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120]宋, 葉紹翁[섭소옹] - 遊園不値[유원불치]
遊園不值(유원불치)/遊小園不値(유소원불치)
葉紹翁(섭소옹) 葉=잎 엽, 땅 이름 섭, 책 접
<정원에 놀이를 갔다가 사람을 만나지 못하다>
應憐屐齒印蒼苔(응련극치인창태),
小扣柴扉久不開(소구시비구불개)。
春色滿園關不住(춘색만원관불주),
一支紅杏出牆來(일지홍행출장래)。
아마도 정원 주인은 푸른 이끼에 내 나막신 자국 남기는 것을 염려해
가볍게 사립문을 한참이나 두드렸으나 아무도 열어주지 않네.
정원에 가득한 봄빛을 가두어 둘 수 없어서인지
한 가지 붉은 살구꽃이 담장 밖으로 나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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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遊園不值/作者:葉紹翁 南宋
《千家詩/卷三》/兩宋名賢小集)/卷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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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遊園(유원) : 정원. 공원.
○ 不值(불치) : 기회를 얻지 못하다. 值(치)는 만나다, 마주치다.
○ 應憐(응련) : 아마도 불쌍히 여기다. 應은 아마도.
○ 屐齒(극치) : 나막신.
○ 小扣(소구) : 가볍게 문을 두드리다.
○ 小扣柴扉久不開(소구시비구불개) :
‘十扣柴扉九不開’로 기록한 판본도 있다.
○ 柴扉(시비) : 사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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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천가시>에 기록되어 있으며 송나라의 시인
섭소옹(葉紹翁)이 지은 칠언절구이다.
이른 봄날 작은 정원에 꽃구경을 하러 갔으나
주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꽃구경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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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섭소옹(葉紹翁) : 남송 처주(處州) 용천(龍泉) 사람. 자는 사종(嗣宗)이고, 호는 정일(靖逸)이다. 학문은 섭적(葉適)에서 나왔고, 진덕수(眞德秀)와 절친하게 지냈다. 조정에서 벼슬을 했다. 저서에 『정일소집(靖逸小集)』 1권과 『사조문견록(四朝聞見錄)』 5권이 있다. 강호파(江湖派) 시인으로서 작품에서 전원생활을 많이 그려냈으며, 7언절구(七言絶句)에 뛰어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섭소옹 [葉紹翁] (중국역대인명사전, 2010. 1. 20., 임종욱, 김해명)
[출처] [千家詩(천가시)/全宋詩(전송시)]3-25.游園不值(유원불치)/遊小園不値(유소원불치) - 葉紹翁(섭소옹)|작성자 swings81
遊園不値[유원불치]
(유원지에 들렸으나 들어가지 못하다)
宋, 葉紹翁[섭소옹]
應憐屐齒印蒼苔 [응련극치 인창태]
이끼 덮인 길에 나막신 자국을 남길까 봐서일까?
小扣柴扉久不開 [소고시비 구불개]
똑똑 두드려도 사립문은 한참 열리지 않네
春色滿園關不住 [춘색만원 관부주]
화원에 가득한 봄빛을 몽땅 가둘수는 없었던지
一枝紅杏出墻來 [일지홍행 출장래]
살구꽃 한가지가 담 너머로 고개를 내밀었네
註: 不値[불치]=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는 말인데,
여기서는 화원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뜻이다.
應憐[응련]= ~~할 것을 꺼려해서일 것이다.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주인의 애호를 뜻한다.
屐齒[극치]= 나막신 밑의 이빨 모양의 돌출부
小扣[소구]= 가볍게 두드리다.요즘말로 녹크 이다
關不住[관부주]= 가두어 둘 수 없다.
說: 이 詩는 애송된 시다.
그런데 陸游의 馬上作이란 시에서
楊柳不遮春色斷 버들도 봄빛을 막지 못하여
一枝紅杏出牆頭
살구꽃 한가지가 담 위로 고개를 내민다‘ 라는
구절을 奪胎 했다고 평한다.
그러나제3句의 春色滿園關不住는 그 나름의
독특한 시향을 풍긴다.
이하=동아일보 업데이트 2024-03-28 23
주체 못 할 봄기운[이준식의 한시 한 수]〈257〉
푸른 이끼 위에 나막신 자국이 찍힐까 봐서인가.
가만가만 사립문을 두드려 보지만 오래도록 열리지 않는다.
뜰 가득한 봄기운이야 막을 수 있을쏜가.
발간 살구꽃 가지 하나가 담장을 넘어섰다.
(應憐屐齒印蒼苔, 小扣柴扉久不開.
春色滿園關不住, 一枝紅杏出墻來.)
―‘화원 구경을 놓치다(유원불치·遊園不値)’ 엽소옹(葉紹翁·1194∼1269)
봄의 화원이 궁금했던 시인이 친구네인지 이웃집인지 조심스레 사립문을 두드려 본다. 한데 주인은 도무지 대문을 열어줄 기색이 없다. 부재중인가 아니면 의도적으로 방문을 꺼리는 것인가. 애당초 빗장을 걸어둔 게 한창 푸릇푸릇한 이끼밭을 아끼자는 마음에서 나왔다면 불청객을 반길 리 없다. 괜스레 외인이 풀밭을 휘젓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발자국을 남길까 저어해서 그랬을 터다. 주인의 이 갸륵한 정성을 누가 탓하랴. 화원 구경에 실패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돌리는 순간 시인의 눈길을 끈 한 장면, 살구꽃 가지 하나가 벌써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제아무리 빗장을 단단히 질러둔들 그게 다 무슨 소용. 바깥세상이 궁금하기는 발갛게 달아오른 살구꽃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투정하듯 시인이 주절주절 내뱉는 한마디. ‘뜰 가득한 봄기운이야 막을 수 있을쏜가.’ 봄의 정취, 봄의 기운을 억지로 가두려 하지 말고 봄의 향연을 함께 누리자는 권유가 완곡하면서 간절하다.
시 말미에 쓰인 ‘홍행출장(紅杏出墻·붉은 살구꽃이 담장을 벗어나다)’이란 말은
‘봄기운이 한창 무르익다’는 비유로 쓰는 성어인데 바로 이 시에서 유래했다.
시인의 당초 의도와 달리 요즘은 이 성어가
부정(不貞)한 유부녀의 행실을 빗대는 용어로 더 많이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