사람을 참 이상한 사람으로 본다고 하지 않더냐?
벅수 ▶ ...
벅수 ▶ 도무지. 삶의 의미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를 않는단 말이지.
엄지짱 ▷ 아마도요.. 제가 언니한테 가끔 수업 들은 거 이야기하면.. 그냥 나보고 '귀가 얇아' 그러더라구요
벅수 ▶ ㅎㅎㅎ
엄지짱 ▷ 제가 귀가 얇긴 하거든요..
엄지짱 ▷ 근데 언니가 그랬어요. 일류대학이건 모건.. 회사 들어온 이후는 다 똑 같다구요..
엄지짱 ▷ 다 같은 회사원.. 미래 없는 회사원
벅수 ▶ 그래서 절에다가 교회에다가, 종교에다가 그 많은 돈들 가져다 바친대냐?
엄지짱 ▷ ㅎㅎ
벅수 ▶ ...
벅수 ▶ 미래가 없어?
엄지짱 ▷ 그냥 우울하대요
벅수 ▶ 미래가 있는 건 어떤 건데?
벅수 ▶ 그들이 하는 말은,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으면 미래가 있다는 거 아니냐?
엄지짱 ▷ 그게 행복이 아닐까요.. 제 생각엔요.. 미래가 없다는 건 돈에 치여 산다는 의미 같았어요
엄지짱 ▷ 미래가 있다는 건 돈 걱정 안 한다는 애기도 되겟네요
벅수 ▶ 그래, 그런데 그들은 지금도 평균 훨씬 이상으로 돈 벌고 살잖아?
엄지짱 ▷ 네.. 근데 더 위만 보니까요
벅수 ▶ 꼭 그렇게 살다가 죽겠지.
엄지짱 ▷ 결혼하고 애 생기고 나면 전쟁이래요. 그래서 언니 여상사들 보면 끔찍하다고 해요..
엄지짱 ▷ 아무 것도 못 하고 돈에 벌벌한다고요..
벅수 ▶ ...
엄지짱 ▷ 저도 다산이 목표인데 언니 애기 들으면 정말 애도 못 나겠구나 싶어요~
벅수 ▶ 어느 대기업인지 모르겠다만, 다른 곳도 다 똑 같을 텐데..
벅수 ▶ ㅎㅎ
벅수 ▶ 다산!!
벅수 ▶ ㅎㅎㅎ
엄지짱 ▷ ^^
벅수 ▶ 어째 결혼은 하더라도 애기는 글쎄..
벅수 ▶ 그게 참 못 할 짓인데..
벅수 ▶ 이런 세상에 또 하나의 생명을 내보낸다는 게..
벅수 ▶ 꼭 나만큼 고통 당하고 살 텐데. 아니 이제 점점 더..
벅수 ▶ ...
벅수 ▶ 그거 생각하면 도대체 아이 낳고 싶을까?
벅수 ▶ ...
엄지짱 ▷ 네 요새는 겁나기도 해요. 그냥 아이 많이 가지고 싶은 것도 내 욕심이겠구나..
벅수 ▶ ...
벅수 ▶ 나중에..
벅수 ▶ 그 넘이..
벅수 ▶ "엄마는 왜 그 모냥이야?"
벅수 ▶ "잘 키우지도 못 할 거면서 왜 낳았어?"
엄지짱 ▷ ...
벅수 ▶ 그러면 너 뭐랄 건데?
엄지짱 ▷ 정말 웬수 같겠죠?? 아이가 그런다면요...
벅수 ▶ ...
벅수 ▶ 아, 그.. 요새는 아이 기 살린다고 엄마가 글쎄 성형수술을 한대잖아요!!!
벅수 ▶ 이 무슨 이런 세상이 다 있겠어?
엄지짱 ▷ ㅡㅡ 그건 너무해요...
벅수 ▶ ...
벅수 ▶ 너무 해?
벅수 ▶ 더 심해질 걸?
벅수 ▶ ...
벅수 ▶ 이제는 아빠들도 성형 수술해야 할 거다. 아마.
엄지짱 ▷ 아마도...
벅수 ▶ 그 봐라.
벅수 ▶ [키도 좀 잡아 늘어뜨려야겠지...]
벅수 ▶ 이게 어디 사람 사는 세상이냐?
벅수 ▶ ...
벅수 ▶ 이런 세상에 어찌 살아가라고..
벅수 ▶ ...
엄지짱 ▷ 저도 한몫 거들고 있는 거겠죠?
벅수 ▶ ...
엄지짱 ▷ 이런 세상에..
벅수 ▶ ...
벅수 ▶ 참으로 슬픈 일 아니냐?
엄지짱 ▷ 네..
벅수 ▶ 누가 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으려 하겠어?
벅수 ▶ ...
엄지짱 ▷ 그냥 그 안에서 단지 남보다 조금 더 나아 보이려고 아둥바둥만 하겠죠..
벅수 ▶ 그렇지. 지금 꼭 그러고들 있잖아?
벅수 ▶ 너도나도 다들.
벅수 ▶ ...
벅수 ▶ 전체를 보는 인간으로 키워야 말이지.
벅수 ▶ ...
벅수 ▶ 전부 다 밴댕이 소가지로만 키우고 있으니..
벅수 ▶ ...
벅수 ▶ [넌 오늘 잘 자고 나서 이거.. 나한테 잘못 걸려서리.. ㅎㅎ]
벅수 ▶ ...
엄지짱 ▷ 아니에요~^^
엄지짱 ▷ 처음에 교수님이 쪽지 보냈을 때 겁났는데~ㅎㅎ
벅수 ▶ ...
벅수 ▶ 겁!
벅수 ▶ ...
엄지짱 ▷ 그냥 어쩌지 그런 생각!!
벅수 ▶ 그렇겠지, 뭐, 너라고 별 수 있겠어? 다들 그런데..
벅수 ▶ ...
엄지짱 ▷ ^^
벅수 ▶ 어쨌거나 이 넘의 세상, 이거 어쩔 거냐?
벅수 ▶ 너라도 뭐 좀 어찌 해야지. 다들 나 몰라라 하는데!!!
벅수 ▶ ...
엄지짱 ▷ 고쳐야지요..
벅수 ▶ ...
엄지짱 ▷ 근데.. 그게 말뿐인 상황이니
벅수 ▶ ..
엄지짱 ▷ 그래도 다시 진지하게
엄지짱 ▷ 아니 어쩌면 그냥 느끼는 대로 하는 게 더 낳을지도.. 부딪쳐 보려구요.. 말이라도 꺼내봐야지요...
벅수 ▶ ...
벅수 ▶ 두려움이 남아 있는데 그게 되냐?
벅수 ▶ 그리고 이게 꼭 무슨 봉사활동 하고 살아라 하는 말이 아니에요.
벅수 ▶ ...
엄지짱 ▷ 네.. 알아요..
벅수 ▶ 행복하게 살란 말이지.
벅수 ▶ ...
엄지짱 ▷ 네.. 근데 두려움이 너무 순간순간 함께 하는 거 같아요
엄지짱 ▷ 하루 종일
벅수 ▶ 하루 종일이 아니라, 평생토록이다. 평생을 그 두려움 때문에 다들 행복하고는 반대쪽으로 가고 있단 말이지.
엄지짱 ▷ 제 자신을 보고 보아도 더 두렵고요..
벅수 ▶ 바로 그 두려움이 있는 한, 뭐가 어찌 된다고 해도, 절대로 행복할 수 없는 거 아니겠어?
벅수 ▶ 두려움 자체가 이미 불행의 원천인데?
벅수 ▶ 그러니 두려움부터 해결하지 않고서는...
벅수 ▶ 문제가 단 하나도 안 풀리는 거지.
벅수 ▶ ...
벅수 ▶ 대기업 들어가면 두려움이 사라지냐?
엄지짱 ▷ 아니요
엄지짱 ▷ 어딜 가든... 나이가 들면 더 커질 거 같아요
엄지짱 ▷ 더 심해지고
벅수 ▶ 거기서 월급 좀 올라가면 두려움 사라지냐?
엄지짱 ▷ 아니요..
벅수 ▶ 한 삼 년 지내고 보니까 엄청 행복하대냐?
벅수 ▶ ...
벅수 ▶ 전혀 아니잖아요?
벅수 ▶ 언니 봐서 알잖아요?
엄지짱 ▷ 네.. 아니에요..
벅수 ▶ 언니는 지금 두려움이 뭔지도 잘 모를 걸?
벅수 ▶ 항상 도망만 다녔으니, 알 수가 없지.
벅수 ▶ 한 번도 그게 뭔지 대면해 보지를 않았을 텐데..
벅수 ▶ 그러니 너더러 '귀가 얇다'는 말이나 하는 거지.
엄지짱 ▷ 저도 그랬을 거에요.. 그냥 이런 고민도 안 했으면
벅수 ▶ ...
엄지짱 ▷ 선생님 그럼,, 두려움은 어떻게 끝내야 하는 거죠?
벅수 ▶ ㅎ
벅수 ▶ 그건 이제 니가 깨달아 내는 거다.
벅수 ▶ 누가 가르쳐 주는 게 아니래도.
벅수 ▶ ...
엄지짱 ▷ ... 네....
벅수 ▶ 학기 다 끝났는데, 이제야 두려움이 뭔가.. 째끔, 정말 병아리 눈물만큼 관심이 생긴다는 건데..
벅수 ▶ 쩝.. 학기는 다 끝났는데..
벅수 ▶ 케이 책 읽어야지 뭐..
엄지짱 ▷ ... 이제 시작인가.. 이러다 또 그냥 세상에 젖어버릴 꺼 같아 걱정됩니다. 제 스스로..
벅수 ▶ 너 역시, '좋다, 정말 두려움이라는 게 뭔지 한번 봐 보자' 하는 마음은 먹어본 적도 없지?
벅수 ▶ ...
벅수 ▶ 내 인생 하나하나 다 갉아먹고 있는 게 바로 그 ‘두려움’이란 말이다.
벅수 ▶ ...
엄지짱 ▷ 네...
벅수 ▶ ...
벅수 ▶ Fear !
벅수 ▶ ...
벅수 ▶ "Fear is never an actuality. It is always before or after the active present.."
엄지짱 ▷ 수업시간에 알아채기라고 하신 거 제 모습을 보는 거 조금 하고 있었어요.. 치졸한 제 모습..
엄지짱 ▷ 보는 거.. 제가 몰랐던 거 많이 봤어요.. 그만큼 방황도 많이 했지만~ㅎㅎ
벅수 ▶ 케이가 두려움, 그것에 대한 얘기를 얼마나 많이 하시냐!!!
벅수 ▶ ...
벅수 ▶ 글쎄..
벅수 ▶ 그렇다면 왜 그런 모습들이 나한테는 별로 안 전해졌을까?
벅수 ▶ ...
벅수 ▶ 수필에서도 드러났을 것이고, 까페 와서 얘기라도 좀 해 보자고 했을 텐데...
벅수 ▶ 안 그랬잖아?
벅수 ▶ ...
벅수 ▶ ...
엄지짱 ▷ 네... 그냥 피했던 거 같아요.. 제가 싫어서 순간이라도 나를 못 느끼는 것에.. 그냥 놀아버렸죠..
엄지짱 ▷ 잠만 자고
엄지짱 ▷ ㅡㅡ
벅수 ▶ ...
벅수 ▶ 어쨌거나 그 역시 '두려움' 때문이지 않을까?
벅수 ▶ ...
벅수 ▶ '괜히 이러다가 더 찍할라..'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고..
벅수 ▶ 대표적인 아이가 OOO라는 아인데. ㅎㅎㅎ
벅수 ▶ 리플에다가 그렇게 써 놨더라니깐.
벅수 ▶ "이러다가 나 교수님한테 찍히는 거 아닌가 몰라..“ 운운..
엄지짱 ▷ 맞는 거 같아요..ㅎㅎ
엄지짱 ▷ 그냥 누군가에게 말하는 거조차 두려운 거 맞는 거 같아요. 그냥 혼자서도... 걱정 투성인데~
벅수 ▶ ...
엄지짱 ▷ 선생님.. 죄송해요.. 밥 먹으러 가야할 꺼 같아요.. 친구가 기다려서요~
벅수 ▶ 혼자서도.. 걱정투성이.. 그러니 혼자 있는 그 시간도 얼마나 불행한 시간이냐?
벅수 ▶ 아니다.
벅수 ▶ 오늘 얘기 많이 했다.
엄지짱 ▷ 네... 요새 혼자서 방황 많이 했는데..^^
엄지짱 ▷ 네^^
벅수 ▶ 다음에 또 생각 있으면 와. 아마..
벅수 ▶ ㅎ
엄지짱 ▷ ^^
엄지짱 ▷ 네
엄지짱 ▷ 선생님 음악 좋아하세요??
벅수 ▶ ㅎ
벅수 ▶ 어쩔라고?
엄지짱 ▷ http://blog.naver.com/yelocap?Redirect=Log&logNo=100022810792
벅수 ▶ ㅎㅎㅎ
엄지짱 ▷ 제 블로그는 아니지만.. 오늘 들으면 딱인 노래에요~
엄지짱 ▷ ㅎㅎ 오늘 감사합니다^^
벅수 ▶ ㅎㅎ
벅수 ▶ 난 저거 어찌 하는 지도 모르는데..
벅수 ▶ 쩝..
엄지짱 ▷ 위 주소 복사해서.. 주소창에 붙여놓기 하면 돼요
벅수 ▶ 그럼 노래가 바로 나온다고?
엄지짱 ▷ 네..
벅수 ▶ 노래 잘 듣지도 않지만.. 알았다. 고맙다, 그럼
벅수 ▶ 점심 맛있게 먹어.
벅수 ▶ ^^
엄지짱 ▷ 처음엔 그냥 나오고요.. 더 들으시려면 페이지에 플레이 버튼 누르시면 돼요
엄지짱 ▷ 네.. 선생님도 맛나는 점심 드세요
엄지짱 ▷ ^^
엄지짱 ▷ 담에 뵈요!!
엄지짱 ▷ 감사감사!!
벅수 ▶ 들어가요.
마지막 메세지를 보낸 시간 : 2006-6-15 오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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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질이 대화 -- Dialogue
어쨌거나 일단 대기업에 취직하기로 했어요 : 엄지짱 -- 2006. 6. 15.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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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0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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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기업.. 누군가 제게 왜 그 과를 갔냐고 물으면 그냥 많은 이야기를 하기 귀찮아서 취업이 잘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 과를 온 이유는 취업이 잘되서가 아니라, 그 언어를 공부해보고 싶고, 그 언어를 바탕으로 그 나라를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제가 좋아하는 나라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아주 단순한 이유로.. / 친구들이 묻습니다. 너 나중에 뭐할래? 그럼 대답합니다. 취업은 하기 싫지만 취업을 해야 하겠지. 내가 졸업할 때 쯤으면 아버지도 정년퇴임을 하실테고, 엄마도 더는 일을 못하실테니까.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면서 "현실"이라는 단어가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그럼 친구들이 되 묻습니다. 취업 안하면 뭐할건데? 난 그냥 공부만 하고 싶어. / 외대를 온 이유가 언어를 공부하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비교 언어학 공부가 하고 싶기 때문이었는데 그것이 학사로 끝날 수 없는 일이기에 어쩌면 기왕에 일할거라면 돈의 노예는 되지말자, 좀 더 세상에 쓸모 있게 살자, 그래서 UN을 꿈꾸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그 조차 참 무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UN이 결국은 내 이상과 다를 것이라는 것과, UN이 나를 받아들이기까지 요구하는 그 무수한 절차와 조건들이 사치라고 느껴지는 거 같습니다.
요즘엔 생각합니다. 기왕에 취업을 해야 한다면, 돈은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 벌면 그만 아니냐고, 요즘 세상에 굶어죽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그럼 결론은 이렇게 납니다. 그 나라에 대해서 좀 더 부딪히고 공부할 수 있는 직업을 찾아보자. 그것이 좋게 말하면 지역전문가라는 것인데, 요즘은 많은 기업들에서도 주재원을 파견하기 때문에.. / 제발 내가 케이가 말하는 것처럼 온전히 살다가지는 못할지라도 정말 내 인생을 꾸려가는 가운데 늘 갈망하던 한가지.. 돈 때문에 취업하고, 돈 때문에 세상을 살아가는 무모함은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은 정말 필요악 아닙니까.. / 대기업을 못가는 것이 아니라 안가는 것이라면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