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원자력연구원 분원 착공식
탈핵신문 8월호에서 경상북도 경주에 '문무대왕과학연구소'라는 곳 착공식을 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경주 바다에 문무대왕릉이 있었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무슨 연구소일까 궁금해하며 기사를 읽었습니다. 연구소 정식명칭은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였고 대전에 있는 원자력연구원이 본원이고 이곳은 분원입니다. 규모는 본원보다 크며 "첨단기술을 접목한 원전 안전 혁신기술, 방폐물 안전관리 및 원전 해체기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미래 혁신원자력 시스템 핵심기술의 연구-실증-산업화 R&D를 위해 구축되는 대규모 연구시설"이라는 연구원 측의 설명입니다.
안전 중요하지, 경주에 중저준위 방사능폐기장이 있으니 방폐물 안전관리 그래, 영구정지된 핵발전소도 2기 있고 앞으로도 계속될 테니 해체기술도 연구해야지 그런데 소형모듈원자로? 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탈핵을 아쉬워하는 정치인들이 새로이 미는 것 같은 그것? 앞에 안전이나 해체는 겉으로 내세우는 거고 실제로는 앞으로 수출하거나 해서 돈이 될 만한 원자로를 연구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탈핵시민단체들의 반대이유
실제로 지역시민단체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단지, 핵발전 실험단지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본원이 있는 대전에서는 시민단체가 오래 전부터 재처리 연구 중단을 요구해왔기에 원자력연구원이 더 규모도 크고 실증연구도 할 수 있는 제2 원자력연구원 부지를 물색해왔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장을 유치하며 받은 보상금이 문무대왕연구소에 투자되는 거라며 이러한 사실을 경주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보상금 9백억 원, 2025년까지 사업비 총 3천263억 원 중 지방비 810억 원)
착공식에 참여한 인사들의 발언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야당이자 이 지역 도지사, 시장, 국회의원 소속당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은 정부 탈원전 정책을 비판해왔으니 그러려니 하지만 국무총리조차 "탈핵한다고 해서 그동안 노하우가 축적된 원자력 기술을 갖다버리자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을 잘 활용해서 원전을 지어도 이렇게(우리나라처럼) 빡빡하지 않은 나라에 수출도 하고 좋은 기술도 길러 세계인류에 기여하자는 거"라며 "앞으로 정부는 원자력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서 에너지와 경제의 중요한 자원으로 삼을 것이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관련기사: 탈핵신문 8월호 <“동경주는 방사능에 오염된 유배의 땅 될 것”> https://nonukesnews.kr/2186
우리 나라 핵발전소 절반 가까이 있는 경상북도
얼마 전 경북 울진의 신한울 1호기 허가가 늦어진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빠른 허가를 촉구했던 경북도지사가 생각났습니다. 착공식 기사에서 경북도지사의 발언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그려집니다. 방폐장을 유치하고 연구원도 유치한 경주. 경주와 경북 울진까지 경상북도에 운영 중이거나 건설 중인 핵발전소는 13기(월성 2,3,4 신월성 1,2 울진 1,2,3,4,5,6 신울진 1,2)로 연구정지된 2기를 제외한 전국 28기의 절반에 가깝습니다.
경상북도가 월성1호기 영구정지, 신울진(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 영덕 천지핵발전소 1·2호기 백지화, 수명 만료 예정 핵발전소(월성2,3,4 / 한울1,2) 등의 경제적 피해를 분석하는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용역결과가 나오면 경주, 울진, 영덕이 피해를 입었다고 계산되는 금액만큼 국책사업 지원과 신울진 핵발전소 2호기의 조속한 운영허가, 수명 만료 핵발전소 연장운영, 신울진 핵발전소 3·4호기 건설 등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관련기사: 탈핵신문 8월호 <경북, ‘탈원전 정책’ 피해분석 연구> https://nonukesnews.kr/2189
핵발전소 인접지역 주민들의 고통
얼마 전 경주에 있는 월성 핵발전소에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능 물질 누출이 확인돼 원안위에서 노출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핵발전소 가까이 사는 주민들 몸에서는 삼중수소가 조사자 모두에게 검출된 바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주제한구역 바깥이라며 주민들의 이주요구는 수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월성원전 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가 이주를 요구하며 천막농성과 매주 상여시위를 시작한 지 7년이 되었다는 기사가 탈핵신문 8월호에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탈핵신문 8월호 <8월 27일 월성이주대책위 농성 7주년 행사> https://nonukesnews.kr/2188)
이와 관련하여 지난 6월호부터 '그들은 왜 상여를 끄는가_월성핵발전소 최인접지역 주민들의 7년간의 분투'라는 기획기사가 연재되고 있습니다. 경상북도에는 핵발전소와 관련 연구소에 방폐장에 찬성하는 주민들만 살고 있지 않습니다. 피해를 보며 이를 원치 않는 주민들의 고통과 요구에는 눈 감고 귀 막고 오로지 경제성만 쫓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참 씁쓸합니다.
관련기사:
1)<나는 왜 월성을 연구하나> https://nonukesnews.kr/2134
2)<자신들의 장례식과 핵발전소 장례식을 치르며 싸운다> https://nonukesnews.kr/2164
3)<창살 없는 감옥에서 이주를 요구하다> https://nonukesnews.kr/2176
첫댓글 9월 시민모임에서 정은선님이 발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