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봉일인 11월 11일 주말 극장가에서의 대결은 단적비연수가 이겼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그러나 남들이 많이 봤으니까 단적비연수가 훨 났겠거니 하고, 단적비연수 보면 회원님들 돈이 너무 아깝습니다.
왜 그런지 이야기 하자면,
단적비연수는 결점이 한두가지가 아닌 영화입니다. 우선 서술구조부터 너무나 복잡해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아니 설경구 저 인간이 왜 지네편애들을 막 죽이지' 이런 말 나오기가 쉽습니다.
그렇다면 연기가 좋으냐. 이것도 아닙니다. 많이들 들으셨겠지만, 일단 김석훈, 설경구, 김윤진은 그냥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반복합니다. 설경구의 적은 박하사탕의 김영호, 김석훈의 단은 토마토의 한 변호사, 그리고, 김윤진의 연은 쉬리의 이방희입니다. 거기다 최진실은 한 술 더 뜹니다. 엄청나게 비운의 주인공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으나,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 그래도 이미숙의 수 연기는 이 영화를 조금 볼만하게 만들다가 중간에 그만둡니다.
그럼, 판타지답게, 또 고대사회를 그린 영화답게 볼꺼리가 많으냐. 그것도 아닙니다. 우선 CG가 엉성합니다. 세트도 엉성합니다. 칼 싸움도 핸드헬드로 드립다 찍어 누가 누구를 죽이는지 왜 죽는지 모르게 됩니다.
오로지 강제규라는 네임벨류와 CJ 엔터테인먼트라는 막강한 배급사의 마켓팅 파워가 리베라메와의 지난 주말 전쟁에서 승리하게 만들었을 뿐 입니다.
리베라를 한 번 살펴볼까요.
줄거리구조가 블록버스터 치고는 탄탄합니다. 특히 불 지르는 나쁜 넘을 추적한다라는 기본 구조는 관객들을 충분히 영화에 몰입시키고도 남습니다.
연기. 사실 저는 최민수 별로 안 좋아합니다. 대사한마디 할 때마다 툭툭 털면 오징어튀김 만 원 어치는 튀기고도 남을정도의 느끼함, 정말 별로죠. 그러나, 이 인간이 기름기 쫙 빼고, 눈에 힘 쫙 빼고 연기를 합니다. 불과의 싸움을 숙명으로 아는 소방수, 이거 연기가 됩니다. 거기다가 소방관으로서 인간적 고뇌를 표현할 때 나도 모르게 '아, 민수형'소리가 나왔습니다. 차승원, 이 인간도 별로 였습니다. 왜? 잘 생겼으니까. 그런데, 연기가 무지하게 늘었습니다. 나쁜 넘이면서, 나름데로의 고민을 표출해서 관객에게 동정을 받는다는 흔하디 흔한 인물설정이지만, 차승원이 이 걸 해냅니다. 그리고 유지태, 이 인간도 안 좋아했습니다. 지나 나나 비슷하게 생겼는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거야라는 생각에서 말이지요. 하지만 불을 무서워하면서도,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는 연기, 이 건 유지태 아니면 못하는 연기입니다.
마지막으로 볼꺼리, 음 이건 말로 설명 안됩니다. 장난이 아닙니다. CG도 안쓰고, 실제로 불 태우는데, 정말 멋있습니다. 불도 멋있고, 건물 무너지는 것도 멋있고. 이런 장면으로만 따지면 헐리웃 영화 뺨 때리기에 충분합니다.
영화 보러가면 회원님들 적어도 만 이천원을 쓸 것입니다. 만 이천원 이거 큰 돈입니다. 그렇다면 어떻하던지 극장문을 나서면서 만 이천원어치의 즐거움을 얻어가야 합니다.
리베라 메를 보러 가십쇼. 만 이천어치의 즐거움을 얻어갈 수 있습니다. 단적비연수, 1000원 짜리 비디오로도 충분히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