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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인문학자 김상근 교수와 함께 걷는
감각과 열정의 도시, 베네치아!
지금 우리는 왜 베네치아로 향해야 하는가?
베네치아.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푸른 하늘과 더 푸른 바다가 떠오르고, 곤돌라에서 노 젓는 사공의 아리아가 귓가에 맴도는 도시. 카사노바의 고향이자 셰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의 배경이 되었으며 화가 벨리니와 티치아노가 위대한 작품을 남기고 떠난 도시다. 베네치아에서는 물과 뭍이 만나며, 바다와 하늘이 만나고,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이 만나 조화를 이룬다.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시리즈의 첫 번째 책,『나의 로망, 로마』를 통해 이탈리아 로마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던 인문학자 김상근 교수가 이번에는 『삶이 축제가 된다면』을 통해 베네치아를 소개한다. 순간을 만끽하고, 열렬히 노래하고, 삶에 뜨거운 찬사를 보내는 이 감각과 열정의 도시에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또 다른 길을 만나게 될 것이다. 단순히 곤돌라에 올라 사진을 찍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진정한 인문 기행을 즐겨보자.
🏫 저자 소개
김상근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이며, 학장과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미국 에모리 대학을 거쳐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와 명나라 말기의 종교 교류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인문학과 고전, 그리고 르네상스 예술로 연구 분야를 확장시켜 나간 독특한 연구 이력을 가지고 있다. 전작 《르네상스 창조경영》과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에서 창의적 사고와 르네상스 시대를 연결시켰고, 화가인 카라바조와 엘 그레코, 정치사상가인 마키아벨리의 전기를 썼다. 피렌체를 문화와 예술을 소개한 《피렌체, 천재들의 도시》는 SBS 특집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고 EBS <인문학 특강>과 <세계테마여행>, JTBC <차이나는 클라스>에 출연하여 인문학의 대중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인문학 지원재단인 플라톤 아카데미 창립을 주도하였으며, 현재 고전 독서 모임인 ‘루첼라이 정원’에서 그리스, 로마, 독일, 인도의 고전과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강의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간한 책은 삼성전자 권오현 회장과의 대담을 정리한 《초격차》이다.
📜 목차
들어가며: 나의 베네치아 탈출기
1부 리도와 무라노에서 본 베네치아, 세상의 다른 곳
1장 리도섬 _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2장 무라노섬 _카사노바의 《나의 편력》
2부 베네치아의 중심, 산 마르코 광장과 그 주변
3장 두칼레 궁전 _존 러스킨의 《베네치아의 돌》
4장 산 마르코 광장과 산 마르코 대성당 _반지 도둑 이야기
5장 카페 플로리안 _나폴레옹의 베네치아 점령
3부 베네치아 건축의 3대 거장
6장 산소비노의 피아제타 _베네치아에 선보인 르네상스의 희극 무대
7장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_팔라디오가 제시한 신고전주의 건축의 이정표
8장 롱게나의 살루테 성당 _바로크 건축의 걸작
4부 베네치아, 가장 평온한 공화국의 골목길
9장 아르세날레 _단테의 베네치아 방문
10장 팔라초 몰리나 _책이 많아 고민이었던 페트라르카의 집
11장 리알토 다리 _검은색 곤돌라와 함께 흔들거리는 흰색의 다리
12장 산타 루치아 역 _성 루치아가 떠난 자리에 들어서다
13장 유대인들의 아픔을 품은 게토 _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
14장 다니엘리 호텔 _제4차 십자군의 지도자 도제 엔리코 단돌로
15장 진실인가, 허구인가? _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
16장 조반니와 세바스티아노 카보토 _세상을 휘젓고 다녔던 아버지와 아들
17장 성 요한과 바오로 대성당 _도제들의 공동묘지
18장 카날 그란데의 10대 팔라초
5부 넘실대는 예술의 도시, 베네치아
19장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_벨리니와 조르조네
20장 베네치아 독일 상무관 건물 _알브레히트 뒤러
21장 프라리 대성당 _티치아노
22장 스쿠올라 그란데 디 산 로코 _야코포 틴토레토
23장 오스페달레 델라 피에타 _안토니오 비발디의 〈사계〉
24장 라 페니체 극장 _주세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25장 페기 구겐하임 미술관 _페기 구겐하임
26장 베네치아 세관 건물 _건축가 안도 타다오
27장 베네치아 비엔날레 _예술계의 올림픽
28장 베네치아 카니발 _놀이가 예술이 되는 순간
베네치아를 떠나며: 인생은 다르게 살 수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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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표
📖 책 속으로
이렇게 ‘피로 사회’에 지친 우리가 가야 할 곳이 바로 ‘세상의 다른 곳Alter Mundi’ 베네치아다. 자발적인 혹사를 스스로 감내하던 우리에게 베네치아는 삶의 다른 방식을 제안한다. 물 위에서 가볍게 흔들거리는 베네치아의 곤돌라에 몸을 실어보라. 엔진이 없어도 곤돌라는 앞으로 미끄러지듯 나갈 수 있고, 복잡한 조향장치 하나 없어도 어김없이 우리를 낭만적인 목적지에 데려다 준다. 손님이 슬쩍 찔러주는(가끔씩 강압적으로 요구되기도 하지만) 자비로운 팁에 기분이 좋아진 곤돌리에(뱃사공)가 “오 솔레미오”라도 불러 젖히면, 좁은 운하 골목은 정겨운 서정으로 가득해지고 앞만 보고 달려가던 우리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다른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 p.14~15, 「들어가며」 중에서
베네치아는 이질적인 것들이 서로 겉돌지 않고,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 물과 뭍이 친구가 되는 곳, 바다와 하늘이 도화지 한 장 같은 수평선으로 중첩되는 곳,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조우하는 곳, 세상에서 가장 저속한 파티인 카니발을 즐기고 다음 날 예수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성지 순례를 떠나는 곳이 바로 베네치아다. 이런 상이함의 자연스러운 만남 때문에 베네치아는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세계 최초로 출간된 여행 가이드북에서 첫 번째 ‘여행 추천 도시’로 선택되었다.
--- p.17, 「들어가며」 중에서
베네치아에는 로마제국의 영광이 깃발처럼 나부꼈던 콜로세움도 없고 미켈란젤로의 예술혼이 살아 숨 쉬는 시스티나 성당도 없다. 그곳에는 여유 있게 산책할 만한 녹음이 우거진 보르게세Borghese 공원도 없고, 심지어 변변한 쇼핑센터도 하나 없는데,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베네치아로 몰려드는 것일까? 이탈리아란 나라의 수도도 아니고, 가톨릭교회의 변변한 성자도 한 명 배출하지 못한 바닷가의 도시, 탈것이라고는 흔들리는 곤돌라와 수상버스뿐, 지극히 이동이 불편한 곳, 겨울철이면 바닷물이 넘쳐나서 이동조차 불가능한 그곳으로 왜 매년 2,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일까? 왜 사람들은 베네치아란 도시에 열광하는 것일까?
--- p.37, 「1장 리도섬」 중에서
두칼레 궁전은 ‘힘’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건물이다. 건축이 요구하는 덕목으로서의 ‘힘’이란,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건물 자체의 위용을 말한다. 1,000년의 역사가 흘러도 아드리아해의 거친 비바람에 맞서며 어두운 밤바다를 향해 빛을 발산했던 등대와 같은 건물, 거친 파도가 몰아치던 개펄의 두 해안을 연결해 만든 만남의 교각, 정의로운 통치자들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당당하게 펼쳤던 곳, 억울함을 당한 자들이 자신의 처지를 주저함 없이 탄원할 수 있었던 두칼레 궁전이 바로 그런 ‘힘’을 가진 건축물이었다.
--- p.127~128, 「3장 두칼레 궁전」 중에서
지금까지 우리는 산 마르코 광장과 그 주변을 돌아보았다. 베네치아의 핵심부인 두칼레 궁전과 산 마르코 대성당에 이어 산소비노의 피아제타, 팔라디오의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롱게나의 바로크 걸작 살루테 성당을 답사했다. 이 모든 유적과 성당들이 지척의 거리에 있는 것이 놀랍다. 약 반경 500미터 안에 이런 다양한 건축물이 모두 모여 있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피렌체 정도가 예외이겠지만 그곳에는 넘실대는 아드리아해가 없다. 바다 건너 리도섬에서 아셴바흐를 만나고 또 그 반대편 무라노섬에서 카사노바를 만났던 우리는 이제 진짜 베네치아 여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베네치아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미로와 같은 베네치아 골목길에서 길을 잃게 될 것이다. 왔던 길을 또 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물어야 할 것이다. 그럼 어떤가, 여긴 베네치아인데! 골목길에서 길을 잃어야 정상인 도시 아닌가.
--- p.204, 「9장 아르세날레」 중에서
거꾸로 된 S자로 흐르는 카날 그란데를 타고 약 170개의 건물들이 양쪽 해안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수상버스나 곤돌라를 타고 이 아름다운 건물들을 바라보는 것이 베네치아 여행의 첫출발이다. 이 아름다운 수변저택들은 13세기부터 18세기까지 건축되었기 때문에 베네치아 건축사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모든 건물은 말로 전해진 이야기와 글로 기록된 역사를 남긴다. 때로는 그것이 전설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명성Legacy으로 후대에 전해진다. 카날 그란데 양쪽 해안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는 170개 건물은 모두 이런 전설 같은 이야기와 명성의 역사를 후대에 전하고 있다.
--- p.315~316, 「18장 카날 그란데의 10대 팔라초」 중에서
삶의 기쁨, 그것이 전부이니, 부디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이제부터는 당신 가슴을 뛰게 만드는 그것을 향해 달려가기를. 부디 당신의 삶이 축제가 되기를. 베네치아를 떠나는 마지막 날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했다면, 산 미켈레 공동묘지 섬에 잠들어 있는 수천수만 명의 영혼들이 벌떡 일어나서,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이 축축하고 외로운 섬에서 시신으로 누워 있는 날 보라. 나도 한때는 당신과 같은 모습이었고, 당신들도 언젠가는 나와 같은 모습으로 누워 있게 될 것이다. 당신도 나처럼 죽게 될 운명임을 잊지 말라.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즐기고, 맛있는 것을 소중한 사람과 나누어 먹고, 즐겁게 노래하고, 신나게 춤추고, 뜨겁게 사랑하라. 이성적인 삶, 바르게 사는 것,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 다 좋다. 그러나 이 순간의 기쁨을 소홀히 한다면, 인생을 신나고 즐겁게 살지 못한다면, 그것들이 다 무슨 소용 있으리.
--- p.481, 「베네치아를 떠나며」 중에서
🖋 출판사 서평
베네치아를 걸으며 역사를 말하다
- 깊이 있는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것들
저자 김상근 교수는 독자들과 함께 베네치아 곳곳을 걸으며, 발길이 닿는 장소마다 어울리는 문학이나 예술 작품을 소개하고 그 장소에 얽힌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베네치아는 아름다운 물의 도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18세기 북부 유럽인들에게는 희열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그랜드 투어’의 목적지이기도 했다. 단테, 괴테, 보카치오, 몽테뉴, 모차르트, 찰스 디킨스,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마르셀 프루스트 등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베네치아를 찾아와 삶을 성찰하는 기쁨을 누리고 돌아갔다.
마치 미로처럼 얽혀 있는 베네치아의 좁은 골목길마다 그들이 남기고 간 족적이 살아 숨 쉰다. 산 마르코 대성당을 품고 있는 산 마르코 광장에서 우리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뼈아픈 역사를 만날 수 있고, 피아제타와 산 조르조 마조레 성당, 살루테 성당에서는 르네상스, 신고전주의, 바로크로 이어지는 베네치아 건축의 역사를 모두 살펴볼 수 있다. 베네치아 북쪽에 있는 게토 지역은 반유대주의의 대표적인 산물로, 이곳에서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을 읽고 나면 등장인물 중 유대인 샤일록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저자는 베네치아를 걸으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이나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처럼, 어디선가 들어봤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고전 작품들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무라노섬에서 카사노바의 《나의 편력》을, 아르세날레에서 단테의 《신곡》을, 두칼레 궁전에서 존 러스킨의 《베네치아의 돌》을 함께 읽어보는 것이다. 고전을 읽는다고 하면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이 앞서지만, 처음 접하는 독자들을 위해 글의 눈높이를 낮추어 누구든 편안하고 흥미롭게 이 책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저자와 함께 산책하는 듯 천천히 읽어가다 보면 각 고전이 그 장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우리 마음속에 커다란 울림을 남긴다.
고전뿐 아니라, 베네치아라는 예술의 도시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회화와 조각, 음악도 함께 다루었다. 책 후반부에서는 벨리니, 틴토레토, 티치아노, 팔라디오, 롱게나 등 베네치아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흔적을 좇아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시대까지 여행하게 된다. 그 기점이 되는 장소는 벨리니의 [보좌에 앉으신 성모자]와 [피에타], 조르조네의 [템페스트]가 있는 아카데미아 박물관과 틴토레토의 [십자가에 달린 예수] 가 있는 스쿠올라 그란데 디 산 로코, 그리고 티치아노의 제단화 [성모의 승천]이 그려진 프라리 대성당 등이다. 베네치아의 수변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팔라초(대저택)들에서는 비잔틴과 고딕에서 시작해 르네상스, 바로크까지 베네치아 예술의 시대상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그림과 조각, 건축 작품들 속에 숨겨져 있던 예술가의 의도와 작품의 배경이 저자의 설명과 함께 풍성하게 살아나며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상근 교수는 우리가 이 책을 통해 베네치아를 바라보고, 걷고, 느낌으로써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인생은 다르게 살 수 없는 것일까?”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함으로써 탈진 상태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우리, 그래도 아무 탈 없는 척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베네치아는 ‘삶이 축제가 되는’ 마법을 선사한다. 축배의 잔을 들고 함께 춤을 추고, 함께 노래를 부르자. 순간을 만끽하고 거기서 태어나는 행복을 마음껏 누려보자. 우리에게는 그럴 자격이 있고, 또 그럴 의무가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