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逆) 남파랑길(여섯 번째 - 1)
(고흥읍∼순천만, 2023년 8월 26일-27일)
瓦也 정유순
역시 전라남도 고흥은 서울에서 먼 거리다. 고흥읍(高興邑)은 전라남도 고흥군의 군청 소재지이며, 고흥반도의 중앙부에 있다. 1895년 읍내면으로 승격되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고흥면으로 개칭되었고, 1979년 9개 리(里) 35개 마을이 속한 고흥읍으로 승격되었다. 북쪽으로 두원면(豆原面), 남쪽으로 풍양면, 동쪽으로 포두면(浦頭面)에 접하고, 서쪽은 득량만(得粮灣)에 면한다.
<고흥군 지도>
조반(朝飯)을 마치고 고흥읍 옥하리홍교를 둘러본다. 옥하리홍교(玉下里虹橋)는 여산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고흥천에 약 150m 간격을 두고 돌로 만든 두 개의 무지개다리(홍예교)다. 위쪽에 있는 다리는 맨 밑바닥에 다듬은 돌을 놓고, 그 위로 직사각형돌을 무지개 모양으로 쌓았으며, 그 양 옆으로는 다듬은 돌과 막돌을 섞어 쌓아 올렸다. 무지개 모양의 앞면에는 용머리를, 반대쪽에는 용꼬리를 새겨 놓았다. 이 다리는 1871년(고종 8)에 건립되었으며 높이 4.2m, 길이 8.7m이다.
<옥하리 홍교>
버스에 오르자 고흥읍을 출발한 버스는 약40여분을 달려 지죽도에 도착한다. 지죽도(支竹島) 면적은 1.07㎢이고, 해안선 길이는 6.0㎞다. 지죽대교(지호대교)를 통해 고흥반도와 연결되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지명(地名)은 섬 내에 있는 호수가의 지초(支草)라는 풀에서 풀이름 지(支)자와 호수 호(湖)자를 따서 지호도라 부르다가 옆에 위치한 죽도(竹島)의 머리글자를 따서 지죽도가 되었다고 한다. 지호(支湖)마을에서는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지금도 지내고 있다.
<지호마을>
지호마을을 가로질러 인적이 뜸해 우거진 풀숲을 헤치며 남쪽 해안가로 가까이 다가가면 금강죽봉이 나온다. 금강죽봉(金剛竹峰)은 도화면 남단에 있는 섬인 지죽도 태산(또는 남금산)에 있는 주상절리로, 다도해 국립공원의 진주로 불린다. 예부터 바다 쪽에서 보면 마치 바위가 왕 대나무처럼 솟아 오른 주상절리 대를 <금강죽봉>이라 불러왔으며, 2021년 6월에 국가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금강죽봉 -거금도에서 2022년1월1일>
금강죽봉은 수직절벽의 높이가 약 100m로 절경을 이루며, 흰색의 응회암(凝灰巖)이 발달한 주상절리로 지질학적 특성을 가진다. 바다와 맞닿은 부분에는 해식동굴이 있고, 바위경사지인 해식애(海蝕崖)와 기암괴석들, 산 능선부의 억새군락지, 바위틈에서 자라는 천년 소나무(곰솔) 등 식생경관과도 조화를 이루고 있고, 특히 다양한 다도해 경관이 함께 연출되어 경관적(景觀的) 가치 또한 뛰어나다.
<금강죽봉>
죽봉(竹峰)으로 절벽을 이루는 남쪽 해안으로 잔도(棧道)를 타듯 너덜 길을 조심스럽게 걷다가 마지막 오름에는 사다리 타듯 급경사로 기어오른다. 산마루 초입에는 송곳바위가 동쪽 바다 건너 나로도 우주선발사기지에서 쏘아 올린 로켓모양으로 하늘을 향한다. 나로도는 우리나라 우주선발사기지가 있는 곳이다. 주변에는 소록도와 나로도 거금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떠돌다 동시에 머문 것처럼 함께 어우러진다.
<촛대바위>
<금강죽봉 아래 도라지꽃>
죽봉의 마루들을 징검다리 밟고 건너듯 아름다움에 취해 다리가 후들거리는 아찔함도 즐거움으로 스며든다. 산 정상에는 묘(墓)가 있는데, 이곳의 묘지는 사람이 죽으면 가까운 곳에 초분(草墳)을 만들어 완전 탈골(奪骨)이 된 후 좋은 곳을 골라 매장한다고 한다. 동쪽의 바다를 굽어보이는 경관이 가히 일품이다. 하산 길은 경사가 남쪽 보다 조금 완만한 북쪽 길을 통해 지호마을로 내려온다.
<금강죽봉 옆에 있는 산소>
마을회관에 잠깐 들려 숨을 고르는데, 주민 한 분이 지죽도 근해는 참장어가 잘 잡혀 이미 일제강점기 때부터 일본에 전량 수출을 했다고 알려준다. 최근에는 영양가 풍부한 참장어의 맛을 보려고 미식가들의 많이 찾아온다. 참장어는 바다 밑바닥에 사는 어류로 양식이 불가능하여 전부 자연산이고, 지죽도 근해에서는 주로 봄부터 가을까지 많이 잡혀서 이곳의 참장어(일명 하모)의 가치가 갯장어나 값비싼 민물장어보다는 더 많이 쳐준다고 한다.
<지호마을 회관>
그리고 금강죽봉에 관한 재미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금강죽봉에는 남성 성기를 닮은 한 바위(송곳바위 지칭하는 듯)가 있고, 여기에서 20여분 배를 타고 가면 시산도에는 여성 음부 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두 바위가 마주보며 자연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이 두 바위의 궁합이 좋아서 지죽도 총각과 시산도 처녀가 결혼하면 잘 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실제로 시산도에서 시집온 처녀들은 대부분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고 한다.
<하트모양의 대염도>
지죽도에서 나와 도착한 곳은 고흥군 도화면 구암리다. 도화면(道化面)은고려시대 도화현이었다가 조선 세종 때 흥양현에 속했으며, 조선말 흥양군 도화면이 되었고,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는 고흥군이 되었다. 북쪽은 풍양면과 포두면에 접하고, 3면은 남해바다에 접한다. 면(面)의 중앙에 동서남북으로 통하는 계곡이 발달되었는데, 그곳에 농경지를 조성하여 쌀·보리·마늘 등을 생산하고, 해안으로는 김과 미역·굴·꼬막·바지락 등의 양식에 주력하는 한편, 연안 바다에서 갯장어·도미·갈치 등을 어획한다.
<도화면 구암리>
구암리(九巖里)는 마을 뒷산에 거북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있어 귀암(龜巖)이라 하였으나, 아홉 구(九)자를 사용해 구암이라 부르게 되었다. 본래 해안가에 위치한 어촌 마을이었으나 간척사업으로 인해 산업구조가 반농반어로 바뀌었다. 자연마을로는 사동, 하동, 상동, 단장, 내촌이 있다. 사동은 과거에 모래가 인상적이었으므로 지어진 이름이고 하동과 상동은 각각 윗마을, 아랫마을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활개바위가 유명하며 해안 낚시터가 있다.
<구암리 뒷산 유주산>
오전을 당오리에서 마감하고, 다시 이어지는 곳은 도화면 발포리다. 당오리(堂梧里)는 도화면 면소재지로서 도화복지회관, 도화재래시장, 도화초·중· 고등학교, 도화우체국, 도화농협 등이 위치하여 있다. 남쪽으로 넓은 농경지가, 북쪽으로는 산지로 둘러 쌓여있다. 당오리라는 이름은 당곤과 오치마을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이 두 자연마을 중 오치마을이 커지면서 동쪽은 동오치, 서쪽은 서오치가 되었으며 새로 생긴 마을이 신오치가 되었다.
<도화면 당오리>
발포리(鉢浦里)는 남해바다에 접한 지역으로서 내발항이 있고 남쪽에는 오동도라는 섬이 있다. 자연마을로는 발포라는 마을이 하나 있다. 발포는 1580년(선조 13) 이순신 장군이 발포만호((鉢浦萬戶)를 지내면서 처음 수군으로 머물렀던 곳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충무사, 만호성, 굴강 등의 많은 역사 유적지와 외가리 도래지, 해수욕장이 있어 상당한 관광명소이다.
<충무사로 가는 길>
충무사로 가기 위해 홍살문을 지나면 발포만호성이 나온다. 이 성은 조선시대 종4품인 만호(萬戶)가 지휘하던 수군이 있었던 곳으로 1439년(세종 21) 만호가 배치된 수군진이 되었으며, 1490년(성종 21)에 둘레 1360척(약 626m), 높이 13척(약 6m) 규모로 축성되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전라좌수영에 속한 수군진(水軍鎭)으로 발포만호는 이순신의 지휘를 받았다.
<발포만호 성>
<발포만호 성>
충무사(忠武祠)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다. 이순신 장군이 38세 때 발포만호로 부임하여 1582년(선조 15) 모함을 받아 파면되기 까지 18개월 간 재임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80년에 완공하였다. 높은 계단을 올라가 외삼문을 지나고, 정원을 가로질러 또 계단을 올라가면 내삼문을 통해 영정을 모신 사당에 다다를 수 있다. 사당의 전체 면적은 4,335평이고, 사당은 13평이다.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에 탄신제(誕辰祭)를 지낸다.
<충무사>
<내삼문>
<외삼문>
이순신 장군이 발포만호로 재직할 당시 전라좌수사가 거문고를 만들 욕심으로 관내의 오동나무를 베어가려하자 ‘이 나무는 관청의 재물로 함부로 베어 갈 수 없다’고 거절한 일화가 있다. 이에 고흥군은 청렴 강직한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발포만호 이순신 오동나무 터 조성과 함께 청렴광장을 조성’하게 되었다. 아울러 고흥과 처음 인연이 된 발포만호 부임연도를 상징한 1580개의 청렴박석(淸廉薄石)을 분양하였고, 이를 포함한 총6,237개의 박석으로 어우러진 <청렴박석 광장>을 조성하였다.
<청렴박석 광장>
https://blog.naver.com/waya555/223226644955
첫댓글 등제감사합니다.
삼천리금수강산-여수.고흥-
추억어린곳다시상기시켜줘서 고맙습니다
...15박장춘...
선배님
항상 건강하세요. 이유 없습니다.
<사진은 금강죽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