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창원시장이 창원시 새 야구장 입지 변경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안 시장은 "마산종합운동장으로 입지가 변경됐다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현재 NC 다이노스 야구단(이하 NC)의 연고지 포기를 감수하느냐, NC가 원하는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하느냐의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시장은 "애초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해구민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29일 41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시정에 대한 질문'을 진행했다. 회기 일정에도 없는 갑작스러운 임시회는 '야구장 임시회'로 불리는 등 새 야구장과 관련한 창원시의 명확한 견해를 듣고자 소집됐다. 질문자로는 김헌일·김성일 의원이 나섰다.
이 자리에서 안 시장은 두 의원 질문에 답하며 "새 야구장 입지가 변경되면 진해구민 상실감이 클 것이고, NC 연고지가 이전하면 창원시 브랜드 가치가 추락할 것이다"며 "간단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시장은 "후보 시절에도 새 야구장 마산 유치와 같은 공약을 내세운 적은 없다"며 "당선되면 균형발전위원회를 통해 새 야구장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이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려 갈등과 반목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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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상수 창원시장. |
단 안 시장은 새 야구장 입지가 마산종합운동장으로 변경된다면 두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시장은 "진해구민이 만족할만한 대안을 제시하고 균형발전을 위해 진해구에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애초 야구단 유치가 시민통합 수단으로 활용된 까닭에 NC 측에 유리한 협약 조건이 많이 제공됐다"며 "부당한 협약 내용은 조정해야 한다"고 새 협약체결 의지를 드러냈다. 아울러 안 시장은 행정의 일관성을 요구한 의원 질의에는 "지자체 조례가 바뀔 수 있듯 행정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며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 닥치면 심도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질의는 정철영 안전행정국장과 정충실 경제재정국장에게도 쏠렸다.
김헌일 의원은 "이달 중순 집행부는 진해구 동장에게 '진해에 야구장을 짓지 못하니 진해구민 상실감을 달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이는 집행부가 새 야구장 입지 변경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나온 발언이 아니냐"며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철영 안전행정국장은 "진해지역 공무원에게 새 야구장 건립과 관련한 현 상황을 전달하려 했을 뿐 입지 변경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며 "지방재정투융자 심사 조건부 승인,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의 NC 동의서 요구, NC·KBO 반대 등으로 진해야구장 건립이 어렵다고 전했다. 안전행정국에서 판단했고 시장에게도 보고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집행부 멋대로 판단하여 진해구민 상실감부터 운운한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충실 경제재정국장에겐 '산·학·연 첨단기술단지 조성계획의 시기 적절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집행부는 해당 사업 계획을 올해 2월 수립해 지난달 시민협의회에서 공개했다"며 "하지만 옛 육군대학 터를 이용하는 첨단기술단지 조성계획에 새 야구장 건립 이야기는 일절 없었다. 집행부는 사실상 지난 2월부터 진해야구장 건립을 배제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와 관련해 정충실 경제재정국장은 "김성찬 국회의원 요청으로 야구장 터까지 포함해 해당 안을 만들었다"며 "그야말로 안일 뿐이지 확정사항이 아니다"고 맞받았다.
김성일 의원은 마산종합운동장이 새 야구장 입지 선정에서 뒤처진 배경을 설명하고 야구팬을 담보로 시민을 우롱한 NC를 다른 곳으로 보낼 의향은 없는지 따졌다.
김 의원은 "마산종합운동장은 교통 체증 증가, 사회적 부담 증가, 야구장 중복 배치, 이중 투자 가능성 등을 이유로 최종 입지 선정에서 탈락했다"며 "반면 진해야구장은 관광객 유치 용이, 스포츠 산업 촉진,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새 야구장 입지 선정에서 최종 6개소·3개소를 지정할 때까지 NC는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며 "이제 와 입지 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통합 창원시 화합을 저해하는 꼴이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 의원은 안 시장을 향해 "시장이 마산으로 야구장을 옮기려는 것은 초·중·고교를 마산에서 나왔고 검사 시절도 마산에서 보낸 향수 때문이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시장은 "인격모독적인 발언은 삼가달라"며 맞받아치는 등 시정질문은 대체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