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있다.-3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출가하시고,
도를 깨달아 열반의 모습을 보이신 것은
만인의 고통과 근심을 벗어나
참된 행복을 얻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길은
고통이 반드시 수반되기에
그 고통을 해결하고자 출가하신 것이지요.
그래서 진정한 출가는 헛된 생각이나
부질없는 말과 행동을 떠나 진리를 생각하고
진리에 부합되는 말과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태어나신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님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 가는 고통뿐만이 아니고,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야하는 애별리고愛別離苦,
미운 사람이나 환경과 만나서 어쩔 수 없이
함께 살아가야 하는 원증회고怨憎會苦,
어떤 일을 성취하려고 애쓰지만 얻지 못하는 구부득고求不得苦,
이 몸을 위해 봉사하고
우리의 오감으로 들어와 쌓여있는
모든 고통이 치성한 오음성고五陰盛苦등
수많은 약육강식弱肉强食의 현실적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고
명상에 침잠沈潛하여 사색적인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 가라앉을 침沈 가라앉다, 빠지다, 잠기다, 무엇에 마음이 쏠이어 헤어나지 못하다.
◆ 자맥질 할 잠潛 자맥질을하다, 땅속을 흐르다, 잠기다. |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간략히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뒤늦게 아들을 얻어 왕위를 계승하여
세속적 부귀와 영화를 바라는 정반왕과
왕비의 고민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궁궐에서는 왕자의 슬픈 번민煩悶을 씻어주기 위해
매일같이 즐거운 잔치가 벌어졌고,
그래도 왕자의 명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제 왕위를 계승할 자격을 가진 싯다르타 태자는
나이가 차서 야쇼다라를 맞이하여 결혼을 하였으며
아들도 갖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태어났다는 말에 태자는
“아들이 생겼구나.
장애가 생겼구나.”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참으로 충격적인 말입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는
자식이 태어난 것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데
장애가 생겼다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당시 인도의 관습적 의무 가운데
후손이 생기면 출가하여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부모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관습상 출가의 자격을 얻은 고타마 싯다르타는 출가를 감행하게 됩니다.
고타마 태자는 인생의 모든 고통을 해결할
영원한 진리를 깨우치기 위해 출가의 길을 결심합니다.
가필라성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문지기들이 궁궐문을 굳게 지키고 있었지만
태자는 애마 칸타카를 올라타고 훌쩍 궁궐의 높은 담을 넘었습니다.
마부 찬다카만이 칸타카의 고삐를 잡고 함께 달려갑니다.
한나라의 군왕이 될 자리를 포기하고
“이 세상 모든 중생들의 고통을 해방시키리라.”는
구도의 염원으로 출가를 결행하였습니다.
그때 태자 나이 스물아홉 살이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우리는 위대한 포기라고 합니다.
즉, 부귀와 영화가 약속된 한 개인의 모든 것을 포기하여
모든 생명들의 행복을 위해 회향한 것입니다.
부처님은 《중아함경 권56》에서,
“내가 출가한 것은 병들음이 없고,
늙음이 없고,
죽음이 없고,
근심 걱정 번뇌가 없고,
더러움이 없는 가장 안온하고
행복한 삶을 얻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위없는 깨달음을 얻은 후
제자들에게 출가생활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비구들이여,
출가하여 걸식하는 생활은
온갖 생활 가운데 가장 낮은 생활이다.
그러나 비구들이여,
훌륭한 사람들이 굳이
이 생활을 하는 것은 거룩한 까닭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왕에게 강요당해서도 아니고,
도적들에게 쫓겨서도 아니고,
빚을 졌기 때문도 아니며,
두렵고 무서워서도 아니며,
살기가 어려워서도 아니다.
중생들은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며
근심, 걱정, 고뇌 속에 빠져있다.
괴로움에 빠졌고,
괴로움에 포위되어 있다.
그 축적된 괴로움을 멸하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 이른 것이다.”
왕자의 지위마저 버린
싯다르타의 출가는 일체중생의 제도와
행복을 위한 무상대도의 실천행인 것입니다.
그렇게 출가를 결행하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 보겠습니다.
이것이 오늘의 따끈따끈한 글입니다.
2024년 05월 09일 오전 05:10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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