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꽃을 보고 기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꽃은 참 재주도 좋다.
도대체 무슨 재주로
그렇게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기쁨과 행복, 미소를 안겨줄까?
꽃들은
어쩜 그리도 곱고
어쩜 그리도 사랑스러울까?
꽃잎의 빛깔, 모양
향기...
그 속에 담겨있는
하늘사랑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너만을 진정 사랑해!”
“너의 행복이 나의 기쁨이야!”
“네가 행복하면 나는 죽어도 좋아!”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넉넉한 사랑
그 사랑이 꽃들 속에 베여있어서 일까?
이전에 구미에 살 때
아침 산책길에 꼭 만나면
빙그레 미소지어 반겨주는 꽃이 있었다.
그녀가 너무나 곱고 예뻐
볼 때마다 행복했던 곳
볼 때마다 가슴이 콩닥거렸던 꽃
그녀의 이름이 “능소화”였다.
그 꽃은 변덕스럽지도 않아
늦은 봄부터 가을까지
줄 곳
나를 향해 미소지어주었다.
담장을 너머 고개를
내미는 소녀처럼
수줍어 반겨주는 꽃
아름다운 자태로 가던 길
멈추게 해 주던 고운 그녀에게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옛날 복숭아 빛 같은 뺨에
자태가 고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답니다.
임금의 눈에 띄어 하룻밤 사이
빈의 자리에 앉아
궁궐의 어느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으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그 이후로 빈의 처소에 한번도
찾아 오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빈이 여우같은 심성을 가졌더라면
온갖 방법을 다하여 임금을 불러들였건만
아마 그녀는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빈의 자리에 오른 여인네가
한 둘이 아니었기에 그들의 시샘과 음모로
그녀는 떠밀려 궁궐의 가장 깊은 곳 까지
기거 하게 되었는데 빈은 그런 음모를 모르는 채
마냥 임금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혹시나 임금이 자기 처소에 가까이 왔는데
돌아가지는 않았는가 싶어,
담장을 서성이며 기다리고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장을 너머너머 쳐다보며
안타까이 기다림의 세월이
흘러가고 있었답니다.
어느 여름날
기다림에 지친 불행한 여인은
상사병으로 세상을 뜨게 되었습니다.
권세를 누렸던 빈이었다면
초상도 거창했겠지만
잊혀진 구중궁궐의 한 여인은
장례식조차도 치루어 지지 않은 채
담장가에 묻혔습니다.
언젠가 한번이라도 뵈올
임금님을 생각하며
'내일이라도 오실 임금님을 기다리겠노라’
유언을 남긴 채
한 송이 꽃이 되었습니다.
더운 여름이 시작되고
온갖 새들이 꽃을 찾아 모여드는 때
빈의 처소 담장에는
조금이라도 더 멀리 밖을 보려고 높게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꽃잎을 넓게 벌린 꽃이 피었으니
그것이 능소화입니다.
가지에 흡착 뿌리가 있어
덩굴로 크는 아름다운 꽃이지요.
아무튼 능소화는 세월이 흐를수록
더 많이 담장을 휘어감고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데
그 꽃잎의 모습이 정말 귀를 활짝 열어
놓은 듯합니다.
한이 많은 탓일까요
아니면 한 명의 지아비 외에는 만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을까..
꽃 모습에 반해 꽃을 따다 가지고 놀다 눈을 만지면
꽃의 독이 눈에 들어가면 실명을 한다는 소문이 전해져
학교 주변에는 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직 일편단심
사랑하는 님을 생각했던 능소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나는 일편단심
주님만을 사모하며 바라고 있는가?
내 사랑을
내 마음을
내 절개를
인기에, 편리함에, 세상의 풍조에
팔아버린 적은 없는가?
말없이 반겨주는 능소화가
이 세상 어느 것보다
더 소중하고 순결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너는 능소화가 왕을 사랑했던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너는 이 모든 것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나는 너를 위해 내 전부를 주었건만
너는 내게 무엇을 주느냐?”
주님만을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합니다.
주님께 시선이 고정된 사람의 평화를
흔들 수 있는 것은 세상 아무 곳에도 없습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히 12:2)
“진리를 사되 팔지는 말며 지혜와 훈계와 명철도 그리할지니라”(잠 23:23)
“주께서는 생각을 주께 고정시킨 자를 완전한 평강으로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하기 때문이니이다.”(사 26:3, 킹흠정)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 14:8)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요 14:27)
https://youtu.be/wH8NE6aAyX8
https://youtu.be/ScNawfFR4HA
https://youtu.be/dn0oTA0lCnw
https://youtu.be/0BJSIievUzE?list=PLkDm9k3-yeTjgLjRd_aYh40sv1Btir4s5
첫댓글 팔꽃은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지만, 능소화는 왼쪽으로 감아 올라가는 유일한 꽃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과거급제 하면 머리 위 관에 능소화 꽃을 달아주었습니다