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까지 제법 굵은 소나기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오락가락하니 바다를 갈 수도, 인라인타러 모구리야영장에 갈 수도 없습니다. 4시넘어 먹구름이 걷히니 어찌나 파란 하늘이 펼쳐지는지 장관입니다. 태균이가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그제서야 바다를 가니 완이녀석 부족하다 할게 뻔하긴 합니다.
아직 백중사리 영향인지 파고는 세고 거칠며 바위에 부딪치는 포말들의 염분들이 공중에 흩뿌려지는 것이 눈에 잡힐 정도입니다. 바다에 한참 앉아있자면 안경까지 뿌애집니다.
무사히 수영마친 태균, 집으로 간다고 하는데 한참 있다보니 저멀리 울퉁불불 바위 끝에 계속 앉아있습니다. 평소같지 않은 행동이라 좀 의아하게 생각되긴 했는데, 제가 지켜보지 않은 사이 울퉁불퉁 바위 딛고 걷다가 그만 발목을 접지른 모양입니다.
저녁 7시 넘어 물놀이 끝내기 아쉬워하는 완이를 겨우 끌고 집으로 오니 태균이 걷는 폼이 완전 절뚝절뚝 그 자체입니다. 오른쪽 발목쪽 통증때문에 손집을 곳이 있어야 겨우 걸어다니고... 그래도 얼굴은 생글생글이라 다행입니다.
참 이상한 하루였습니다. 아주 튼튼해보이는 야외그네가 당근에 나왔는데, 가까운 곳이라 직접 가서 보니 가격대비 괜찮습니다. 페인트칠은 다시해야 되겠지만 완이를 넘어 태균이가 타도 좋을 사이즈이기도 합니다. 마침 판매자가 인력여분이 있어 트럭 가지고오면 바로 실어준다하니 얼씨구나 하면서 갔는데... 마침 폭우처럼 쏟아지는 비...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열 수 없어 에어컨을 끌 수가 없으니 시동을 켜놓고 내렸는데... 어떤 연유인지 그냥 안에서 잠겨버리는 문. 완이는 트럭타는 것을 너무 좋아합니다. 앞좌석인데가 풍경이 훤히 보이는 높은 좌석이니 넓은 시야가 너무 좋은가봅니다.
완이에게 아무리 소리쳐봐야 뭔말인지 알 수 없는 완이의 무심한 눈길, 가끔 씨익 웃어대는 무의미한 미소, 너는 속이 타냐? 나는 상관없다!라는 무반응에다 의식조차 없어보이는 멍한 표정... 판매자일행이 왜 얘까지 데리고 왔냐는 질책의 볼멘소리를 뒤로 하고...
보험사에 연락하겠다하니 출동하는데 시간걸린다고 거기 일행 중에 한사람이 호기롭게 자기가 따보겠다고 쇠옷걸이로 이리저리 해보지만 결국 실패하고... 겨우 휴대폰빌려서 (제 가방이 몽땅 차 안에 있었으니) 긴급출동 요청, 무려 한 시간이나 비맞아가며 겨우 해결. 완이보내기 전에 그네 싫컷 태워주려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네요.
태균이 아기 때 생각이 문뜩 났습니다. 아마 2세 전같은데 집안에서 까꿍놀이하다가 태균이 웃겨주려 제가 아파트 현관문 밖까지 달려나왔는데... 현관문이 닫히자 뒤따라오던 태균이 무심결에 현관문 손잡이 고리를 잠금쪽으로 돌려버렸으니... 까꿍놀이의 후유증이 너무 컸습니다.
잠그기는 했지만 결코 열어주지는 못했기에 열쇠수리공까지 불러 해결해야 되었었지요. 간만에 상기된 과거사였습니다. 벌써 30년도 더 된 일이건만 어제 사건도 정말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밤새 다리뼈에 금갔을새라 걱정하다가 병원가서 X레이 찍어보니 다행히 별 일은 없습니다. 근육이나 인대가 조금 다친 모양입니다. 그만하기 다행입니다. 며칠동안 바다수영은 중단해야 되는게 아쉽습니다.
오늘은 준이만 센터보내고 태균이는 드라이브하며 여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제의 사건사고 정리였습니다.
첫댓글 고생하셨습니다.🥀☘
태균씨, 얼릉 괘차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