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있는 자 (찬송201)
잠언 21장
20. 지혜 있는 자의 집에는 귀한 보배와 기름이 있으나 미련한 자는 이것을 다 삼켜 버리느니라
21. 공의와 인자를 따라 구하는 자는 생명과 공의와 영광을 얻느니라
시편 15편
1.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머무를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사는 자 누구오니이까
고린도전서 13장
6.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7.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야고보서 3장
2.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3.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 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라.💒🌍🌐
🛐 주님! 오늘도 우리의 마음을 다스리고 늘 겸손과 온유로 하고 지혜로 깨달아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도록 도와주옵소서 주님만이 나의 도움이 되시며 살 길이 있습니다 오직 주 하나님과 함께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 (복음성가1673,찬송201)
💐사랑 방 이야기
아무리 정이 들어도 함께 갈 수 가 없고, 가지고 갈 수도 없기 때문에 정든 사람, 정든 물건과 작별하는 일이 멸정(滅情)이다.
젊었을 적부터 '이 진사' 는 부인 '여주 댁' 을 끔찍이도 생각해 우물에서 손수 물을 길어다가 부엌으로 날라다 주고, 동지 섣달이면 얼음 장을 깨고 빨래하는 부인이 안쓰러워 개울 옆에 솥을 걸고 장작 불을 지펴서 물을 데웠다.
봄이 되면 아내 '여주 댁' 이 좋아 하는 '곰취' 를 뜯으러 깊은 산을 헤매고,
'봉선화' 모종을 구해다가 담 밑에 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장날이 되면 '이 진사' 는 '여주 댁'이 좋아 하는 '검은 깨 엿' 을 가장 먼저
사서 조끼 주머니에 넣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여주 댁' 은 동네 여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단 하루라도 여주 댁처럼 살아 봤으면 한이 없겠네.”
"여주 댁은 무슨 복을 타고 나서 저런 '서방' 을 만났을꼬 ?!”
'여주 댁'도 '이 진사' 를 끔찍이 사랑해서 봄이면 병아리를 서른 마리나 사서 정성껏 키워 '이 진사' 의 밥 상 위에 백숙을 올리고, 바깥 출입도 없이 남편 '이 진사' 를 하늘처럼 받들었다.
'이 진사' 부부는 슬하의 3 남 1 녀, 모두 혼례를 치루었고, 지금은 맏 아들 내외와 함께 살면서 귀여운 손자와 손녀도 두었다. 살림살이는 넉넉하고, 속 썩이는 식솔도 없어 '이 진사' 는 오십 초반의 나이에도 얼굴에 주름 하나 잡히지 않았다.
친구들은 거의 모두가 젊은 첩을 얻었건만 '이 진사' 는 오로지
'여주댁' 뿐이었다. '이 진사' 는 오늘도 저녁 상을 물리고 장에 갔다가 사 온 '검은 깨 엿'을 품 속에서 꺼내 '여주 댁' 손에 건네며 다정하게 웃으면서 손을 잡았다.
며느리, 그리고 사위에다 손주까지 보았건만 여전히 '이 진사' 부부는 내외 간에 금슬이 좋아 밤이 뜨겁다.
땀에 흠뻑 젖은 '여주 댁' 이 베개 머리 송사로 “한 평생 서방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 소첩은 죽어도 한이 없습니다. 이제는 첩을 얻으셔도…” 하면 '이 진사'는 그 때 마다 입 맞춤으로 아내 '여주 댁' 의 입을 막았다.
어느 날, 밥 맛이 없다며 상을 물린 '이 진사" 는, 외출하고 돌아와 저녁 상도 두어 숟갈 뜨다 말더니 그날 밤, 잠을 못 자고 한숨만 쉬었다. 그리고 이튿날 부터는 사람이 달라졌다.
'여주 댁'이 찬모를 제쳐 놓고 정성껏 차려 온 밥 상을 간이 이 진사가 입에 맞지 않는다고 던져서 뜨거운 국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여주 댁' 은 팔에 화상을 입었다.
한 평생 말 다툼 한 번 없었던 두 부부 사이에 이게 어찌 된 일인가 ?
그 점잖던 '이 진사' 의 입에서 천박한 욕지거리가 예사로 튀어 나왔다.
"저 년을 데리고 한 평생 살아 온 내가 바보 천치지 !”
한 집에 사는 맏 며느리 보기가 부끄러워 '여주 댁' 은 홍당무가 되었다.
'이 진사' 는 이제 잠도 사랑 방에서 혼자 자더니 어느 날 "첩 살림을
차렸으니 찾지 마라 !” 이 한 마디를 남기고는 집을 나갔다.
'여주 댁' 은 눈물로 나날을 보내더니 어느 날 부터인가 입을 악 다물고
"그 놈의 영감탱이 눈 앞에 안 보이니 속 편하네” 하며 생기를 찾았다.
그리고 집을 나갔던 '이 진사' 가 한 달 만에 돌아 왔다. 손자, 손녀들과 아들 내외가 맨 발로 마당을 가로질러 반겼지만, '여주 댁' 은 방 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 진사' 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눈이 벌겋게 충혈이 되었고, 몸은 앙상하게 마른채 얼굴 빛 마저 검게 변했는데 복부만 팽만하게 솟아 올랐다.
그러더니 3 일 만에 이승을 하직했다.
정나미가 떨어진 '여주 댁' 은 '사십 구 재' 내내 눈물도 나지 않았다.
가장이 된 맏 아들이 삼베 두건을 쓴 채 장을 보러 갔다 오더니 제 어미 방에 '검은 깨 엿' 을 놓고 갔다, 여주댁이 그것을 한 입 깨물다가 눈물이 쏟아져 '여주 댁' 은 보료 위에 엎어 졌다.
봄이 되자, 맏 아들이 '곰취' 를 한 바구니 가득 따왔다. 그리고, '봉선화' 모종을 가져와 담 밑에 심었다.
그래서 '여주 댁' 이 맏 아들을 불러 앉혀 놓고 "왜 그랬느냐 ?" 고 다그쳤다.
그 때까지 시치미를 딱 잡아 떼던 맏 아들이 마침내 털어 놓았다.
“아버님께서는, 의원으로부터 불치의 '죽을 병' 이라는 말을 듣고 정(情) 을 떼려고 어머니께 그렇게 모질게 대했던 겁니다."
"아버지가 저에게 당부를 하시더군요. 장에 가면 '검은 깨엿' 을 사다 드리고, 봄이 되면 '곰취' 를 따다 드려라, 담 밑엔 어머니가 가장 좋아 하는 꽃, '봉선화' 를 심으라고…”
그 말을 듣고 "여주 댁" 의 대성 통곡에 맏 아들도 목이 메었다.
"멸정(滅情)" 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나도 슬프고,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